머리 어지럼증 일으키는 `이석증' 예방과 치료법

2022.12.15 16:35:23

혈액속에 부족한 비타민 D 농도채우면 이석증 재발 줄일 수 있다.
변재용 강동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팀

“앉았다가 뒤로 눕거나, 누워서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돌아누울 때 천장이나 벽이 빙글빙글 도는 것처럼 아주 어지럽다. 어지럼증은 1분 이내 멈추지만 머리를 다시 움직이거나 자세를 바꾸면 증상이 반복된다. 너무 어지러워 메슥거리고 토하거나 식은땀이 난다.”

 

 

이석증(耳石症)의 대표적인 증상이다. 이석증은 어지럼증을 일으키는 원인의 30~40%를 차지할 정도다. 이석증 환자는 2016년 33만6,765명에서 2020년 41만1,676명으로 최근 5년 새 22%나 증가했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이석증 환자의 70%(28만9,661명, 2020년 기준)는 여성이다. 이 중에서도 절반가량이 50~60대 여성이다.

 

이석증은 귓속에서 평형을 유지해주는 돌(otolith)이 제자리를 벗어나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발병한다. 보통 며칠 안에 증상이 저절로 사라지지만, 고령층은 어지럼증 때문에 낙상할 수도 있다. 재발이 잦아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진다.

 

변재용 강동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여성이 남성보다 칼슘 대사에 취약한 탓으로 추측된다”고 했다. 변 교수는 “폐경기 여성은 호르몬 변화로 인해 칼슘 대사 이상이 생길 수 있다”며 “이런 이유 등으로 이석증은 중년 여성 환자가 많은 편”이라고 했다.

 

이석증으로 인한 어지럼증은 일상생활을 하기 어려울 정도로 심각하다. 하지만 이석증은 2~4주 정도 지나면 대부분 저절로 사라지므로 치료하지 않아도 된다.

     ▲ 변재용 교수

 

다만 어지럼증이 너무 심하거나 잦다면 낙상 등 안전사고가 생길 가능성이 있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좋다. 이석증은 비디오 안진 검사를 통해 진단한다. 비디오 안진 검사는 환자를 다양한 자세로 눕힌 후 눈의 움직임(眼震)을 관찰하는 방법으로 진단하는 검사다. 후반고리관 이석증이라면 몸을 한쪽으로 돌려 누운 자세를 취할 때 눈이 위로 올라가며 심한 회전성 안진이 나타난다.

 

이석증 증상이 급성기이거나 어지럼증이 매우 심각하면 약물 치료와 이석치환술로 이석을 제자리로 돌려놓는 방법으로 치료한다. 이석이 들어간 반고리관 위치에 따라 빼내는 방법이 다르므로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을 받아 시행해야 한다.

 

전은주 인천성모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이석증은 비교적 간단한 방법으로 즉시 진단할 수 있고 진단만 정확히 된다면 물리치료(이석정복술 혹은 이석치환술)로 신속히 치료할 수 있는 만큼 이석증으로 인한 어지럼증이라면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는 게 좋다”고 했다.

 

이석정복술은 반고리관의 내림프액 속에 흘러 다니는 이석 입자를 제 위치인 난형낭 쪽으로 되돌려놓는 방법이다. 환자의 몸과 머리를 일련의 방향과 각도로 움직여주는 치료다. 치료 시간은 15분 정도로 짧고 통증도 없지만 시술 중 어지럼증이 나타날 수 있다. 대개 2~3회 치료로 90%가량 치료된다.

 

이석증은 언제든지 이석이 다시 반고리관으로 나올 수 있기에 재발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고개를 심하게 돌리거나 젖히는 동작을 삼가고 △심한 진동을 일으킬 수 있는 놀이공원 기구 타기 등을 피해야 한다.

 

자가 치료법으로는 이석 습관화 방법을 사용한다. 우선 앉은 자세에서 고개를 한쪽으로 돌리고 천장을 보면서 한쪽으로 눕는다. 천장을 보면서 1분 정도 기다렸다가 다시 일어나고 그 반대편을 보고 다시 천장을 보면서 불순물이 가라앉을 때까지 30초에서 1분 기다린다. 그리고 다시 일어난다. 이 방법을 아침저녁으로 10회 정도 실시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한편 혈액 속에 부족한 비타민 D 농도를 채워주면 이석증 재발 빈도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지수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 연구팀이 2013~2017년 5년간 1,050명의 이석증 환자를 비타민 D 실험군(518명)과 대조군(532명)으로 무작위 배정해 1년간 재발 빈도를 비교한 뒤 국제 학술지 ‘신경학저널(Neurology)’에 게재한 연구 결과다.

 

실험군 중 혈중 비타민 D 농도가 20ng/mL 이하로 낮은 348명은 1년 동안 비타민 D 400IU와 칼슘 500㎎을 매일 2회 섭취하도록 했고, 대조군은 일반적인 치료를 하며 경과를 관찰했다. 연구 결과, 대조군에서는 재발 빈도가 1.10에 달한 반면 비타민 D를 섭취한 실험군에서는 0.83에 그쳐 비타민 D를 보충한 경우 이석증 재발 빈도가 2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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