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수술후 통증증후군

2019.06.10 17:17:28

이상철의 통증이야기

신장 181cm,  체중 72 kg의  41세 남자  환자가  요추추간판탈출증  수술 후 지속되는  요통과 좌측  하지 방사통을  주소로  본원  통증센터에 내원하였다.   환자는  좌측  하지의  방사통으로  인해  정상적인  보행이 불가능하였으며  30분 이상 앉거나  운전시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였다.   방사통의  위치는  주로 좌측 엉치에서 허벅지 외측과   발바닥까지  뻗치는 양상이라고  표현하였다.  내원 당시 통증의 강도는 숫자통증등급(numerical rating scale pain score, NRS pain score) 9/10점 이었다.   이학적  검사상, 양측 하지의  감각  혹은 운동 능력 이상은  관찰되지  않았다.


환자는 6개월 전, 제 4-5번 요추간 디스크 탈출로 좌측 제 5번 척추신경을 압박하여 디스크절제술(microdiscectomy)을 시행 받은 상태였으나 수술 후 통증은  호전되지  않고 악화된  상태였다.    술후, 통증센터  내원 전까지  촬영해  온  단순방사선  사진이나,   3개월  시점에  촬영한  MRI상  돌출되었던   디스크는 제거되었으며  제5번  척추신경  압박도  없는  상태였다.   3개월 전부터  진통소염제를  포함한 약물치료와 물리치료,  경막외강  신경차단을  병행해  왔다고 하였으나  효과는  없었다.


이에  척추수술후 통증증후군으로 진단 후, gabapentin 100mg과 tramadol HCl37.5/acetaminophen 325mgdmf 하루 3회  추가하였다.  또한, 제 5번 척추  신경이  통증의  원인이  맞는지  진단 및 치료를  하기  위하여 제 5번 척추신경을  목표로  하는  경추간공스테로이드주사를  시행하였다.    주사 이후  1주일 동안  통증  강도는 숫자  통증등급  9/10점에서  3-4/10점으로  감소함을 보였다.


이후 환자는  다시 통증이  악화되어  좌측 제 4-5번  척추사이  경막외공간  및  제 5번 척추신경을   목표로 하여  경막외강유착용해술 (epidural adhesiolysis)을  시행하기로 결정하였다.   경막외강유착용해술  후에  통증 강도는  숫자통증등급  2-3/10점을  보이고  있으며,   현재 3개월째  외래에서  추적 관찰  중이다.


척추수술후통증증후군
척추수술후통증증후군 (Failed back surgery syndrome)의  정의는  1회  이상의  척추 수술  이후에도  요통이 지속되고  하지 방사통은  존재하거나 그렇지 않은  상태로  정의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질환명에서 드러나는  부정적인  암시로  인해 명칭에  대한  논란이  있어 동시에  여러 명칭을  가진 질환이기도 하다.


수술 실패라는  의미를  암시하지 않는  척추후궁절제술후증후군(post laminectomy syndrome), 척추수술후통증증후군(post spinal surgery syndrome),  요추수술후증후군(post lumbar surgery syndrome)등의 명칭이 있지만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에서  2018년 6월에  발표한 국제질병분류(classification of disease, ICD)-11에 따르면  척추수술후만성통증(chronic pain after spinal surgery)으로 명명된 것을 알 수 있다.   정의는 수술후 발생한  만성 요통이나 하지 통증이 3개월 이상 지속되거나 재발한 경우이다.


5가지 진단 기준(표1)도  함께 제시하였는데  만성 통증이 지속되거나  재발한 경우 3개월 이상일 것,   통증이 척추 수술 후 시작하거나  재발한 경우,  수술 전보다  더 높은 강도로  통증이 발생하거나  혹은  수술 전과  다른 양상의  통증이 있을 때, 통증이 수술 부위에  해당하는  등에  있거나  하지 방사통일  때,  감염, 악성 질환,  이전 존재하던  통증,  어떤  다른 원인으로  설명되지 않는 통증이 그것이다.


수술 종류에  따른 발생률은  미세현미경  디스크절제술은  척추수술후만성통증의  발생률이  낮을  것으로  예상되며  단일 코호트 연구에서 전체 환자의 8.4%로 보고되었다.   다른 보고에서는  수술 후 8주 시점의  수술성공률은  81%이며  이는  추후 2년까지도  지속되었다고 하였다.  그러나 1년 후 같은  저자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수술 후  단기 성공률은 수술을  시행한  환자군이 보존적인 치료방법을 시행한 환자군에 비해 높으나, 수술 후 2년 시점에 두 그룹 간의 차이가 없다고도 하였다.  


 2016년  우리나라  건강보험공단에서  발표한  주요  수술통계연보에   따르면  주요 33개 수술 중,  일반 척추 수술건수는  4위를 기록하였다.  2016년에  대한민국 인구 10만명 당,  323명이  일반 척추 수술을  시행 받았고  이는  2011년과  비교 시 연평균 1.2% 정도  증가하였다.   또한  총 수술비용이 5,807억원으로 진료비 상위 7개 수술 중 1위를 차지하였다.  


현재 국내 척추수술후통증증후군의  발생률은  정확히 알려진 바없으나  이와 같은  일반 척추  수술건수를 감안할  때,  적지  않은  환자가  존재함을  짐작해  볼 수 있다.   또한 척추 수술건수가  증가 할 수록 척추수술후  만성통증의  발생률은  높아질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반면에  척추 수술의 술기와 장비가 발전하여도 수 십년 전에  비해  척추 수술후만성통증의  발생률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는  보고도 있는데  결국,  다른 종류의 수술,  각 척추 외과의의 술기,  환자의 소인과  처해있는  임상 상황 등이 이 질환의 발생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된다.


척추수술후  만성통증의  원인은  단 한가지로  정의하기  어려우나,   통증 발생의  원인은 여러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관여한다고  알려져 있다.   척추수술후  만성통증의  흔한  원인으로는  경추간공협착(25-29%), 디스크성통증(20-22%),  추간판탈출증의   재발(7-12%),  신경병증성통증(10%),   후관절증(3%),   천장관절통(2%)이  보고된다.   경추간공협착이나  추간판탈출증의  재발은  기존 질환의  악화나  불완전한 수술의 결과 혹 은 수술 주변  구조물의  변화가  원인일  수 있다.


수술  위,  아래의  인접 부위(adjacent segment)의  역동성증가로  척추전위증(spondylolisthesis),  척추협착증 자체가  빠르게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   이는   척추의 불안정성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수술 후 인접 부위의 질환은  6-27%의  빈도로  발생하며  재수술로  이어지는  흔한 원인이기도 하다.   척추수술후  만성통증의 원인  중하나인  경막외유착(epidural fibrosis)은  경막외 공간에서  척추 수술을  시행하게  되면  일어나는 섬유화에서 기인한다. 


경막외유착으로  인해  척추 수술 후 통증이  발생하는  빈도는   전체 환자 중  20-36%라는  보고가 있다.  그러나 척추 수술 시 불가피하게  거의  모든  환자에게  섬유화가  일어나는데  이 현상이  반드시  통증과 연결되는지,   환자마다  다른  예후를  보이는  이유에  대한  논란이  지속적으로  있어 왔다.   경막외유착   자체가 원인이 되는  것이  아닌,   유착으로  인한 척추 신경의  당김,   허혈,   신경 주변의  영양을  공급해주는  뇌척수액  흐름의  방해가  직, 간접적인  원인이 된다고  볼 수 있다.


본  증례의  환자의 경우,  술후  MRI상 이상소견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디스크가  절제된 후  주변  조직의 변화와  경막외  공간의 유착이  의심되어  경막외유착용해술을  시행하였다.   그러나 경막외유착용해술이  모든  환자의  통증을  해결해주지  않으므로  적용시 유의할 필요가  있다.   또한  오랜 기간  제 5번 척추신경이  압박되어  신경손상으로  인한  신경병증통증도  함께  의심되며  이러한 경우 오랜 기간  치료를 요할 수  있다.


척추수술후  만성통증의  원인은  다양하므로  수술 전,  수술과정,  수술 후의  환자 상태를  면밀히  고찰할  필요가  있으며  이에  따라 약물치료,  물리치료 및  주사요법과  같은 다양한  치료방법을  적용하여야 할 것이다.


이상철의 견해
척추수술후  만성통증은  지속적으로  발생할 수 밖에  없다.   발생시  재수술을  결정하는 경우는  드물고 수술의  횟수가  거듭 될 수술  성공률이  낮아진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에  우선,  비수술적  요법으로 환자의 증상을  조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에  통증의사의  면밀한  병력 청취와  이에 맞는 영상 진단과 신경차단 등을 적극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또한  적합한  비수술적  치료를  시행하여  통증을  완치하거나  감소시켜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초점을  두어야 한다.



이상철센터장, 최은주교수 clinic32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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