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례 65세 여성 환자가 회음부 통증을 주소로 내원하였다. 통증은 10년 전 갑작스럽게 시작되었으며 9년전 외부병원에서 바르톨린 낭포 (Bartholin’s cyst) 제거수술을 받았으나 통증은 호전되지 않았다. 내원 시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제와 가바펜틴을 복용 중이었으나 호전이 없다고 하였다. 내원 전 방문했던 신경과와 산부인과에서는 이상이 없다는 소견을 들었다. 통증의 강도는 시각 통증 등급 10점 (10점 만점)이었으며 회음부에 국한된 따갑고 찌르는 양상이었다. 특히 통증은 5분 이상 앉아 있는 자세를 취할 때 악화되며 누워있으면 완화되었다. 내원 전 촬영한 요추 MRI 검사에서 요추 3/4, 4/5번 디스크 돌출 소견이 관찰되었으나 척추관 협착 소견은 관찰되지 않았다. 기저질환으로 고혈압, 당뇨, 류마티스관절염이 있었다. 첫 외래 방문시 초음파 유도하 진단적 음부신경차단술을 실시하였으며 기존에 복용 중이었던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제와 가바펜틴을 처방하였다. 하지만 1주뒤 두 번째 방문 시 통증은 비슷한 정도로 지속되었다. 이에 이상근 증후군 의심하에 이상근 통증유발점 주사 및 이상근 스트레칭 운동 교육을 실시하였고 약물 요법을 유지하였다. 하지만 2주 뒤
조현병은 뇌의 질환이며, 꾸준한 약물 치료로 나을 수 있습니다. 조현병은 마음의 병이 아닙니다. 조현병은 성격이 안 좋거나, 의지력이 약하거나, 귀신이 들려서 발생하는 병이 아닙니다. 조현병은 뇌에서 생각, 감각, 인지기능을 조절하는 신경전달회로의 기능 이상이 발생한 질환입니다. 뇌의 수많은 신경회로의 상호 작용에서 튜닝이 적절하게 이루어지지 않아 뇌기능 저하 현상이 발생한 것입니다. 피아노나 기타 등의 악기가 제대로 조율되지 않으면 부조화스럽고 어색한 소리를 내는 현상을 떠올리면 이해가 쉬우실 겁니다. 도파민, 세로토닌 등 신경전달물질 불균형 때문에 환각, 망상, 비논리적인 언어 등의 증상이 발생됩니다. 뇌신경전달물질 불균형을 교정해주는 치료약을 복용함으로써 증상을 낫게 할 수 있습니다. 의학 발전에 힘입어 환청, 망상을 치료하는 약들이 많이 개발되어 전세계적으로 널리 처방되고 있으며, 많은 분들이 꾸준한 약물 복용으로 치료 효과를 보고 계십니다. 조현병은 조기발견과 조기치료가 중요합니다. 조현병은 다른 질병과 마찬가지로 발병 초기에 신속하게 진단받고 치료를 빨리 시작하는 것이 예후 개선에 중요합니다. 암을 조기 발견하면 완치가 쉽지만, 진단이 늦어져 이미
63세 여자환자가 4일 전 시작된 우측 귀의 통증과 2일전부터 발생한 우측 외이도와 귓바퀴 안쪽의 수포, 우측 안면신경 마비로 외래를 내원하였다. 환자는 시각통증등급 6점(0점: 통증 없음, 10점: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심한 통증)의 우측귀 통증을 호소하고 있었고, 간헐적으로 우측 두통도 함께 호소하는 양상을 보였 다. 우측 귀의 통증 외에도 우측 귀로는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 현상이 함께 있었고 안면신경 마비는 House-Brackmann Grading에서 Grade III정도의 안면신경마비를 보이고 있었다. 환자 증상으로 미루어 보아, 환자는 우측 슬신경절과 안면신경에 발생한 대상포진(람세이 헌트 증후군)으로 진단 받았고, 대상포진을 치료하기 위한 항바이러스제 투여와 함께 스테로이드 투여를 함께 시작하였다. 또 일주일에 2-3회의 빈도로 초음파 유도하에 우측 성상신경절 차단술을 함께 시행하였다. 치료 후 4일째부터는 통증이 많이 호전된 양상을 보였고, 안면신경마비 증상도 차츰 호전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었다. 치료 4주 경에는 안면신경 마비 증상이나 우측 귀가 잘 들리지 않는 증상이 상당히 호전된 상태로, 남은 증상은 약간 있으나 일상생활에 큰 지장은 없
50대의 최모씨, 얼마 전 부터 자꾸만 머리가 어지럽고, 심할 땐 하늘이 핑 도는 것 같다. 단순히 피로해서 생긴 일이라 생각해 충분히 휴식을 취했지만, 증상은 나아지지 않았다. 어느 날 새벽 잠을 자다가 일어났는데, 극심한 어지러움을 느 꼈고, 응급실에 가서 진료를 받아보니, ‘이석증’을 앓고 있다고 한다. 누구나 한번쯤은 겪는 어지럼증, 매우 흔한 증상이며 원인도 다양머리, 귀, 심장, 혈관이 원인일수도 있다. 대부분의 어지럼증의 원인은 심 각하지 않지만, 일부는 아주 심각한 원인이 숨어 있을 수도 있다. 어지럼증의 가장 큰 원인은 빈혈인가? 어지럼증은 굉장히 다양한 원인이 있다. 어지럼증은 이비인후과, 신경외과, 신경과 등 다양한 과에서 진찰되며, 정확한 원인 진단이 중요하다.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이석증이 많아지고 있는데, 어지럼증의 20~50%정도의 원인은 이석 증인 것으로 나타났다. 어지럼증이 있다해서 무조건 빈혈이라 생각해 철분을 섭취하는 것은 활성산소를 많이 생성시키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영양분이 부족하면 어지럼증을 느낄 수도 있으나, 대부분의 어지럼증은 영양 분의 부족으로 인해서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어지럽다해서 음식을 많이 섭취하면
최근 진료실이나 응급실에서 자해 시도를 한 청소년을 자주 만나게 됩니다. 커터칼 등의 도구를 사용하여 손목을 긁어 상처를 내는 경우가 가장 흔하지만, 도구를 사용할 수 없는 상황에서 자신의 손톱을 날카롭게 뜯어 자해 도구로 사용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도대체 자해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궁금하여 물어봐도 심각 한 내적 고통을 호소하기보다는, “그냥 하고 싶어서”, “기분이 좀 나아져서”, “피를 보면 좋아서” 처럼 대충 대답하고는 합니다. 청소년 환자 특유의 충동적이고 피상적인 반응이죠. 너무 걱정되어 우려 섞인 조언을 하려해도 “제 친구들도 많이 하는데, 걔는 왜 정신과 안 오는데요?”라며 치료를 거부하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사실입니다 . 자해가 유행병처럼 번지고 있지만, 병원을 찾는 경우는 일부에 불과합니다. SNS 를 조금만 검색해도 수많은 자해 인증 사진이 쏟아져 나오죠. 최근 중앙자살예방 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자살유해정보 건수는 전년 대비 43% 증가했습니다. 특히 자살 관련 사진이나 동영상 게재가 작년보다 무려 3,72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SNS를 통해 자해나 자살 정보가 널리 퍼지고, 이를 모방하면서 다시 자해가 늘어나는 악순환입
신장 170 cm, 몸무게 63.7kg의 42세 남자환자가 우측 사타구니 부위 통증으로 통증센터에 내원하였다. 2년 전, 환자는 양측 대퇴비구충돌증후군으로 진단 후에 우측의 고관절경 수술을 시행 받은 과거력이 있었다. 환자는 수술 이후 통증이 거의 없다가 내원 1년 전부터 우측 사타구니의 통증이 재발 하여 진통제 없이는 걸을 수 없는 상태였다. 내원 당시 통증의 강도는 숫자 통증등급(numerical rating scale pain score, NRS pain score) 8-9/10 점이었다. 하지직거상 검사시 우측은 45도, 좌측은 정상각도를 보였으며, Patrick’s 검사(무릎을 구부리고 내전하여 시행)에서 우측 고관절은 모든 방향 통증을 호소하였다. 단순방사선 소견상, 우측 대퇴골두의 골극과 골두와 경부의 각도가 감소됨이 관찰되었으며 (그림 1), 자기공명영상에서 소량의 삼출(effusion)을 확인 하였다. 또한 초음파상 우측 고관절 주변의 삼출과 캡슐을 둘러싼 조직의 비후를 관찰할 수 있었다. 환자는 1년간 하루에 tramadol 200mg, 비스테로이 드성소염진통제 200mg과 gabapentin 600mg을 복용해왔으나 통증의 감소는 없었다.
살면서 불안을 경험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초조하고, 무섭고, 두려운 불안 증상은 현대인에게는 어쩌면 평온감보다 익숙한 감정일지도 모른다. 불안은 미래를 준비하고 일상의 일들을 해결해 나가는 힘이 되기도 하지만, 때로 는 걷잡을 수 없이 커져 우리를 압도하기도 한다. ‘공황발작’이란, 극심한 고통과 공포가 수분 내에 최고조에 이르러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두려움을 느끼는 것을 말한다. 공황발작 시에는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공황발작의 증상 (정신질환의 진단 및 통계편람 제 5판) - 심계항진, 가슴 두근거림 - 발한 - 몸이 떨리거나 후들거림 - 숨이 가쁘거나 답답한 느낌 - 질식할 것 같은 느낌 - 흉통 또는 가슴 불편감 - 메스꺼움 또는 복부 불편감 - 어지럽거나 불안정하거나 멍한 느낌이 들거나 쓰러질 것 같음 - 춥거나 화끈거리는 느낌 - 감각 이상 (감각이 둔해지거나 따끔거리는 느낌) - 비현실감 혹은 나에게서 분리된 느낌 - 스스로 통제할 수 없거나 미칠 것 같은 두려움 - 죽을 것 같은 공포 공황발작은 스트레스 상황이나 자율신경계의 균형이 깨질 때 나타나기도 하지만, 수면 중이나 길을 걷고 있을 때 등 전혀 불안을 예기하지 못했던 상
81세 여자 환자가 약 10년 전부터 시작된 양쪽 무릎 통증을 주소로 내원하였다. 이 환자는 수 년 전부터 무릎 통증으로 인하여 여러 병원을 다니면서 히알루론산, 스테로이드 등을 이용한 관절강 내 주사 뿐 아니라 포도당을 이용한 인대강화 주사, 폴리데옥시리보 뉴클레오티드 (PDRN) 주사 등을 여러 차례 맞아왔다. 이와 병행하여 물리 치료를 받으면서 경구 진통제와 트라마돌/아세트 아미노펜 복합제를 지속적으로 복용하여 왔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통증이 심해졌다. 기존의 보존적 치료가 효과가 없는 상태였기에, 여러 병원에서 무릎 인공관절 치환술을 권유받은 상태였다. 그러나 환자는 “절대 수술은 안한다”면서 수술을 거부한 상황으로 수술을 제외한 다른 치료법을 찾기 위해 내원하였다. 환자는 시각 통증 등급 10점 만점에 8점 정도의 심한 통증을 호소하고 있었으며 평지 보행은 가능하나 계단을 오르내리는데는 큰 지장을 받고 있었다. 환자의 X ray 검사상 Kellgren-Lawrence grade 4/4 로 양쪽 무릎 모두 심각 관절염 소견을 보이고있었다 (그림 1) 환자의 증상을 경감시키기 위해 경구 약물을 투여하기로 하였다. 기존 사용하던 경구 약물은 소염 진통제와
“선생님, 그래도 저는 이 약만 꾸준히 먹으면 나을 수 있는 거지요? 치매라니, 애들에게 가장 미안하잖아요.” 오늘도 진료실에 약을 잘 먹을 테니 치매를 낫게 해달라며 간곡히 부탁하시는 할머님 한 분이 찾아오셨습니다. 사실 노인 환자분들을 주로 대하는 의사인 제가 보기에는 치매 말고도 암이나 뇌경색 등 중한 병들이 너무나 많은데, 어르신들은 치매라는 병을 가장 무서워하시는 것 같습니다. 평생을 살며 얻은 소중한 기억을 잊어버리게 만드는 병이니 가장 무서워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치매의 가장 중요한 원인은 노화 치매는 왜 생기는 것일까요? 여기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한 이유를 알지 못합니다. 치매를 일으키는 수많은 원인들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원인 중 하나는 노화입니다. ‘건강하게, 늙지 않고 오래살기’는 아직 우리 인류의 크나큰 숙제입니다. 그 옛날 불로초를 찾아다닌 중국 황제 진시황도 결국 노화를 막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고, 오늘날까지도 장수와 불로불사에 대한 현대인들의 관심이 높지만, 아직 현대 의학으로는 노화를 예방할 수 있 는 기술이 없습니다. 물론 치매를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있는 약은 아직 만들지 못하고 있습니다. 노화를 피할 수 있는 기
I. 대상포진의 위험인자와 재발률 대상포진(Herpes zoster)은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Varicella-zostervirus)의 재활성화에 의해 발생한다.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는 인간을 감염시키는 8개의 herpes virus 중 type III virus로, 초 회 감염 시 전신에 확산 되는 수두를 일으킨다. 이후 삼차신경절(trigeminal ganglion), 슬신경절(geniculate ganglion), 척수후근신경절(dorsal root ganglion)에서 오랜 기간 잠복하다가 우리 몸에 세포성 면역(cellular immunity)이 약화되면 바이러스의 재활성화가 일어나고, 이때 대부분의 경우에서 특징적인 피부 발진을 일으키는데 이를 대상포진이라고 한다. 가장 흔하게 발진이 나타나는부위는 흉추부위로 대상포진의 약 50%에 해당하고, 안면부, 경추, 요추 부위에 각각 13, 14, 13% 정도로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대상포진 발병의 주요 위험 인자는 고령(가장 강력한 위험인자), 면역력저하(수술이나 외상, 악성종양, 방사선 조사나 항암화학요법 혹은 면역억제제를 투여 받는 환자, 후천성면역결핍증후군과 같은 감염), 기타 요인(기저질환
서문 건선은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건강에 지대한 악영향을 미친다. 암과 같은 중증의 만성 질환에 비교할 만큼 삶의 질에 큰 문제를 일으킨다. 비타민 D3 유도체와 코르티코스테로이드를 이용한 도포제가 건선의 주된 치료 방법이다. 그러나 장기간의 고용량 코르티코스테로이드 단일 요법은 안전성에 있어 문제가 있다. 비타민 D3 유도체 단일 요법은 피부 자극 및 고용량을 사용하면 칼슘 항상성의 변화를 유발한다. 낮은 치료 반응 및 다양한 인자에 의해 발생하는 시간 소모와 미용 문제, 약제 안전성 등이 치료 순응도를 저하시킨다. 비타민 D3 유도체와 코르티코스테로이드 고정 용량 복합제는 단일 요법에 의한 부작용을 감소시키고, 스테로이드 투여량을 줄이는 장점이 있다. 방법 연구 설계 3종류의 무작위 임상 시험을 시행하였다. 연구 1은 2상이며 이중 맹검 연구로서, Calcipotriene(Cal) /betamethasone dipropionate(BD) 에어로졸 폼(aerosol form)(n=100), Cal 에어로졸 폼(n=101), BD 에어로졸 폼(n=101) 그룹으로 구분하였고, 1:1:1로 무작위 배정하였다. 연구 2는 2상이며, 연구자 맹검 연구이다. C
우리나라 자살률은 1980년대 이후로 꾸준히 상승하다가, 다행스럽게도 2010년대 들어서면서부터 감소 추세로 접어들어 2015년에는 10만명당 26.5명까지 줄어 들었다. 그러나 OECD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여전히 가장 높은 자살률을 보이고 있고, 2번째로 자살률이 높은 일본과 비교했을 때도 훨씬 높은 수치이다. 연령별 자살률 추이를 보면, 점차 60대 이상의 노인 자살률이 급증하고 있고, 특히 연령대가 높을수록 자살률이 더 높아지고 있다. 외국과 우리나라의 자살 원인 중 정신과적 질환, 특히 기분장애 (우울증, 조울병), 알코올 및 물질 남용 등이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점은 유사하다. 또한 정신과적 질환 이외에도 경제적 어려움, 대인관계 갈등과 같은 스트레스에 노출되는것이 자살을 유발한다는 많은 연구들이 있다. WHO 보고(2006)에 의하면, 낮은 사회경제적 지위, 실업, 사회적 스트레스를 가진 사람에게 자살실행의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고 한다. 수십 년간 한국의 자살률이 급증한 이유 중 하나로 빠른 사회경제적 변화와 발전의 이면을 꼽을 수 있다. 즉 한국인들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을 정도로 빠른속도로 경제성장을 일구어왔고, 이를 위해 경쟁하고 달리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