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피부염 아동, 식이 패턴 따라 가려움 증상 달라

  • 등록 2025.10.20 14: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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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형 잡힌 식단 아동은 유익균 풍부하고 가려움 증상 완화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정민영 교수 공동 연구팀

아토피피부염 환아의 식이 형태가 장내 미생물 환경과 증상에 어떤 연관을 보이는지를 밝힌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번 결과는 같은 질환을 가진 아이들 사이에서도 식이에 따라 장내 미생물 구성과 증상 양상이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주며, 향후 맞춤형 식이 관리 전략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그동안 아토피피부염 식이 관리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부족해 환자와 양육자들의 궁금증이 컸는데, 이번 연구는 일상생활에서 참고할 수 있는 지침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정민영 교수, 부산대 식품영양학과 김혜미 교수, UNIST 산업공학과 임치현 교수 연구팀은 국제 학술지 ‘소아청소년 알레르기와 면역 (Pediatric Allergy and Immunology’에 미취학 아토피피부염 아동의 음식 섭취 패턴과 장내미생물과 아토피피부염 증상의 연관성에 대해 발표했다.

연구팀은 3~6세 미취학 아동 75명(아토피피부염 환아 24명, 건강한 아동 51명)을 대상으로 요인분석을 통해 ‘한식 위주 식단’과 ‘간식 중심 식단’ 두 그룹으로 나누었다. 여기서 ‘간식 중심 식단’은 밥보다 간식 섭취가 잦아 주식 섭취가 줄어드는 아동기의 식생활 형태를 반영한 것이다.

 

아동들의 식사 유형 경향은 식품섭취빈도조사(Food Frequency Questionnaire)를 바탕으로 보호자가 작성한 내용과 부모가 기억으로 적어 낸 아동이 24시간 내 먹은 음식이 종합 평가됐다.

연구에 따르면 한식 위주 식단을 섭취한 아동의 경우 수면을 방해하는 가려움 정도가 1.75점이었지만, 간식 중심 식단을 섭취한 아동의 경우 3.5점으로 2배 더 높았다.

삶의 질(소아 피부과 삶의 질 지수, CDLQI)을 매겼을 때에도 한식 위주 식단 아동은 2.34점이었던 반면 간식 중심 식단 위주 아동은 7.25로 3배 가량 웃돌아 삶의 질이 더 저하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피부 질환 때문에 아동의 잠에 문제가 있었습니까?”라는 질문에 한식 위주 식단 아동은 잠을 설치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고 답한 반면 간식 위주 식단 아동은 이보다 빈번했던 것으로 집계됐다.

연구팀은 이러한 결과가 장-피부 축(gut-skin axis)과 관련되어, 아이들이 섭취한 음식이 장내 세균 변화를 일으켜 아토피피부염의 증상 악화와 연관되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실제로 밥보다 간식을 즐겨 먹는 아동의 장에서는 ‘도레아(Dorea)’와 ‘애너로스티페스(Anaerostipes)’라는 특정 미생물이 유의미하게 증가했으며, 이들은 가려움증이 심하고 삶의 질이 낮은 아이들에서 더 많이 존재하는 경향을 보였기 때문이다.

반면 한식 위주로 먹은 아동, 특히 아토피피부염이 없었던 아동의 장에서는 유익균으로 알려진 오실리박터(Oscillibacter)가 더 풍부했다. 오실리박터균은 한식의 대표격인 김치를 먹을수록 더 많아지는 것으로 나타났고, 아토피피부염 환자 중에서도 이 균이 풍부할수록 가려움이 완화되는 경향이 확인되었다. 또한 비타민 C 섭취량이 적을수록 아토피피부염 중증도 지표(EASI, SCORAD)가 높아지는 경향이 확인됐다.

이번 논문의 교신 저자인 정민영 교수는 “아토피피부염 환아에게 전문의 상담없이 계란, 우유 등을 무분별하게 제한하기보다는, 아이의 발달 단계와 기호에 맞춘 균형 잡힌 식단과 비타민 C를 포함한 맞춤형 영양 관리가 필요하다” 며 “이번 연구는 질환별 개별 식이 전략을 마련하는 데 기초 자료가 될 수 있다” 고 말했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및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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