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 된 불면증' 원인과 생활 습관 함께 점검해야

  • 등록 2026.02.10 10:3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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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절한 약물치료 및 생활 습관 교정‧인지행동치료 병행해야
잘못된 수면 습관 방치하지 말고 조기 진단과 치료 받는 것이 필요하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신경과 윤지은 교수

잠을 설친 다음 날 집중력이 떨어지고 기분까지 처지는 경험은 누구나 있다. 하지만 이런 불편이 반복돼 잠들기 어렵거나, 자주 깨거나, 새벽에 일찍 깨 다시 잠들지 못하는 상태가 ‘일상’이 됐다면 원인과 생활 습관을 함께 점검해야 한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신경과 윤지은 교수와 불면증의 원인과 치료, 숙면을 위한 생활 습관에 대해 알아본다.

 

수면은 단계마다 기능이 다르다. 초기 깊은 수면인 서파수면은 뇌나 몸의 회복, 면역강화, 노폐물 제거 등 생리적 회복에 도움을 주고 얕은 수면인 렘수면은 감정 조절, 기억·학습 공고화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이 단계의 균형이 뇌 건강과 정서 안정에 중요하다.

 

불면증 원인, 취약성‧촉발‧지속 요인과 수면 환경 변화

불면증은 흔히 소인 취약성 요인, 촉발 요인, 지속 요인 등 3가지 요인이 맞물려 나타난다. 나이가 들수록, 남성보다 여성에서, 가족력이 있거나 불안·우울 등 심리적 취약성이 있을 때 불면증이 더 잘 발생할 수 있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신경과 윤지은 교수

 

또, 심한 스트레스, 급성 질환, 통증처럼 정신적·신체적으로 힘든 일이 계기가 되어 불면이 시작될 수 있다. 그리고 졸리지 않는데도 침대에 오래 누워 있거나, 침대에서 TV·스마트폰을 보거나 일을 하는 습관, ‘오늘 꼭 자야 한다’는 지나친 걱정, 낮잠을 과도하게 자는 행동 등이 불면을 만성화시키기 쉽다.

 

수면은 환경 변화에도 민감하다. 수면 중 주변 온도가 너무 높으면 땀, 심박수 증가로 깊은 수면 단계로 들어가기 어려워지고, 너무 낮으면 체온 유지가 힘들어 뒤척임과 각성이 늘 수 있다. 습도 역시 너무 높으면 땀 증발이 방해되고, 너무 낮으면 점막 건조나 호흡기 자극으로 수면을 방해할 수 있다. 또한 연구에 따르면 일조량 변화로 계절‧일조량에 따라 수면 시간과 구성이 달라질 수 있다는 보고가 있다.

 

윤지은 교수는 “신경과적 측면에서 불면증의 중요한 원인 중 하나는 중추신경계의 수면-각성 조절 기전 이상이다. 원래는 뇌가 잠들어야 할 때 각성 신호가 차단되면서 깊은 수면으로 전환돼야 하는데, 불면증에서는 각성 신호가 과도하게 유지돼 수면 전환이 제대로 이루어지기 어렵다. 이러한 각성 조절 이상은 단순히 불안·스트레스 같은 심리적 요인뿐 아니라 신경 전달물질 시스템의 불균형과도 연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수면제, 무조건 피하기보다 ‘원칙’ 중요

만성 불면증은 약물 치료 전 자극조절요법, 수면제한요법, 이완훈련 등 인지행동치료라고 불리는 비약물치료를 먼저 권고한다. 먼저 자극조절요법은 졸릴 때만 잠자리에 들어가고, 잠이 안 올 때는 잠자리에서 나와 환경적 자극과 수면에 대한 부적절한 인지 및 행동 간 조건화를 끊어주는 방법이다. 수면제한요법은 입면 시간을 늦게 조정해 실제로 잠드는 시간에 가깝게 침대에 머물도록 함으로써 수면 효율을 높이는 방법이다. 이완훈련은 복식호흡, 점진적 이완요법 등으로 스트레스 및 긴장을 이완해 신체적 각성을 줄여주는 방법이다.

 

일부 연구에서 수면제 사용과 치매 위험의 연관성이 제기되어 약물치료를 망설이는 경우가 있지만, 현재로서는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단정하기 어렵다. 수면제는 꼭 필요할 때 적정 용량을 단기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다만 장기간·고용량 사용 시 인지 기능 저하나 낙상 위험 같은 부작용이 커질 수 있고, 여러 종류의 수면제를 동시에 복용하면 인지 기능 저하, 낙상 위험 등 부작용 위험이 커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의료진과 상의해 약물을 조절해야 한다.

 

‘나이 탓’으로 넘기지 말고 조기 진단과 치료, 생활 습관 개선을

나이가 들면 뇌의 수면 각성 조절 기능이 약해진다. 깊은 수면이 줄고 수면이 끊기기 쉬우며, 수면 각성 리듬을 조절하는 신호 역할을 하는 멜라토닌 분비도 감소한다. 또한, 호흡기·심혈관계 질환 등 기저질환으로 인한 통증과 야간뇨, 약물 복용 등이 수면을 방해하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수면제에 의존하기보다 동반 질환 평가와 치료가 중요하다.

 

숙면을 위해서는 생활 습관 개선도 중요하다. 가장 먼저 ‘규칙적인 수면과 기상 시간 일정하게 유지하기’다. 기상 시간이 흔들리면 뇌의 생체시계가 불안정해져 밤에 잠드는 시간도 영향을 받는다. 낮 동안 가벼운 운동과 햇볕 쬐기로 수면 각성 리듬을 바로잡는 것도 도움이 된다. 낮잠은 15분 내로 짧게 자고, 늦은 오후 낮잠은 피하는 것이 좋다. 저녁 시간 이후 카페인 섭취와 과도한 음주, 잠들기 전 스마트폰이나 TV 등 강한 빛 자극은 피하는 것이 좋다. 침실은 조용하고 어둡게, 온도와 습도를 적절하게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윤지은 교수는 “수면장애는 단순한 불편함을 넘어 심혈관질환, 대사 질환, 신경퇴행성 질환과도 밀접하게 연관될 수 있는 중요한 의학적 문제다. 나이 탓으로 방치하기보다 조기에 정확한 진단과 체계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건강한 수면은 뇌 건강과 정신 건강을 지탱하는 핵심 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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