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연구재단(이사장 홍원화)은 심만규 박사(한국과학기술연구원, KIST), 양유수 교수(성균관대학교), 김준섭 교수(인천대학교) 공동 연구팀이 암세포가 방출하는 핵심물질을 표적으로 삼아 이를 조절하고, 나아가 환자의 면역력을 높이는 차세대 항암 면역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연구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생화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 학술지인 ‘신호 전달 및 표적 치료(Signal Transduction and Targeted Therapy)’에 7월 9일 온라인 게재됐다.
▲(왼쪽부터) 심 만규 박사, 양 유수 교수, 김 준섭 교수
최근 학계에서는 암세포가 분비하는 세포외소포체*(Tumor-derived extracellular vesicles, TEVs)가 종양 성장을 촉진할 뿐 아니라, 역으로 이를 억제하는 기능도 수행할 수 있다는 근거들이 축적되어 왔다.
* 세포외소포체(Extracellular Vesicle): 세포가 분비하는 나노미터 크기의 소포체로, 다양한 생체분자를 운반하여 세포간 신호 전달을 매개한다. 종양 유래 세포외소포체는 암의 성장, 전이 및 면역 회피를 유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기존의 약물학적 접근은 주로 세포외소포체를 비선택적으로 붕괴하거나 생성을 억제하는 것에 집중되어 있다. 이러한 방식은 항암 면역반응을 활성화할 수 있는 ‘유익한 세포외소포체’의 기능까지 차단해 치료 효율을 떨어뜨리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따라 암의 성장과 전이를 돕는 세포외소포체만 제거하고, 항암 면역을 활성화하는 면역원성 표현형의 세포외소포체만 선택적으로 생성할 수 있는 정밀 제어 기술이 필요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포외소포체를 끄고 켜는 신개념 전략인 ‘Switching TEVs Off and On’을 제안하고, 이를 구현하기 위한 나노스위치 치료제인 ‘EVOTAC’을 개발했다.
구체적인 작동 기전을 살펴보면, 연구팀이 개발한 치료제는 먼저 종양 유래 세포외소포체 생성에 관여하는 세포 내 핵심 단백질을 표적분해하여 세포외소포체의 생성을 차단함으로써 종양 환경을 초기화한다(Switch-Off). 이후 암 부위에 국소 레이저를 조사하면 종양 유래 세포외소포체 생성이 다시 활성화되는데, 이때 종양 세포는 치료제에 포함된 광감각제*에 의해 광역학치료** 반응을 일으키고 항암 면역을 유도하는 ‘면역원성 세포외소포체’를 우선적으로 생성하게 된다(Switch-On).
* 광감각제 : 광역학치료에 쓰이는 빛에 반응하는 약물
** 광역학치료 : 광감각제를 주입한 후 레이저를 쪼여 활성산소 발생을 통해 암세포 등 병변만을 선택적으로 파괴하는 치료법이다.
연구팀은 이러한 나노스위치 전략을 삼중음성 유방암 및 대장암 동물 모델에 적용한 결과, 종양이 완전히 소멸되었을 뿐 아니라 항암 면역반응을 활성화함으로써 재발과 전이를 효과적으로 억제함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종양 유래 세포외소포체가 치료 표적이자 면역 조절 인자로 활용될 수 있음을 입증함으로써, 항암 면역치료 분야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였으며 새로운 지평을 여는 후속 연구를 촉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심만규 선임연구원은 이번 연구 성과에 대해 “종양 유래 세포외소포체를 무분별하게 억제하던 기존 접근법에서 벗어나, 이를 면역반응을 촉발하는 형태로 선택적으로 유도하는 신개념의 원천기술”이라며, “이번 성과가 기존 항암 면역치료의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치료 패러다임을 여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림1) EVOTAC의 설계

(그림2) Switching TEVs off and on 전략의 작용 기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