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는 환자의 병만 보는 사람이 아닙니다. 환자가 처한 두려움, 가족의 걱정, 앞으로의 삶까지 함께 보는 직업입니다. 특히 산부인과 의사는 한 사람만 보는 것이 아니라 산모와 태아, 가족의 미래를 함께 책임지는 위치에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늘 '기술적으로 유능한 의사'를 넘어 '결정적 순간에 책임을 회피하지 않는 의사'가 되어야 한다고 말해 왔습니다." 박문일 동탄제일병원장의 말이다.
전 한양대 의대 산부인과 교수였으며 고위험 임신 및 태교 분야의 권위자인 박문일 원장은 1999년 국내에 '수중 분만'을 대중적으로 처음 소개해 큰 반향을 일으켰으며, 과학적인 태교법을 체계화하여 산모와 태아 중심의 출산 문화를 이끄는 데 기여했다. 한양의대 학장을 역임하고, 지금까지도 활발하게 임상과 학술활동을 벌이고 있는 박문일 원장으로부터 꺼지지 않는 그의 진정한 의사로서의 열정을 들어 보았다.
Q 1999년 국내 최초로 수중분만을 시도하시며 대한민국 출산 문화에 큰 반향을 일으키셨습니다. 당시 병원 중심의 분만 환경에서 왜 이런 시도를 하셨는지, 그리고 지난 20여 년간 국내 자연주의 출산 문화는 어떻게 변화해 왔다고 평가하고 계신지요?
1999년 수중분만을 처음 시도했을 때, 그것을 단순히 “새로운 분만법”으로 생각하지는 않았습니다. 당시 우리나라 분만 문화는 병원 중심, 의료진 중심, 침상 중심의 구조가 매우 강했습니다. 산모는 분만의 주체라기보다 의료 행위의 대상처럼 여겨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저는 그 점이 늘아쉽더라구요
수중분만은 물속에서 아이를 낳는다는 형식보다, 분만의 중심을 의료진에서 산모와 가족에게 돌려놓는 상징적 시도였다고 생각합니다. 산모가 덜 두려워하고, 보다 편안한 환경에서 자신의 몸과 아기의 리듬을 느끼며 출산할 수 있다면, 그것도 의학이 도와야 할 중요한 영역이라고 보았던 것이지요.
지난 20여 년간 국내 자연주의 출산 문화는 분명히 많이 발전했습니다. 과거에는 “위험한 시도” 혹은 “유별난 분만”으로 보던 시선도 있었지만, 이제는 산모의 존엄성, 가족 참여, 정서적 안정, 불필요한 개입의 최소화라는 개념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다만 저는 자연주의 출산이 결코 “의료를 배제하는 출산”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진정한 자연주의 출산은 안전한 의학적 감시 위에서 산모의 자율성과 편안함을 최대한 존중하는 출산이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Q 과거 세계 최초로 '태교신기'를 현대 의학적으로 해석하시며 “태교는 과학이다”라고 강조하셨습니다. 의학계에서 다소 생소할 수 있었던 전통 태교를 현대 의학의 언어(호르몬, 신경 발달 등)로 어떻게 증명해 내셨는지, 그 핵심 메시지가 어떤 것인지 말씀해 주시지요.
제가 “태교는 과학이다”라고 말했을 때, 그것은 전통 태교의 모든 내용을 그대로 현대 의학이 증명했다는 뜻은 아니었습니다. 핵심은 한 가지입니다. 임신 중 산모의 몸과 마음의 상태가 태아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은 더 이상 미신이 아니라 의학적으로 설명 가능한 영역이라는 것입니다.
현대 의학적으로 보면, 산모의 스트레스, 수면, 영양, 정서 상태는 호르몬 변화, 자율신경계, 면역 반응, 태반 기능 등을 통해 태아에게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산모가 심한 스트레스 상태에 오래 노출되면 스트레스 관련 호르몬 체계가 변화할 수 있고, 이러한 변화는 태반을 매개로 태아의 성장 환경과 신경 발달 환경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한 태아는 임신 중후반부터 소리, 진동, 리듬, 빛의 변화 등에 반응합니다. 이는 태아가 이미 자궁 안에서 외부 환경과 완전히 단절된 존재가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태교신기'의 표현을 현대적으로 번역하면, “임신은 단순히 태아가 자라는 시간이 아니라, 태아와 산모가 생물학적·정서적으로 상호작용하는 시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통 태교를 무비판적으로 미화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나 그 안에 담긴 본질, 즉 임신 중 산모의 정서적 안정과 가족의 배려가 중요하다는 메시지는 현대 의학의 언어로도 충분히 설명할 수 있습니다.
Q
원장님께서는 태교를 산모만의 책임이 아닌 가족 전체의 영역으로 넓히셨고, 특히 ‘아빠의 태교’를 강조하셨습니다. 아빠의 목소리와 적극적인 참여가 산모와 태아에게 미치는 생물학적·정서적 영향에 관해 설명해 주십시오?
태교를 산모 혼자만의 책임으로 보는 것은 잘못된 생각입니다. 임신은 산모의 몸 안에서 일어나지만, 그 환경을 만드는 것은 가족 전체입니다. 특히 아빠의 역할은 생각보다 큽니다.
태아는 임신 중후반 청각 자극에 반응할 수 있고, 반복적인 목소리나 리듬에 익숙해질 수 있습니다. 아빠의 목소리 자체가 태아의 지능을 직접 높인다고 과장해서 말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아빠가 산모에게 안정감을 주고, 임신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 산모의 불안과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그 결과 태아가 자라는 환경도 더 안정될 수 있는 것이지요.
제가 생각하는 가장 좋은 부성태교는 특별한 기술이 아닙니다. 매일 짧은 시간이라도 산모에게 따뜻하게 말하고, 태아에게 이름을 불러주고, 산모의 몸 상태와 감정을 함께 살피는 것입니다. 병원 진료에 함께 오고, 초음파를 함께 보고, 출산과 육아를 “도와주는 일”이 아니라 “함께 책임지는 일”로 받아들이는 것이 가장 중요한 부성태교입니다. 결국 아빠의 태교는 태아에게 들려주는 목소리만이 아니라, 산모에게 주는 안정감 전체라고 생각합니다.

Q
습관성(반복) 유산을 겪는 환자들은 깊은 심리적 상실감을 동반하리라고 봅니다. 과거 면역글로불린 요법
등 선도적인 치료를 시도하셨던 경험을 바탕으로, 오늘날 반복 유산의 원인 분석과 고위험 임신부를 위한
체계적인 맞춤형 치료 방향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습관성 유산을 겪는 분들은 단순히 임신이 실패했다는 의학적 결과만 겪는 것이 아니예요. 반복되는 상실감, 죄책감, 두려움, 그리고 '또 안 되면 어떡하나' 하는 심리적 고통을 함께 겪게 됩니다. 그래서 이 분야의 진료에서는 의학적 분석만큼이나 환자의 마음을 이해하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과거에는 면역학적 요인이 의심되는 반복 유산 환자에서 면역글로불린 요법 등 여러 치료가 시도되었고, 일부 환자들에게 희망을 준 경험도 있었습니다. 다만 현재의 관점에서는 모든 반복 유산에 대해 같은 치료를 적용해서는 안 됩니다. 원인 평가가 먼저이고, 해부학적 요인, 염색체 요인, 내분비요인, 혈전성 요인, 면역학적 요인 등을 가능한 범위에서 세밀하게 구분해야 합니다. 치료는 반드시 근거와 환자 개별 상황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것이지요.
제가 환자분들께 드리고 싶은 메시지는 조심스럽지만 분명합니다. 반복 유산을 겪었다고 해서 모두가 같은 예후를 갖는 것은 아닙니다. 원인을 찾을 수 있는 경우도 있고, 원인을 명확히 찾지 못하더라도 다음 임신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 경우도 많습니다. 중요한 것은 막연히 '기다려보자'가 아니라, 이전 임신의 과정과 실패 지점을 정확히 복기하고, 다음 임신을 보다 체계적으로 준비하는 것입니다. 고위험 임신에서 희망은 감정적인 위로만으로 생기지 않습니다. 정확한 진단, 세밀한 추적, 적절한 시점의 개입, 그리고 포기하지 않는 의료진의 태도에서 생긴다고 생각합니다.
Q 오랫동안 의과대학 교수이시면서 교육 행정가로서 수많은 후학을 양성하셨습니다. 기술과 지식이 급변하는 현대 의학 시대에, 젊은 의사들과 제자들에게 박문일 동탄제일병원장 끊임없이 강조하셨던 ‘환자를 대하는 기본 태도’와 ‘의사의 사명’은 어떤 것이었는지요?
제가 제자들과 젊은 의사들에게 가장 강조했던 것은 지식보다 태도였습니다. 의학 지식은 계속 변합니다. 술기와 장비도 발전합니다. 그러나 환자를 대하는 기본 태도는 변하지 않아야 합니다.
의사는 환자의 병만 보는 사람이 아닙니다. 환자가 처한 두려움, 가족의 걱정, 앞으로의 삶까지 함께 보는 직업
입니다. 특히 산부인과 의사는 한 사람만 보는 것이 아니라 산모와 태아, 가족의 미래를 함께 책임지는 위치에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늘 '기술적으로 유능한 의사”'를 넘어 '결정적 순간에 책임을 회피하지 않는 의사'가 되어야 한다고 말해 왔습니다.
교육 행정가로 일할 때도 같은 생각이었습니다. 좋은 의과대학은 지식을 많이 주입하는 곳이 아니라, 젊은 의사에게 환자 앞에서 겸손해지는 법, 불확실성 속에서도 최선을 다해 판단하는 법, 그리고 생명 앞에서 책임지는 법을 가르치는 곳이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Q
오랜 대학병원 교수 생활을 마치시고 지금은 지역 거점 병원에서 임상 현장을 지키고 계십니다. 연구와 교육을 중심으로 하던 시절과 비교해, 현재 환자와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고위험 임신부를 치료하며 느끼시는 보람과 이전 교수생활을 하시던 때와의 차이점은 무엇인지요?
대학병원 교수 시절에는 연구, 교육, 고난도 진료가 중요한 축이었습니다.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고, 후학을 양성하고, 학문적으로 문제를 정리하는 보람이 컸었지요. 반면 현재 지역 거점 산부인과 병원에서는 환자와 훨씬 가까운 거리에서 만납니다. 산모가 처음 불안을 느끼는 순간부터, 임신을 유지하고, 출산을 하고, 아기를 안고 돌아가는 과정까지 더 직접적으로 함께하게 됩니다.
지역 병원의 중요한 역할은 '대학병원보다 작은 병원'이 아니라, 환자에게 더 빠르고 현실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현장이라는 점입니다. 특히 고위험 임신에서는 시간이 매우 중요합니다. 자궁경부가 짧아지거나 양막이 내려오는 상황처럼, 며칠 또는 몇 시간의 판단 차이가 결과를 바꾸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 순간에 환자를 가까이에서 보고, 즉시 판단하고,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습니다.
제가 지금도 임상 현장을 지키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아직도 도울 수 있는 산모와 아기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논문과 강의도 중요하지만, 눈앞의 환자에게 실제로 도움이 되는 순간만큼 의사에게 큰 보람은 없을 것입니다.
Q
현재 대한민국은 심각한 저출생 위기에 직면해 있으며, 분만 인프라 붕괴에 대한 우려도 큽니다. 단순한 출산 장려 구호를 넘어, 젊은 세대가 두려움 없이 출산할 수 있도록 만드는 ‘출산 환경의 혁명적 변화’를 위해 어떤 대책이 시급하다고 보시는지요?
저출생 문제는 단순히 '아이를 더 낳자'는 구호로 해결되지않습니다. 젊은 세대가 임신과 출산을 두려워하는 이유를 먼저 이해해야 합니다. 경제적 부담, 경력 단절, 육아 부담, 고위험 임신에 대한 불안, 분만 인프라의 약화가 모두 얽혀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출산 환경의 혁명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임산부가 안전하게 진료받을 수 있는 산과 인프라를 지켜야합니다. 분만 병원이 줄고, 고위험 임신을 볼 수 있는 의료진이 줄어드는 상황에서는 아무리 출산 장려 정책을 말해도 현실성이 없습니다.
둘째, 임신과 출산을 여성 개인의 희생으로만 떠넘기지 말아야 합니다. 배우자, 직장, 사회, 국가가 함께 책임지는 구조가 필요합니다. 임신한 여성이 직장에서 눈치를 보지 않고,진료와 휴식을 당연한 권리로 누릴 수 있어야 합니다.
셋째, 고위험 임신에 대한 조기 진단과 예방 중심의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문제가 심각해진 뒤에야 대응하는 방식으로는 산모와 태아를 충분히 보호하기 어렵습니다. 임신 초기부터 위험 요인을 평가하고, 필요한 경우 더 자주 관찰하며, 적절한 시점에 개입하는 체계가 마련되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리고 출산을 장려하려면 먼저 출산이 두렵지 않은 사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산모가 '내가 위험해져도, 내 아기가 위험해져도, 누군가는 끝까지 책임지고 도와줄 것'이라고 믿을 수 있어야 합니다. 저는 그것이야말로 지금 대한민국에 가장 필요한 출산 환경의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Q 대학을 떠나신 후에도 자궁경부무력증 및 응급 자궁경부봉합술(예: Double-level cerclage) 분야에서 독보적인 임상 성과를 거두고 계시다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특히 이를 단순한 개원가 진료에 멈추지 않고, 국내 최고 수준의 수술 경험을 국제 학술지에 지속적으로 발표하시며 하나의 ‘정밀한 수술 과학’으로 정립해 가시는 이유와 그 보람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대학을 떠난 뒤에도 제가 계속 임상 현장에 있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아직도 자궁경부무력증과 고위험 임신으로 아이를 잃을 위험에 놓인 산모들이 있고, 그분들에게 실제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이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자궁경부 무력증은 임신 중 비교적 조용히 진행되다가, 어느 순간 자궁 경부가 급격히 짧아지거나 열리고, 심한 경우 양막이 질 안으로 내려오는 응급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단순히 검사 수치나 교과서적 기준만으로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산모의 상태를 빠르게 읽어내는 경험, 수술 가능성을 판단하는 능력, 그리고 결정적 순간에 책임 있게 개입하는 태도가 매우 중요합니다.
현재 제가 가장 집중하고 있는 분야는 자궁경부무력증 진료, 응급 자궁경부봉합술, 고위험 임신 관리입니다. 이 분야는 제가 오랫동안 임상과 연구를 함께 해 온 영역이며, 특히 응급 자궁경부봉합술에서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경험을 축적해 온 분야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응급수술은 이미 자궁경부가 열리고 양막이 내려온 상태에서 시행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일반적인 예방적 자궁경부봉합술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수술입니다. 양막을 어떻게 안전하게 밀어 올릴 것인지, 남아 있는 자궁경부 조직이 봉합을 견딜 수 있는지, 감염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지, 수술을 시도할 때 얻을 수 있는 이득과 위험은 무엇인지 등을 매우 짧은 시간 안에 판단해야 하는 것이지요.
제가 특히 보람을 느끼는 것은, 다른 병원에서 “수술이 어렵다”거나 “임신 유지가 힘들 수 있다”고 들은 산모들이 찾아와서, 세밀한 평가와 적절한 수술적 판단을 통해 임신을 더 유지하고 건강한 아기를 만나는 경우입니다. 물론 모든 경우에 좋은 결과를 보장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저는 고위험 임신에서 중요한 것은 쉽게 포기하지 않는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무리한 치료를 하자는 뜻이 아니라, 정말 가능한 방법이 있는지 끝까지 정확히 살펴보고, 필요한 경우 책임 있게 행동해야 한다는 뜻이지요.
자궁경부무력증, 특히 응급수술 분야에서 제가 오랫동안 강조해 온 것은 자궁경부봉합술이 모두 같은 수술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같은 '응급 자궁경부봉합술'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더라도, 실제 수술 현장은 환자마다 전혀 다릅니다. 자궁경부가 얼마나 열렸는지, 양막이 얼마나 내려왔는지, 양막을 다시 밀어 올릴 수 있는지, 남아 있는 자궁경부 조직이 충분한지, 감염 소견이 있는지, 봉합을 어느 위치에 몇 개 놓을 수 있는지에 따라 수술의 난이도와 예후가 크게 달라집니다. 저는 이러한 차이를 단순한 개인 경험으로만 남기지 않고, 체계적인 개념과 분류로 정리하려고 노력해 왔습니다.
특히 제가 오래전부터 시행해 온 double-level cerclage, 즉 서로 다른 높이에 봉합을 배치하여 자궁경부를 보다 입체적으로 지지하는 수술 개념은 제 임상 경험의 중요한 축이지요. 과거에는 자궁경부봉합술을 단순히 한 번 묶는 수술로 이해하는 경향이 강했지만, 실제 응급 상황에서는 봉합의 높이, 순서, 개수, 양막의 상태, 남아 있는 자궁경부 조직의 형태가 모두 중요합니다. 저는 이러한 수술적 차이를 국제 학술계에 알리고, 자궁경부무력증 치료를 보다 정밀한 수술 과학의 영역으로 발전시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요즘에도 이 분야의 경험과 개념을 여러 국제 학술지에 계속 발표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지역병원이라고
하면 진료 중심으로 이해되지만, 저는 임상 현장에서 얻은 경험이야말로 중요한 학문적 질문을 만들어낸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자궁경부무력증과 응급 자궁경부봉합술은 대규모 통계나 기존 가이드라인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습니다. 실제 수술장에서 마주하는 복잡한 상황, 환자별 차이, 술기적 판단, 수술자의 경험이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현재 제가 하고 있는 일은 단순히 한 병원에서 환자를 보는 일에 그치지 않습니다. 국내 지역 의료기관들에서 축적된 고난도 임상 경험을 국제 학술 언어로 정리하고, 세계 산과학계에 새로운 문제의식을 제시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자궁경부무력증과 응급 자궁경부봉합술 분야에서 한국의 임상 경험이 결코 주변적인 경험이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중요한 참고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저는 지금도 진료실과 수술실에서 산모들을 만나고, 동시에 그 경험을 논문과 학술적 개념으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대학병원 교수 시절에는 교육과 연구의 보람이 컸다면, 지금은 실제 임상 현장에서 산모와 아기를 지키는 일과, 그 경험을 세계 학계에 전달하는 일이 함께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큰 보람을 느낍니다.
앞으로도 저는 자궁경부무력증, 응급 자궁경부봉합술, 고위험 임신 관리 분야에서 더 많은 산모와 아기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동시에 이 분야가 단순한 경험적 진료를 넘어, 보다 정밀한 판단 기준과 수술 전략을 갖춘 전문 영역으로 발전하는 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그것이 지금 제가 현장에서 일하는 가장 큰 이유이자 보람입니다.
(정리 김성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