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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과 치료 결합 `테라노스틱스' 핵의학이 바꾸는 암 치료의 패러다임

방사성리간드 치료' 전립선암과 신경내분비종양 의 중요한 치료 옵션으로 자리 잡아
"영상으로 종양의 특성을 확인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가장 적합한 치료 선택이 핵심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핵의학과 하승균 교수

핵의학은 오랫동안 질병을 진단하는 분야로 알려져 왔다. PET과 SPECT 같은 분자영상 검사는 암이나 신경계 질환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 효과를 평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최근에는 이러한 영상기술을 바탕으로 치료까지 연결하는 '테라노스틱스(Theranostics)'가 새로운 정밀의료 패러다임으로 자리잡고 있다.

 

테라노스틱스는 치료(Therapy)와 진단(Diagnostics)을 결합한 개념이다. 먼저 PET 등 분자영상 검사를 통해 종양이 특정 분자 표적을 충분히 발현하는지 확인하고, 치료가 적합한 환자를 선별한다. 이후 동일한 표적을 인식하는 방사성의약품을 이용해 치료를 시행한다. 다시 말해, 영상검사가 단순히 병을 진단하는 데 그치지 않고 치료 여부를 결정하고 치료 반응을 평가하는 과정까지 이어지는 것이다.

 

▲서울성모병원 핵의학과 하승균 교수

 

이러한 접근은 최근 정밀의료가 추구하는 '적절한 환자에게 적절한 치료를 제공하는 것'과도 맞닿아 있다. 같은 암이라도 환자마다 종양의 생물학적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치료 전에 표적 발현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테라노스틱스가 가장 먼저 임상적 성공을 거둔 분야는 신경내분비종양이다. 글로벌 3상 NETTER-1 연구를 통해 Lu-177 DOTATATE 치료가 질병 진행을 유의하게 지연시키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방사성리간드 치료는 신경내분비종양의 중요한 치료 옵션으로 자리 잡았다.

 

이후 이러한 치료 전략은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으로 확대됐다. 전립선암에서는 PSMA PET을 이용해 종양의 PSMA 발현 여부를 확인한 뒤 Lu-177 기반 PSMA 방사성리간드 치료를 시행한다. 글로벌 3상 VISION 연구에서는 이러한 치료가 기존 표준치료에 비해 생존지표를 유의하게 개선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최근 국제적으로는 방사성리간드 치료를 기존의 후기 치료 단계뿐 아니라 보다 이른 치료 단계에서도 적용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또한 전립선암과 신경내분비종양 외의 다양한 암종으로 치료 대상을 확대하기 위한 임상연구도 이어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향후 충분한 임상 근거와 제도적 기반이 마련된다면 이러한 변화가 점진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지만, 현재는 허가된 적응증에 따라 치료가 시행되고 있다.

 

방사성리간드 치료가 확대될수록 치료 효과를 가장 잘 기대할 수 있는 환자를 선별하는 과정도 중요해지고 있다. 치료 전 분자영상 평가뿐 아니라 치료 후 반응과 부작용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핵의학과를 중심으로 종양내과·영상의학과·외과 등이 함께 참여하는 다학제 진료의 역할도 더욱 커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방사성리간드 치료에 대한 임상연구와 치료 인프라 구축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향후 국내 연구 결과가 축적되면 치료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근거가 더욱 강화되고, 국내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도 점차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성모병원 핵의학과 하승균 교수는 "테라노스틱스의 가장 큰 의미는 진단과 치료를 하나의 과정으로 연결한다는 데 있다"며 "영상으로 종양의 특성을 확인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가장 적합한 치료를 선택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새로운 치료법 자체뿐 아니라 어떤 환자가 가장 큰 치료 효과를 얻을 수 있는지를 정확히 판단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며 "충분한 임상 근거와 다학제 진료 체계가 함께 발전할 때 테라노스틱스의 가치도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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