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학교(총장 유지범)는 바이오메카트로닉스학과 박진성 교수 연구팀이 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두경부외과 류광희 교수 연구팀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머리 수술이나 외상 뒤 발생할 수 있는 ‘뇌척수액 누출’을 빠르고 정밀하게 진단하는 고감도 전기화학 바이오센서를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연구팀은 단백질 겉면에 붙은 ‘당’의 아주 미세한 차이를 효소로 감지해 전기 신호로 바꿔 읽어내는 독창적인 진단 플랫폼을 구축했다.
뇌와 척수를 감싸며 충격을 흡수해 주는 맑은 액체인 ‘뇌척수액’은 머리를 심하게 다치거나 뇌 수술을 받은 뒤 두개골 틈으로 새어 나와 코나 귀로 흘러내릴 수 있다. 누출을 방치하면 뇌수막염 같은 치명적인 감염으로 이어져 빠른 확인이 필수적이다. 이때 진단 기준이 되는 핵심 물질이 ‘β₂-트랜스페린’이라는 단백질이다. 이 단백질은 혈액 속 일반 트랜스페린과 몸체는 꼭 닮았지만, 꼬리 끝에 달린 ‘시알산’이라는 특정 당이 떨어져 나간 형태를 띤다.
▲(위) 제1저자 성균관대 김치현 박사, 조원준 박사과정, 장다영 석사
(아래) 교신저자 삼성서울병원 류광희 교수, 성균관대 박주형 박사, 박진성 교수
기존의 면역 검사법은 단백질 전체 모양만 인식하다 보니, 정상 단백질과 당이 일부 빠진 단백질을 뚜렷하게 구별해 내지 못했다. 정밀 분석 장비는 검사에 수 시간 이상이 걸리고 다루기 까다로워 수술실이나 응급실 현장에서 곧바로 쓰기 어려웠다. 공동 연구팀은 이에 착안해 단백질 자체가 아니라 ‘당이 빠져나간 빈자리’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특정 효소(α-2,3-시알릴전달효소)가 노출된 빈자리에만 찾아가 새로운 당을 채워 넣도록 유도하고, 이 반응을 전기 신호로 증폭시켰다. 정상 단백질에는 자리가 꽉 차 효소가 반응하지 않지만, 누출 단백질에는 효소가 빈자리를 찾아 달라붙어 신호를 내뿜는 원리다.
여기에 미세한 신호도 크게 잡아내는 ‘금 나노구조 전극’ 기술을 접목해 센서(ESGNS)의 성능을 극대화했다. 개발된 센서는 피나 체액 같은 복잡한 환경에서도 표적 물질을 0.135 μg/mL 수준의 극미량까지 정확히 찾아냈다. 특히 실제 환자의 뇌척수액 시료를 검증한 결과, 기존 정밀 분석법과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면서(R²=0.912) 검사 시간을 95분 이내로 대폭 줄였다. 또한 손바닥만 한 소형 휴대용 측정기와의 결합 실험에도 성공해 침상 옆에서 즉시 결과를 확인하는 현장 진단 가능성을 입증했다.
박진성 교수는 “단백질 표면의 미세한 당 구조 차이를 효소 반응으로 선택적으로 찾아내 전기 신호로 정밀하게 읽어낸 것이 이번 연구의 핵심”이라며 “추가 임상 검증을 거쳐 응급 현장용 신속 진단기기로 발전시키는 것은 물론, 단백질 당화 변화와 관련된 다양한 난치성 질환 진단 플랫폼으로 영역을 넓혀 나가겠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중견연구사업,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세종과학펠로우십), 보건복지부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그림1〕효소 반응 기반 고감도 바이오센서(ESGNS)의 작동 원리 모식도 (AI 기반 재구성)

◆그림2〕효소 반응 기반 고감도 바이오센서(ESGNS)의 작동 원리 모식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