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에서 간은 ‘생명 유지 공장’이라 불릴 만큼 다양한 기능을 수행한다. 섭취한 영양소를 에너지로 전환하고, 독성 물질을 해독하며, 혈액 응고와 면역 기능까지 담당한다. 하지만 이런 중요한 역할과 달리 간은 손상이 상당히 진행될 때까지 특별한 증상을 드러내지 않는 침묵의 장기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간에 발생하는 암 역시 조기 발견이 쉽지 않아 여전히 예후가 나쁜 암 중 하나로 꼽힌다.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간암의 사망률은 11.7%로, 폐암에 이어 2위를 차지한다. 5년 생존율은 39.4%로 전체 암 평균(72.9%)에 비해 현저히 낮다. 치료 기술이 꾸준히 발전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발견 시점이 예후를 결정짓는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한다. 간암은 간세포에서 발생하는 원발성 간암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초기에는 특별한 통증이나 불편감이 거의 없어 건강검진이나 정기 추적검사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증상이 나타날 정도로 진행되면 복부 팽만, 체중 감소, 황달, 복수 등이 동반될 수 있고, 이 시기에는 치료 선택지가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이순규 교수 이순규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간은
최근 고령화 사회로 60대 이상 고령층 유방암 환자들이 증가하고 있어 경각심이 필요하다. 가천대 길병원(병원장 김우경) 외과 김윤영 교수는 우리나라 여성에게 가장 흔한 암인 유방암은 환자가 매우 증가하고 있어 65세 이상 고령이라면 반드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유방암 환자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절대적인 환자수 증가 못지 않게 식습관과 생활양식의 서구화로 유방암 발생 패턴 역시 변화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매년 3만 5천 명의 유방암 환자가 새롭게 발생하고 있다. 실제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 2021년 기준 50~60대의 유방암 환자가 전체 60.8%를 차지했다. ▲가천대 길병원 외과 김윤영 교수 무엇보다 신규 암환자의 경우 절반 이상이 65세 이상 환자였다. 국가암통계 자료에 따르면 2023년 신규 암환자의 경우 65세 이상 환자가 50.4%를 차지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 역시 식습관과 생활양식의 변화로 유방암 발생 패턴이 서구화되고 있다”며 “건강한 생활습관도 중요하지만 조기 발견을 위한 정기검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행히 유방암은 조기에 발견할 경우 치료 성적이 매우 좋은 암이다. 초기 단계에서 발견되면 장기
가슴이 갑자기 두근거리거나 맥박이 불규칙하게 느껴지는 증상이 반복된다면 단순 피로나 스트레스로만 넘겨서는 안 된다. 심장의 전기 신호 이상으로 심장 박동이 비정상적으로 변하는 ‘부정맥’의 신호일 수 있어서다. 부정맥은 심장이 너무 빠르게 뛰거나 느리게 뛰고, 혹은 불규칙하게 뛰는 질환으로, 종류에 따라 뇌졸중이나 급성 심장마비 같은 심각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어지럼증, 실신, 호흡곤란 등이 동반된다면 정확한 진단을 통해 심장 리듬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심장혈관내과 최윤영 교수와 함께 부정맥의 증상과 진단, 치료법에 대해 알아본다. 부정맥, 심장 전기 신호 이상으로 발생 부정맥은 심장의 전기 신호를 만들고 전달하는 체계에 문제가 생기면서 발생한다. 정상적인 심장은 일정한 전기 신호에 따라 규칙적으로 뛰지만, 신호가 비정상적으로 만들어지거나 전달되면 맥박이 빨라지거나 느려지고, 불규칙하게 변할 수 있다. ▲ 최윤영 교수, 외래진료 사진 부정맥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심장이 정상보다 빠르게 뛰는 ‘빈맥’은 갑작스러운 두근거림이나 가슴이 뛰는 느낌으로 나타날 수 있다. 반대로 심장이 너무 느리게 뛰는 ‘서맥’은 어지럼증,
배가 자주 아프거나 설사가 반복되면 흔히 단순 장염이나 과민성대장증후군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복통·설사에 체중 감소나 혈변이 동반되고, 특별한 원인 없이 증상이 3개월 이상 지속된다면 단순 장 트러블로 넘겨서는 안 된다. 염증성 장질환은 초기 증상이 흔한 장 질환과 비슷해 진단이 늦어질 수 있지만, 방치할 경우 장 손상이나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 진단과 적극적인 치료가 중요하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차재명 교수와 함께 염증성 장질환의 초기 증상과 치료법에 대해 알아본다. 식생활 서구화와 진단기술 발전으로 환자 증가 염증성 장질환은 장에 원인 불명의 만성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크론병과 궤양성대장염이 대표적이다. 과거에는 서구에서 흔한 질환으로 알려졌지만, 국내에서도 환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궤양성대장염 및 크론병 환자 수는 2020년 7만 3,598명에서 2024년 9만 6,760명으로 증가했으며, 최근 5년간 환자 수 연평균 증감률은 7.1%로 나타났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차재명 교수 환자 증가의 배경으로는 식생활 서구화와 생활환경 변화, 면역체계 이상 등이 꼽힌다. 여기에 질환에 대
피부에 생긴 검은 점을 단순한 '점'으로 여기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기존 점의 크기가 커지거나 색이 불균일해지고, 경계가 흐려지는 변화가 나타난다면 악성 피부암인 '흑색종'을 의심해야 한다. 특히 여름철에는 자외선 노출이 많아지는 만큼 피부 변화에 더욱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흑색종은 피부색을 만드는 멜라닌세포가 악성화되며 발생하는 피부암이다. 피부암 중에서는 비교적 드물지만, 악성도가 높고 전이 속도가 빨라 위험한 암으로 꼽힌다. 병기가 높지 않더라도 국소 및 원격 림프절이나 폐, 간, 뇌 등 다른 장기로 퍼질 수 있으며 병기가 높아질수록 위험이 크게 증가하므로 조기 발견과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국내 흑색종 환자 수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보건복지부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국내 악성 흑색종 환자는 2020년 640명에서 2023년 713명으로 증가했으며, 2023년에는 전체 암의 0.2%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양인에게서는 손바닥, 발바닥, 손발톱 아래 같은 말단 부위에 발생하는 ‘말단 흑색종’ 형태가 흔하다. 자외선 노출 부위에 주로 발생하는 서양권 흑색종과 달리, 한국인에게서는 평소 잘 관찰하지
결핵은 흔히 ‘못 먹고 못 살던 시대의 병’, 이른바 후진국병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지만, 이는 현재 국내 상황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인식이다. 가천대 길병원(병원장 김우경) 감염내과 박윤선 교수는 우리나라 역시 과거 ‘결핵왕국’이라 불릴 정도로 높은 유병률을 보였던 배경을 가지고 있었고, 발생률이 감소했지만, 여전히 높은 결핵 발생률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결핵은 여전히 전 세계적으로 매년 수백만 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약 200만 명이 사망하는 주요 감염병이다. 우리나라는 과거 국가적인 결핵관리사업과 경제 수준의 향상으로 발생률이 감소하긴 했지만,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는 높은 수준의 결핵 발생률을 보인다.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박윤선 교수 또 지난 5년간(2020~2024년) 신규 환자가 8만 명을 넘기는 현실은 결핵이 더 이상 과거의 질환이 아니라 현재도 우리 사회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감염병임을 보여준다. 국내 결핵 환자는 과거보다 많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우리 주변에서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질환이며, 특히 면역력이 약한 고령층이나 만성질환 환자에서는 발병 위험이 커 각별한 주의가 필
위고비와 마운자로는 식후 우리 몸에서 분비되는 장 호르몬을 모방한 약물이다. 위고비는 GLP-1 단일 수용체에 작용하며, 마운자로는 GLP-1과 GIP 두 가지 수용체에 동시에 작용한다. 이들 호르몬은 뇌의 시상하부에 영향을 미쳐 포만감을 높이고 식욕을 억제한다. 또한 위에서 음식물이 배출되는 속도를 늦춰 적은 양을 섭취해도 오랜 시간 포만감을 유지하도록 돕는다. 다만 GLP-1 계열 약물을 사용하는 환자군에서 급성 췌장염이나 담낭 질환 발생률이 다소 높게 보고되면서 주의가 필요하다. 약물 자체가 직접적으로 췌장염을 유발한다는 명확한 인과관계 근거는 아직 부족하지만 약물의 효과로 인해 식사량이 대폭 줄어들고, 단기간에 체중이 너무 급격하게 빠지는 과정에서 췌장염을 유발할 수 있는 간접적인 환경이 조성되기 때문이다. ▲순천향대학교서울병원 위장관외과 김상현 교수 특히 일주일에 1.5kg 이상 체중이 급격히 감소할 경우 간에서는 담즙으로 콜레스테롤을 다량 분비하게 된다. 그러나 약물 영향과 감소한 식사량으로 인해 담낭 운동이 둔화되면 담즙이 원활하게 배출되지 못하고 내부에 정체된다. 이 과정에서 콜레스테롤 찌꺼기가 뭉쳐 담석이 형성될 수 있다. 이후 담석이 담낭을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혈뇨는 많은 이들이 단순한 방광염이나 요로감염으로 여기고 가볍게 지나치기 쉽다. 그러나 혈뇨는 신장, 요관, 방광 등 비뇨기계 전반에 걸친 다양한 질환의 신호일 수 있으며, 그 가운데 간과해서는 안 될 질환이 바로 요관암이다. 요관암은 상부요로상피암의 한 종류로, 요관 내부를 덮고 있는 요로상피세포에서 발생하는 악성종양이다. 전체 비뇨기암 가운데 발생 빈도는 높지 않지만, 방광암과 유사한 특성을 가지고 있어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중요하다. 요관암의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통증 없이 나타나는 혈뇨다. 육안으로 소변이 붉게 보이는 경우도 있고, 소변 검사에서만 적혈구가 검출되는 미세 혈뇨로 발견되기도 한다. ▲순천향대서울병원 비뇨의학과 이현영 교수 통증이 없다는 이유로 일시적인 현상으로 오인하거나 방치하다 진단이 늦어지는 사례가 적지 않다. 암이 진행되면 옆구리 통증이나 복부 불편감이 나타날 수 있다. 종양이 요관을 막아 소변 배출이 원활하지 않으면 신장이 붓는 수신증이 발생하고, 이에 따라 통증이 생길 수 있다. 일부 환자에서는 체중 감소, 식욕 저하, 전신 쇠약감 등의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혈뇨가 발생하면 단순 소변검사만으로
걸을 때마다 종아리나 허벅지가 아파 자주 쉬어야 한다면 단순 근육통이나 허리 문제로만 넘겨서는 안 된다. 다리로 가는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히는 ‘말초동맥질환’의 신호일 수 있어서다. 말초동맥질환은 초기에는 증상이 뚜렷하지 않지만, 병이 진행되면 다리 통증과 발 시림, 상처 치유 지연이 나타나고 심한 경우 궤양·괴사로 이어져 절단 위험까지 높아질 수 있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혈관외과 조성신 교수와 함께 말초동맥질환의 증상과 치료법, 다리 절단을 예방하기 위한 관리법에 대해 알아본다. 다리로 가는 ‘혈액 공급 도로’가 막히는 질환 말초혈관질환은 심장과 뇌를 제외한 팔·다리 등 말초 혈관에 문제가 발생하는 질환이다. 대표적으로 다리로 가는 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히는 말초동맥질환이 있다. 동맥은 산소와 영양분이 풍부한 혈액을 조직으로 보내는 통로인데, 이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히면 다리 근육과 피부, 발가락까지 충분한 혈액이 공급되지 않는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혈관외과 조성신 교수 강동경희대학교병원 혈관외과 조성신 교수는 “쉽게 말해 다리로 가는 ‘혈액 공급 도로’가 막히는 병”이라며 “단순히 다리가 아픈 질환이 아니라,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면 상처가 낫지 않거나
평소에는 괜찮다가 계단을 오르거나 빨리 걸을 때 유난히 숨이 차고 가슴이 답답하며, 쉽게 피로해지거나 어지럼증과 실신이 지속된다면 단순 체력 저하가 아닌 희귀난치질환 ‘폐동맥고혈압’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폐동맥고혈압은 심장에서 폐로 혈액을 보내는 폐동맥의 압력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질환이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심장내과 문인기 교수는 “폐동맥고혈압은 드물게 발생하는 진행성 희귀난치질환이다.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5년 생존율이 50% 내외에 그칠 정도로 치명적인 질환”이라고 설명했다. 폐동맥의 미세혈관이 좁아지고 두꺼워지면 혈액이 원활하게 흐르지 못하고, 이에 따라 우심실에 과도한 부담이 가해진다. 치료하지 않으면 우심실 기능이 점차 떨어져 우심부전으로 진행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말하는 ‘고혈압’이 전신 동맥의 압력 상승을 의미한다면, 폐동맥고혈압은 폐로 가는 혈관에 국한된 별개의 질환으로 진단과 치료 접근이 다르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심장내과 문인기 교수 폐동맥고혈압 환자의 약 80%가 여성이며, 평균 발병 연령은 40대 후반이다. 특히 루푸스, 전신경화증 등 자가면역질환이 있거나 선천성 심장질환, 가족력, 만성 간질환, HIV 감염, 폐색전증
콩팥은 혈액 속 노폐물과 과잉 수분을 걸러내고 소듐, 포타슘 등 전해질과 산-염기 균형을 조절하는 우리 몸의 '정수기이자 조절 장치'다. 또한 혈압 조절, 조혈 호르몬 생성, 비타민 D 활성화에도 깊이 관여한다. 따라서 콩팥 기능이 떨어지면 투석이나 신장이식이 필요한 말기콩팥병뿐만 아니라 심근경색, 심부전, 뇌졸중 등 치명적인 심혈관질환 위험까지 함께 높아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만성콩팥병은 콩팥의 구조적 또는 기능적 이상이 3개월 이상 지속되는 상태를 말한다. 구체적으로는 사구체여과율(GFR)이 60mL/min/1.73m2 미만으로 감소한 상태가 지속되거나, 단백뇨·혈뇨 등 소변 검사 이상, 혹은 영상학적 이상 등 콩팥 손상의 명확한 증거가 있을 때 진단한다. 박거늘 교수는 "만성콩팥병은 상당히 진행될 때까지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며 "증상을 느껴 병원을 찾았을 때는 이미 콩팥 기능이 많이 저하된 상태인 경우가 적지 않으므로, 고위험군은 정기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신장내과 박거늘 교수 2022년 기준 우리나라 성인의 만성콩팥병 유병률은 약 7.6%에 달한다. 최근 고혈압과
자가면역이 중추신경을 공격해 젊은 나이에도 전신 마비나 실명 등 심각한 영구 장애를 남길 수 있는 다발성경화증은 초기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난 30일 ‘세계 다발성경화증의 날’을 맞아 경희대병원 신경과 오성일 교수의 자문을 통해 다발성경화증에 대해 알아본다. 증상 다양한 ‘다발성경화증’, 자각 없이 뇌 손상 일으켜 다발성경화증(Multiple Sclerosis, MS)은 우리 몸의 면역계가 중추신경계인 뇌, 척수, 시신경을 스스로 공격해 염증과 손상을 일으키는 만성 신경면역질환이다. 주로 젊은 연령층에서 발병하고 시각장애, 감각 이상, 근력 저하, 보행장애, 피로, 배뇨장애 등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난다. ▲경희대병원 신경과 오성일 교수 경희대병원 신경과 오성일 교수(대한신경면역학회 정책이사)는 “올해 세계 다발성경화증의 날 주제가 ‘나의 진단(My MS Diagnosis)’일 정도로 이 병은 초기 증상이 다양해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증상의 완화와 재발이 반복되기 때문에 단순 피로나 일시적인 현상으로 오해하기 쉽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눈에 보이는 증상이 일시적으로 좋아졌다고 해서 병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환자가 자각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