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중음성유방암’, 면역항암 치료 결과 조기 선별 생체지표 발견

  • 등록 2025.10.22 10: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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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항암 첫 주 혈액검사로 조절T세포 관찰하면 조기에 치료 반응 낮은 환자 선별 가능
면역항암 병용요법 1주차부터 효과 없던 환자 삼중음성유방암에서 조절 T세포의 증식 두드러져
분당서울대학교병원–KAIST 공동 연구팀

난치성 유방암으로 꼽히는 삼중음성유방암에서 면역항암치료 효과가 낮은 환자들을 조기에 선별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생체지표)가 발견됐다. 이를 통해 환자들이 자신과 맞지 않는 항암치료에 시간과 체력을 허비하지 않고, 더 적합한 치료 전략으로 빠르게 전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분당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서경진·김지현 교수, 방사선종양학과 전승혁 교수 , KAIST 의과학대학원 신의철 교수 공동 연구팀은 진행성 삼중음성유방암 환자의 면역항암치료 초기에 혈액검사로 면역세포(조절 T세포)의 변화를 관찰하면 치료 반응이 떨어지는 환자를 조기에 찾을 수 있다고 밝혔다.

 

▲ 서 경진 교수(왼쪽) 전 승혁 교수

 

삼중음성유방암은 △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 △HER2 단백질에 대한 수용체가 음성인(triple-negative, 삼중음성) 유방암의 세부 유형이다. 상대생존율이 약 70%에 불과해 일반적인 유방암(생존율 약 95%)보다 예후가 크게 떨어지며, 전체 유방암의 약 15%를 차지한다. 국내 환자는 연간 4천 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삼중음성유방암은 진행이 빠르고 수술 후 재발·전이도 잦아 항암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일반적인 유방암에 쓰이는 표적항암제가 듣지 않아 부작용이 큰 세포독성항암제에 의존해야 한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면역세포를 통해 암세포를 공격하게 하는 ‘면역항암제’가 삼중음성유방암 치료의 돌파구로 주목받고 있다.

 

문제는 면역항암제 치료 효과의 개인차가 크다는 점이다. 수개월 치료 끝에야 반응이 미미하다는 사실이 확인되는 경우가 있어, 환자가 중요한 치료 시기를 놓칠 위험이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진행성 유방암에 대한 PD-1 기반 면역항암요법 초기 단계에서 결과를 미리 예측할 수 있는 지표를 개발하고자 니볼루맙·에리불린 병용요법 임상시험에 참여한 환자 65명의 혈액 속 면역세포 변화를 관찰하는 연구를 수행했다.

 

그 결과, 면역항암 치료 효과가 거의 없었던 환자들은 치료 1주차부터 면역 반응을 억제하는 ‘조절 T세포’가 빠르게 증식하는 양상을 보였으며, 특히 삼중음성유방암에서 종양특이성과 연관된 조절 T세포의 증식이 두드러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즉, 면역세포가 암을 파괴하도록 하는 면역항암제의 기전에 저항하는 반응이 치료 초기부터 혈액검사 결과로 나타난 것이다.

 

반면 치료 1주차에 조절 T세포 증가가 관찰되지 않은 환자는 이후에 종양이 줄어드는 반응을 보였는데, 이에 따라 치료 효과가 낮을 것으로 예상되는 환자를 조기에 선별해 빠르게 다른 치료 전략으로 전환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서경진 교수는 “삼중음성유방암은 공격성이 매우 높은 난치성 유방암으로, 자신에게 맞는 치료법을 빨리 찾는 것이 예후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이번 연구는 간단한 혈액검사로 면역항암 치료 반응을 조기에 예측할 수 있는 지표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환자 맞춤형 치료 전략을 수립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분당서울대병원이 주도하고 대한항암요법연구회 유방암 분과가 수행한 다기관 임상시험 ‘코넬리아(KORNELIA) 연구’의 결과로, 미국 암학회 공식 학술지 ‘클리니컬 캔서 리서치’(Clinical Cancer Research, IF 10.2)에 게재됐으며,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 ‘한국을 빛낸 사람들’ 우수 논문에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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