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나름대로 꿈꾸는 ‘데이터가 생명을 구하는 미래’는 데이터가 단순히 저장되고 분석되는 데 그치지 않고, 질병을 더 일찍 알아보고 더 현명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는 사회입니다. 국민의 참여로 축적된 데이터가 의료 혁신의 토대가 되어, 건강한 삶을 지키는 데 실질적인 힘이 되는 것이 이 사업이 지향하는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정부 4개 부처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국가통합바이오 빅데이터구축사업단을 맡아 다가오는 AI시대의 근간인 통합바이오빅데이터 구축을 위해 전념하고 있는 백롱민 사업단장의 말이다.
백롱민 단장은 서울의대를 졸업한 후 서울의대 성형외과학 교수로서 분당서울대학병원 부원장을 거쳐 병원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건강보험 디지털의료전문평가위원장과 스마트헬스표준포럼회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이렇듯 성형외과 전문의로서 의료정보학 및 빅데이터 분야의 권위자인 백롱민 단장으로부터 자신이 단장을 맡고 있는 국가통합바이오빅데이터구축사업단이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Q 국가통합바이오빅데이터구축사업은 100만 명 규모의 바이오 빅데이터를 구축하는,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든 매머드급 프로젝트라고 하던데요, 단장님께서 보시기에 이 사업이 대한민국 의료환경과 바이오산업에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주리라 보십니까?
말씀하신 대로 국가통합바이오빅데이터구축사업은 국민 100만 명의 바이오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축적하여 국가 차원의 핵심 자산 을 마련하는 사업이지요. 이 사업은 단순한 연구 프로젝트를 넘어, 대한민국 의료 환경 전반의 패러다임을 치료 중심에서 예방과 맞춤형 미래의료로 전환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사업 초기 단계부터 무거운 책임감과 함께 기대를 하면서 주어진 업무에 임하고 있습니다. 오는 2028년까지 1단계로 운영하며 77만, 그리고 2032년까지 2단계를 운영하여 100만을 달성하는 데 목표를 두고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 사업을 통해 임상 정보와 유전체 정보, 생활 속 건강 정보가통합된 대규모 데이터 기반이 구축되면, 질병의 발생 원인과 치료 반응을 보다 빠르고 정밀하게 이해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는 의료 혁신을 가속하는 동시에, 신약·의료기기·디지털 헬스 등 바이오산업 전반에 걸친 경쟁력을 높이는 핵심 기반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AI 기술을 활용한 진단과 연구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데, 이런 흐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할 수 있는 양질의 데이터일 것이라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우리나라도 AI라는 큰 흐름에 본격적으로 진입하고 있으며, 국가통합바이오빅데이터구축사업은 그 발전을 뒷받침하는 든든한 인프라, 다시 말해 앞으로의 혁신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줄 기반이 될 것입니다.
Q
빅데이터를 구축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을 듯합니다. 사업 내 데이터 관리 체계와 과정에 대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대규모 바이오 빅데이터를 구축하는 과정은 결코 단순하지 않기 때문에, 사업 초기 단계부터 데이터 관리 체계와 신뢰성을 가장 중요한 원칙으로 두고 추진하고 있습니다.
국가통합바이오빅데이터구축사업은 참여자의 충분한 동의를 바탕으로 수집된 바이오 데이터를 데이터뱅크와 바이오뱅크에서 각각의 특성에 맞게 관리하되, 필요한 경우에는 유기적으로 연계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지요. 수집된 데이터는 공통 표준에 따라 정제되고, 여러 단계의 품질 관리 과정을 거쳐 연구와 활용에 적합한 고품질 데이터로 구축이 됩니다. 이를 통해 그동안 국내에서는 확보하기 어려웠던, 대규모 통합 바이오 빅데이터가 체계적으로 마련되고 있는 것이지요.
또한 이 사업은 단순히 데이터를 모으는 데 그치지 않고, 추후 국가통합바이오빅데이터플랫폼(가제)을 통해 단계적으로 구축된 데이터를 학계와 산업계, 연구 현장 등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점진적으로 개방해 나갈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의료 혁신과 국민 건강 증진에 기여할 수 있는 연구자와 기업들이 더욱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가고자 하는 것입니다.
Q
이 사업의 엔진은 국민의 자발적인 참여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의 미래를 위해 사업에 참여하는 국민들에게 돌아올 혜택은 무엇이라고 보시는지요?
이 사업의 출발점이자 가장 중요한 동력은 말씀하신 것처럼 국민 여러분의 자발적인 참여라고 생각합니다. 국민의 소중한 참여가 미래의 가치로, 그리고 실제로 체감할 수있는 혜택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신뢰할 수 있는 양질의 빅데이터를 구축하고, 이를 의료와 연구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 아니겠습니까?
지금까지 의료는 주로 질병이 발생한 이후의 치료에 집중해 왔습니다. 그러나 개인의 유전적 특성과 건강 데이터를 바탕으로 질병 발생 가능성을 예측하고, 생활 습관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할 수 있다면 예방과 조기 관리의 기회는 훨씬 넓어질 수 있습니다. 이는 질병의 중증화 이전에 개입 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이고, 개인의 삶의 질을 향상하는 데에도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전 국민이 질병의 예방과 조기진단, 맞춤형 치료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변화의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바로 이 사업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에는 AI 기반 분석과 빅데이터 활용이 의료 분야 전반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어요. 유전체 정보와 임상 정보, 생활 습관 데이터가 통합적으로 분석이 되면 개인별 질병 발생 위험을 예측하고, 치료 반응에 따른 보다 더 정밀한 의료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질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주요 질환의 관리 수준을 높이고, 국민 건강수명 연장과 의료비 부담 완화로 이어질 것입니다.
이같은 미래의 출발점이 바로 국민 여러분의 참여입니다. 이 사업이 국민 한 분 한 분의 뜻과 신뢰를 바탕으로 추진되는 것이기에, 저희 모두는 그 의미를 늘 마음에 새기며 국민께 실질적인 가치로 되돌려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Q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도 앞으로의 미래 의료 혁신에 큰 자산이 되겠지만, 안전한 보관 체계를 갖추고 있는지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실 듯합니다. 현재 사업단이 데이터 보호를 위해 어떠한 체계를 갖추고 있는지 말씀해 주시지요.
국가통합바이오빅데이터구축사업은 데이터 구축과 활용만큼이나 데이터 보안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습니다. 현재 저희 사업단은 데이터뱅크를 중심으로 데이터의 수집부터 저장, 활용에 이르기까지 전 주기에 걸친 보안 관리 체계를 구축하여 운영하고 있지요. 참여자 관리 시스템과 향후 데이터 활용을 위한 플랫폼 역시 설계 단계부터 개인정보 보호를 충분히 고려해 체계적으로 마련하고 있고요. 많은 국민들께서 ‘개인을 특정할 수 있는 정보가 포함되는 것은 아닌지’를 가장 우려하시는 것 같습니다. 이 사업에서는 주민등록번호 같은 식별 정보는 수집하지 않으며, 사업 추진을 위한 각 업무 단계에서의 개인 식별이 원칙적으로 불가하도록 개인정보 보안 체계를 구축하여 운영하고 있지요.
수집된 데이터를 가지고 연구에 활용할 때에도 '개인정보 보호법' 및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에 따라 모든 데이터는 익명화 후 제공되기 때문에 개인 식별 가능성은 극히 낮을 것으로 예상은 됩니다만, 그래도 데이터 보안에 필요한 모든 기술적·제도적 장치를 갖추고 안전한 관리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Q
이 사업의 목표는 100만 명 데이터를 모으는 것을 넘어, 그렇게 모인 데이터가 잘 활용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이 더 중요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혹시 사업의 추진을 위해 보다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는 사례가 있는지요?
말씀하신 것처럼 이 사업의 목표는 단순히 100만 명의 데이터를 모으는 데서 그치지 않고, 축적된 데이터가
실제로 연구와 의료 혁신에 활용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있다고 봅니다. 이를 위해 사업단 내부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것인 만큼, 다양한 분야와의 긴밀한 협력이 반드시 필요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현재 저희 사업단은 참여자 모집과 데이터 활용 기반 조성을 위해 여러 관계 기관 및 단체와 지속적으로 협력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보건의료 분야 학회와의 교류를 통해 연구 현장의 의견을 경청하고, 앞으로의 바이오 빅데이터가 실질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연구자 중심의 환경을 조성하는 데 필요한 시사점을 공유받고 있습니다. 이런 협력은 단순한 형식적 연계를 넘어 사업의 방향성과 활용 가능성을 점검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리라고 봅니다.
또한 희귀·중증 질환 분야에서 데이터의 가치를 누구보다 절실하게 체감하고 있는 환자단체들과의 소통 역시 중요한 협력 사항입니다. 이분들과의 교류를 통해 바이오 빅데이터 구축이 갖는 사회적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기고 있으며, 앞으로 희귀·중증 질환 참여자 모집 과정에서도 함께 힘을 모아 가려고 합니다.
앞으로도 저희 사업단은 의료, 연구, 산업 등 바이오 빅데이터가 연결될 수 있는 다양한 분야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협력의 폭을 넓혀 나갈 것입니다. 많은 분들의 관심과 참여가 이런 환경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 줄 것이라고 저희들 모두는 기대하고 있습니다.
Q 영국의 'UK 바이오뱅크'나 미국의 'All of Us' 같은 선행 프로젝트들이 이미 그에 대한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후발주자인 한국이 이들을 추월할 수 있는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영국의 UK Biobank나 미국의 All of Us는 이미 세계적으로 의미 있는 성과를 축적해 온 대표적인 선행 사례입니다. 한국은 이들 사업과는 다른 제도적·환경적 강점을 바탕으로, 고유한 경쟁력을 만들어 갈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ICT 인프라와 높은 의료 접근성, 단일 건강보험 체계를 기반으로, 전 국민을 포괄하는 의료 이용 데이터가 장기간에 걸쳐 축적되는 구조입니다. 국민 대부분이 의료 시스템 안에서 진료받고, 그 과정에서 생성되는 정보가 연속적으로 관리된다는 점은 대규모 바이오 빅데이터를 구축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기반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비록 의료 데이터가 표준화되어 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국가 차원의 사업을 통해 공통 기준을 마련하고 데이터를 정제하고 연계해 나갈 수 있는 제도적 환경이 갖춰져 있다는 점에서 발전 가능성은 크다고 할 수 있겠지요.
이번 사업은 이같은 구조적 강점을 토대로, 임상 정보와 공공데이터, 개인의 생활 속 건강 데이터를 개인 중심으로 연계·고도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규모 확대가 아니라, 실제 연구와 의료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 환경을 만드는 데 초점을 둔 접근인 것이지요.
이같은 기반 위에서 저희 사업을 통해 구축된 데이터로 한국은 미래 의료 연구의 효율성과 신뢰도를 높이고, 글로벌 바이오 연구와 산업 생태계에서도 의미 있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Q
복지부, 과기부, 산업부, 질병청 등 4개 부처가 공동으로 이번 사업을 추진하는 거대 조직을 이끌고 계시는데, 이해관계가 복잡한 각 부처의 역량을 하나로 결집하기 위해, 분당서울대병원장 시절부터 견지해오신 단장님만의 어떤 ‘디지털 헬스케어 리더십'을 가지고 계신지요?
여러 부처가 함께 추진하는 대규모 국가사업에서는 어느 한 조직의 논리나 관점만으로는 좋은 성과를 내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분당서울대병원장으로 재직하면서, 그리고 그동안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협력해 오면서 늘 중요하게 여겨온 것은 바로 ‘신뢰’입니다.
디지털 헬스케어는 의료, 과학기술, 산업, 공공 정책이 동시에 맞물려야 하는 영역입니다. 따라서 각 부처가 가진 고유한 역할과 전문성을 존중하면서도, 궁극적으로는 국민 건강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방향을 정렬하는 것이 리더십의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가 주도하느냐' 보다는, 각자의 강점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연결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지 않겠나 하는 것이지요.
이를 위해 사업단을 운영하는데 있어서 특정 해법을 일방적으로 제시하기보다는, 충분한 논의와 합의를 통해 공통의 기준을 만들어가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디지털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지만, 공공의료와 국가 데이터는 신중함과 지속 가능성이 전제되어야 하기 때문이지요.
제가 이 사업단장을 맡으면서 제 스스로 다짐하고 있는 것은 단기간에 어떤 성과를 얻기보다는 장기적으로 신뢰받을 수 있는 데이터 기반을 만들어야 하며, 이를 위해선 각 부처 나름대로 가진 역량이 자연스럽게 결집될 수 있도록 조율하고 연결하는 역할에 보다 충실해야겠다는 것입니다.
앞으로도 기술의 가능성과 공공의 책임 사이에서 균형을 잃지 않는 디지털 헬스케어 리더십으로, 부처 간 협력과국민 신뢰를 함께 쌓아가는 사업을 만들어가겠습니다.
Q 이 사업이 성공적으로 안착한 후, 대한민국 국민이 일상에서 체감하게 될 '정밀 의료'의 모습은 지금과 어떤 점이 다를까요? 단장님께서 꿈꾸시는 '데이터가 생명을 구하는 미래'의 구체적인 모습을 그려주신다면 어떤 그림이 되겠는지요?
이 사업이 안착한 이후 국민이 체감하게 될 정밀 의료는, 양질의 의료 혜택을 보다 더 가깝고, 자연스럽게 느끼는 모습이 아닐까 하는 것입니다. 최근 AI 기술이 의료·바이오 분야 전반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지만, 기술의 속도만큼 중요한 것은 결국 '그것이 사람에게 어떤 가치를 돌려주느냐'일 것입니다. 저는 기술은 언제나 사람을 향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국가통합바이오빅데이터구축사업이 안정적으로 자리잡으면, 정밀 의료는 병원 안에서의 치료에 머무르지 않고 일상 속 건강 관리로 확장되겠지요. 개인의 유전체 정보와 진료 이력, 생활 습관과 같은 건강 관련 데이터가 축적·분석되면서, 질병이 발생한 이후 대응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건강 위험을 보다 이른 단계에서 인지하고 관리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질 것입니다. 자신의 건강 상태에 맞는 관리 방향을 참고하고, 생활 습관을 점검하는 데 도움받는 의료가 일상적으로 작동하게 되는 것입니다.
치료 과정에서도 적지 않은 변화가 일어나지 않을까요? 데이터 기반 분석을 통해 개인의 특성과 유사한 사례들을 참고함으로써, 치료 선택의 정확도를 높이고 불필요한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는 여지가 커집니다. 이는 치료 효과를 높이는 동시에 환자의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의료 환경을 발전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제 나름대로 꿈꾸는 ‘데이터가 생명을 구하는 미래’는 데이터가 단순히 저장되고 분석되는 데 그치지 않고, 질병을 더 일찍 알아보고 더 현명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는 사회입니다. 국민의 참여로 축적된 데이터가 의료 혁신의 토대가 되어, 건강한 삶을 지키는 데 실질적인 힘이 되는 것이 이 사업이 지향하는 궁극적인 모습입니다.
앞으로 이 사업을 통해 다가올 미래 의료의 변화와 더높은 수준의 건강 증진 환경에 대한 국민 여러분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저희 사업단 모두는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정리 김성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