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를 통해 익숙해진 mRNA 백신은 개발 속도가 빠르고 효과가 좋아 차세대 백신으로 손꼽히고 있다.
그러나 충분한 면역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비교적 많은 양을 투여해야 하며, 용량이 증가할수록 발열이나 통증과 같은 부작용이 커질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원장 권석윤, 이하 생명연) 핵산치료제연구센터 차현주 박사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적은 용량으로도 높은 면역 반응을 유도할 수 있는 차세대 mRNA 백신 플랫폼 설계 방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백신의 핵심인 mRNA를 몸속 세포에 잘 전달해주는 지질 나노입자와, mRNA가 더 잘 작동하도록 돕는 유전 설계 구조를 동시에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핵산치료제연구센터 차현주 박사
mRNA 백신은 우리 몸의 세포 안으로 단백질을 만드는 설계도를 전달해 항원 단백질을 직접 만들어 면역력을 키우는 원리다.
하지만 mRNA는 몸속에서 쉽게 분해되고 세포막을 스스로 통과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를 안전하게 감싸 보호하고 세포 안까지 운반해 줄 나노입자 기술이 필수적이다.
연구팀은 먼저 mRNA를 더 잘 전달할 수 있는 새로운 나노입자를 개발했다. 96종의 후보 물질을 비교한 결과 ‘H9T6’라는 새로운 물질이 기존에 사용되던 물질보다 세포 안으로 mRNA를 더 잘 전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 나노입자는 세포 안으로 들어간 뒤 mRNA가 작은 주머니 같은 공간(엔도좀)에 갇혀 분해되기 전에 단백질을 만드는 곳으로 잘 빠져나오도록 도와, 면역 단백질 생성이 크게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연구팀은 mRNA의 설계도까지 함께 개선했다. mRNA에는 단백질을 얼마나 많이, 얼마나 오랫동안 만들지를 결정하는 앞뒤 조절 구간(UTR)이 있는데, 연구팀은 수십만 개의 후보를 분석해 가장 효과적인 구조를 찾아 단백질 생성 능력을 크게 높였다.
새롭게 개발된 기술을 적용한 결과, 기존보다 적은 용량으로도 강한 항체 반응과 면역 반응이 동시에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여러 번 접종하는 상황을 가정한 안전성 검사(독성평가)에서도 특별한 부작용 없이 일시적인 반응 후 회복되는 모습을 보여 안정성도 확인됐다.
이번 연구는 단순히 하나의 백신 성능을 개선한 것을 넘어 mRNA 백신을 더 효율적으로 설계하는 새로운 개발 전략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는 향후 신종 감염병 대응뿐 아니라 암 백신 등 다양한 mRNA 기반 백신 및 치료제 분야로 확장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책임자인 차현주 박사는 “이번 연구는 mRNA 전달 기술과 유전자 설계를 동시에 최적화함으로써 기존 백신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며 “적은 용량으로도 높은 효과를 낼 수 있는 백신 개발의 기반이 마련된 만큼, 향후 다양한 감염병 대응과 차세대 백신 개발에 폭넓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2026년 3월 3일 국제학술지 ACS Nano (IF 16.1)에 게재되었으며, (논문명: Comprehensive Engineering of Ionizable Lipid Nanoparticles and mRNA Elements for Next-Generation Vaccines / 교신저자: 생명연 차현주 박사,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Michael J. Mitchell 교수, KIT 황정호 박사, 충북대 김두진 박사/ 제1저자: 생명연 김정기 박사, 이동재 박사, 이성준 석사,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Junchao Xu 박사, KIT 송정아 박사)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융합연구단사업, 과기정통부 나노 및 소재기술개발사업, 생명연 주요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되었다

그림】 차세대 저용량 mRNA백신 플랫폼 모식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