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시간 폭음 ‘급성 췌장염’ 유발 위험 높여

  • 등록 2025.12.02 10:2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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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음 뒤 복부 통증이 지속된다면 신속히 진료 받아야 한다
가장 확실한 예방법은 무리한 음주 피하고 담석 발생 위험 낮주는 것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소화기내과 현종진 교수

연말이 다가오면서 회식과 술자리가 부쩍 늘어나는 시기다. 평소보다 음주량이 늘어나기 쉬운 때인 만큼 소화기질환 발생 위험도 커진다. 특히 짧은 시간에 많은 술을 마시는 폭음은 급성 췌장염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폭음 뒤 복부 통증이 지속된다면 신속히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급성 췌장염은 췌장에서 소화효소가 비정상적으로 조기에 활성화되면서 췌장 조직을 스스로 손상하는 급성 염증 질환이다. 정상 상태에서는 췌장에서 만들어진 소화효소가 췌장관을 통해 십이지장으로 이동하여 음식물 분해에 사용되지만, 급성 췌장염이 발생하면 소화효소들이 췌장 내에서 먼저 활성화되면서 췌장에 손상을 일으킨다. 이는 중증으로 진행할 경우 패혈증, 쇼크, 다발성 장기부전 등 생명을 위협할 수 있어 빠른 진단과 치료가 필수적이다.

 

 

     ▲ 현 종진 교수

 

가장 흔한 원인은 담석과 과도한 음주다. 그 외에도 고중성지방혈증, 바이러스 감염, 외상, 유전적 요인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특히 담석이 담관으로 넘어와 담관과 췌관이 만나는 지점까지 내려오게 되면 췌관도 막을 수 있다. 이 경우 췌장에서 분비된 소화효소가 췌관을 통해 배출되지 못하고 췌장 내부에 고이게 되면서 염증이 유발된다. 또한 알코올은 췌장의 분비 기능에 장애를 일으키고 급성 췌장염뿐만 아니라 만성 췌장염의 발생 위험도 높일 수 있다.

 

증상은 갑자기 시작되는 극심한 상복부 통증이 대표적이다. 통증은 등으로 뻗치는 양상으로 나타날 수 있으며 구토, 메스꺼움, 발열 등이 동반될 수 있다. 심한 경우 호흡곤란, 혈압 저하, 의식 저하 등 중증 징후가 나타나 즉각적인 응급치료가 필요하다.

 

췌장염 의심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에는 혈액검사와 영상검사를 통해 진단이 이루어진다. 급성 췌장염 환자의 경우 혈액검사에서 아밀라아제와 리파아제가 정상 상한치의 3배 이상 상승하게 된다. 또한 복부 CT, MRI 또는 초음파 등의 영상검사에서는 췌장의 부종, 염증 범위, 괴사 유무, 주변 조직으로의 파급 정도 등을 확인할 수 있으며 급성 췌장염의 가장 흔한 원인인 담석의 유무도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췌장염의 임상 증상, 아밀라아제/리파아제의 3배 이상 상승, 췌장염을 시사하는 영상소견 중 2가지 이상에 해당하면 급성 췌장염으로 진단하게 되며, 이를 토대로 치료 계획을 세운다.

 

치료는 크게 원인 치료와 보존적 치료로 나뉜다. 원인이 음주라면 즉시 금주가 필요하며 담석으로 인해 발생한 경우에는 췌장담도내시경을 통해 담석을 제거한다. 고중성지방혈증이 원인이면 중성지방을 낮추는 약을 복용해야 한다. 보존적 치료는 염증이 가라앉을 때까지 췌장을 쉬게 하고 통증을 조절하는 데에 초점이 맞춰진다. 이를 위해 금식을 유지하고 충분한 수액을 공급하며, 통증의 경감을 위해 진통제를 투여한다. 경증 환자는 보통 며칠 내에 큰 합병증 없이 회복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다발성 장기부전이나 췌장 괴사 같은 합병증이 동반되면 상황이 달라진다. 보존적 치료에 반응하지 않을 때에는 투석요법, 승압제 투여, 항생제 치료, 인공호흡기 삽입과 같은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발생한다. 또한 감염을 동반한 괴사가 확인되면 괴사 조직을 제거하는 내시경적 제거술 또는 필요시 수술적 제거도 고려해야 한다.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소화기내과 현종진 교수는 “급성 췌장염을 예방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무리한 음주를 피하고 담석 발생 위험을 낮추는 것”이라며 “특히 연말 회식처럼 짧은 시간에 많은 술을 마시는 폭음은 위험성이 커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폭음 후 복부 통증이 계속되면 단순한 숙취로 넘기지 말고, 즉시 진료를 받는 것이 안전하다”며 “또한 고지방 식습관, 비만, 고중성지방혈증 등은 담석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어 평소 생활 습관 관리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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