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확정 호르몬 치료 심혈관 건강에 미치는 위험 분석

  • 등록 2025.12.30 11: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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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전, 심근경색, 뇌졸중과 같은 심혈관 사건 발생 위험 유의한 증가는 근거 부족
개인의 건강 상태와 기존 심혈관 위험요인 고려해 정기적인 건강 모니터링 병행 중요
양산부산대학교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김기훈 교수 연구팀

양산부산대학교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김기훈 교수가 공동 교신저자로 참여한 연구팀이 트랜스젠더를 대상으로 시행되는 성확정 호르몬 치료가 심혈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International Journal of Transgender Health’에 게재했다. 해당 학술지는 사회과학 분야 상위 0.2%(1/273)에 해당하는 영향력지수(IF) 14.8의 권위 있는 학술지다.

 

이번 연구의 논문 제목은 ‘Gender-Affirming Hormone Therapy and Cardiovascular Risk: An Umbrella Review of Meta-Analyses(성확정 호르몬 치료와 심혈관 위험: 메타분석을 대상으로 한 우산형 문헌고찰)’이다.

 

 성확정 호르몬 치료(Gender-Affirming Hormone Therapy, GAHT)는 개인의 성 정체성에 맞춰 호르몬을 투여하는 치료로, 트랜스젠더의 삶의 질 향상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양산부산대학교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김기훈 교수

 

다만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등 심혈관 질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연구 결과가 일관되지 않아 그동안 논란이 지속돼 왔다.

 

 연구팀은 이러한 논란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기 위해 전 세계에서 발표된 메타분석 연구 8편을 재분석했으며, 3만 명이 넘는 트랜스젠더 환자 데이터를 바탕으로 우산형 문헌고찰(umbrella review)을 수행했다. 연구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국제 표준 가이드라인을 적용해 근거 수준을 엄격히 평가했다.

 

 분석 결과, 출생 시 여성이었으나 남성 호르몬(테스토스테론) 치료를 받은 경우 일부에서 콜레스테롤 수치 변화 등 대사 지표의 변화는 관찰됐으나, 혈전, 심근경색, 뇌졸중과 같은 중대한 심혈관 사건 발생 위험이 유의하게 증가한다는 명확한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출생 시 남성이었으나 여성 호르몬 치료를 받은 경우에도 전반적인 심혈관 위험 증가는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현재까지 축적된 연구 결과를 종합할 때, 성확정 호르몬 치료가 단기 또는 중기적으로 심각한 심혈관 사건 위험을 크게 높인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다만 개인의 건강 상태와 기존 심혈관 위험요인을 고려해 정기적인 건강 모니터링을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는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한국과학기술연구원, 가천대학교 길병원, 부산대학교, 부산대병원, 양산부산대병원, 부산대치과병원 등 국내 8개 의료·연구기관이 참여했다.

 

 김기훈 교수는 “이번 연구는 성확정 호르몬 치료의 심혈관 안전성에 대해 흩어져 있던 연구 결과를 처음으로 체계적으로 정리한 우산형 문헌고찰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향후 장기 추적 연구와 표준화된 임상 데이터가 축적된다면 성소수자를 위한 보다 안전하고 근거 중심적인 진료 지침 마련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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