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암 통계에 따르면 2019년에서 2023년 사이에 새롭게 간암으로 진단 받은 환자의 5년 생존율은 40.4%로 과거 2001년에서 2005년의 20.6%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발생한 모든 암 환자 생존율(75%)의 절반 수준에 불과해 국내 암 사망률 2위를 기록할 만큼 치명적이다.
간암의 주범은 술? 간염 주의해야
증상 나타나면 이미 늦었다
간은 ‘침묵의 장기’라는 별명처럼 상당수의 간세포가 파괴될 때까지도 위험 신호를 보내지 않는다. 간 자체에 신경세포가 적다 보니 암이 커지면서 간을 둘러싼 피막을 침범한 후에야 비로소 통증이나 이상 증상을 느끼기 때문이다.
▲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박예완 교수
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박예완 교수는 “복부 팽만감, 황달, 심한 피로감, 체중 감소 같은 증상이 나타나 병원을 찾았을 때는 이미 암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다”며 “증상이 나타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증상이 없을 때 검사하는 것이 간암 관리 전략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흔히 간암의 주범을 술로만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B형·C형 간염 등 바이러스성 간염이 가장 주된 원인이다. 최근에는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인해 비만, 당뇨와 연관된 ‘대사 관련 지방간’ 환자가 급증하며 새로운 위험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박예완 교수는 “간암 환자의 약 80%에서는 간이 딱딱해지는 ‘간경변증’이 선행되는 특징이 있는데, 바이러스성 간염, 과도한 음주, 각종 독성 물질 등으로 간세포 손상이 반복되면 만성 염증과 섬유화가 진행되고, 이 과정에서 종양 관련 유전자와 신호 경로가 변형되어 간암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 것”이라며 “특히 최근에는 과거 비알코올성 지방간으로 알려져 있던 대사이상지방간질환 환자에서의 간암 발생률이 높아지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기 검진으로 ‘침묵의 장기’와 소통하기
대한간암학회는 매년 2월 2일을 ‘간암의 날’로 제정해 운영하고 있다. 이는 1년에 2번, 2가지 검사(간 초음파, 혈액검사)를 통해 간 건강을 전반적으로 확인하면서 간암을 조기 발견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초음파만으로는 작은 결절을 놓칠 수 있고, 혈액 검사만으로는 수치가 정상인 암을 놓칠 수 있어 두 가지 검사를 병행하는 것이 좋다.
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박예완 교수는 “간암은 치료가 까다롭고 재발 위험이 커 예후가 좋지 않은 암으로 꼽힌다”며 ”다만, 발병 원인이 명확히 알려져 있는 경우 꾸준한 관리가 병행된다면, 조기 발견과 완치 기회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간암 예방을 위해서는 40세 이상 간암 고위험군이라면 6개월마다 정기 검진을 받는 습관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2월 2일 간암의 날을 맞아 자신의 간 건강을 점검해 보는 것이 침묵 속에서 진행되는 간암으로부터 생명을 지키는 가장 강력한 방패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