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 줄어드는 이유 찾았다. 근감소증 핵심 유전자 4종 규명

  • 등록 2026.04.28 16:5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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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육량·근력 지표와 강한 상관관계 입증, 유전자 기반 조기 진단 및 맞춤형 치료 가능성 제시
“해당 유전자 근감소증 발생 알리는 ‘몸속 신호’ 역할, 향후 이를 표적으로 한 치료법 개발에 활용 기대
한림대학교춘천성심병원 정형외과 이상수 교수팀(한림대학교 골격노화연구소장)

근육량과 근력이 감소하는 ‘근감소증’은 낙상과 골절 위험을 높일 뿐 아니라 사망률 증가와도 밀접하게 연관된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이다. 특히 고령층에서는 작은 낙상도 골절이나 장기 입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신체 기능의 급격한 저하를 초래할 수 있으며, 이는 일상생활 수행 능력 감소와 독립적인 생활 유지의 어려움으로 이어진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근감소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수는 2020년 37만3329명에서 2024년 41만5303명으로 4만1974명(11%) 증가했다. 이처럼 환자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령자의 신체 기능 저하와 삶의 질 악화를 초래하는 주요 원인으로 주목받고 있으나, 질환의 근본적인 발생 기전에 대한 연구는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한림대학교춘천성심병원 정형외과 이상수 교수

 

이에 한림대학교춘천성심병원 정형외과 이상수 교수팀(한림대학교 골격노화연구소장)은 아시아인 특이적 근감소증 발생 메커니즘을 규명하고, 이를 바탕으로 노년기 근골격계 질환의 조기 진단과 맞춤형 치료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연구에 나섰다.

연구팀은 아시아인 근감소증 환자와 건강한 사람을 각각 20명씩 총 40명을 대상으로 허벅지 근육(외측광근) 조직에서 유전 정보를 추출해 정밀 분석했다.

■ 근육 감소 ‘컨트롤 타워’ 유전자 4종 확인…근력·근육량과 직접 연관

그 결과 연구팀은 우리 몸에서 근육이 유지되거나 줄어드는 과정을 조절하는 핵심 역할을 하는 4개의 유전자(ADAM8·BECN1·KLF4·GBP5)를 확인했다. 이들 유전자는 서로 긴밀하게 연결돼 신호를 주고받으며, 근육 감소를 유도하는 ‘조절자(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는 이 유전자들이 실제 근육 상태와 얼마나 밀접하게 관련돼 있는지를 수치로 확인했다. 분석 결과, 해당 유전자들의 활동이 증가할수록 근육 건강 지표는 오히려 나빠지는 ‘반비례 관계’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유전자 활동이 높을수록 근육량을 나타내는 지표(SMI)는 감소했으며, 두 요소 간 상관관계는 -0.63에서 -0.74로 나타나 유전적 변화가 근육 감소와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음을 보여줬다.

또한 손의 힘을 측정하는 ‘악력’ 역시 4종 유전자 활동이 높을수록 낮아지는 경향(-0.58~ -0.69)을 보여, 이들 유전자 변화가 실제 근력 저하로 이어진다는 점도 확인했다.

이상수 교수는 “해당 유전자들이 근감소증 발생을 알리는 ‘몸속 신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며 “향후에는 유전자 상태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근감소증을 보다 이른 단계에서 진단하고, 이를 표적으로 한 치료법 개발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핵심 유전자 작용 기전 규명…근감소증 진단 패러다임 변화 기대

또한 연구팀은 이번에 발견한 4개의 유전자가 우리 몸에서 어떻게 근감소증을 유발하는지도 구체적으로 확인했다. 먼저 ADAM8과 GBP5 유전자는 몸속에서 만성적인 염증과 면역 반응을 촉진해 근육을 손상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쉽게 말해 몸 안의 ‘염증 반응’을 키워 근육이 점점 약해지도록 만드는 것이다.

BECN1 유전자는 세포 내부의 노폐물을 제거하는 ‘자가포식’ 기능과 관련이 있다. 이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세포 안에 불필요한 물질이 쌓이면서 세포 건강이 나빠지고 결국 근육이 약해지는 원인이 된다.

또한 KLF4 유전자는 근육 세포가 새롭게 만들어지고 회복되는 과정에 관여하는데, 이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손상된 근육이 제대로 회복되지 못해 근력 저하로 이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 맞춤형 예방·치료 길 열려…유전자 기반 정밀의료 신호탄

이번 연구는 근감소증을 진단하는 방식에도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동안은 악력 측정이나 보행속도 등 겉으로 나타나는 신체 기능을 중심으로 질환을 판단해 왔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유전자 수준에서 근육 건강을 확인할 수 있는 객관적인 기준이 마련된 것이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앞으로 개인의 유전적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예방 전략을 세우거나, 근육 노화를 늦추는 새로운 치료제 개발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상수 교수는 “이번 연구는 서구인 중심으로 이뤄진 기존 근감소증 연구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아시아인 특유의 유전적 특성을 반영한 핵심 기전을 규명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특히 근감소증의 발생과 진행에 관여하는 주요 유전자를 구체적으로 확인함으로써 질환을 보다 객관적이고 정밀하게 이해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근감소증 관련 허브 유전자의 전산학적 분석: 아시아인 코호트의 통합 전사체 데이터 기반 통찰(Computational analysis of hub genes associated with sarcopenia: integrative transcriptome insights from an Asian cohort)’이라는 제목으로 국제 학술지 ‘엑스클리 저널(EXCLI Journal, 피인용지수 4.9, JCR 상위 10% 이내, Q1)’에 2026년 1월 게재됐다.

그림】아시아인 유전체 데이터를 활용해 감소증 유발 핵심 유전자를 식별하는 연구 과정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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