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청기를 고를 때는 가격, 디자인보다 착용자의 청력손실 정도를 파악한 ‘맞춤’ 선택이 가장 중요하다.
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여승근 교수는 “시중에 나와 있는 보청기의 형태와 크기가 다양하다보니 보청기 구매에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며 “저렴하다고 나쁘지도, 고가의 가격이라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기 때문에 전문 의료진의 검사를 토대로 착용자의 청력손실 정도를 정확하게 파악하여 청력을 개선할 수 있는 적합하고 최적화된 보청기를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력이 떨어지면 안경을 착용하는 것과 같이 청력이 떨어져 소리를 잘 듣지 못한다면, 보청기 착용을 고려해야 한다. 고려 기준은 청력손실 정도가 35dB 이상일 때다. 정상적인 청력역치는 0~25dB이다. 일반적으로 보청기를 착용하면 ‘장애인’이라는 편견이 있어 눈에 잘 띄지 않는 귀속형 보청기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데, 구입 시에는 반드시 환자의 청력정도, 나이, 귀 질환유무, 외이도상태, 일상생활에서의 불편감 정도 등을 고려해야 한다.
보청기를 착용하면 예후가 가장 좋은 중도난청(41dB~55dB), 중고도난청(56~70dB)은 큰소리는 들을 수 있지만, 대화할 때 불편함을 느끼거나, 군중이 있는 장소에서 언어 이해가 힘든 정도다. 고도 난청(71~90dB)은 귀 가까이에서 큰 소리로 말해야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상태다.
여승근 교수는 “전농(91dB 이상)인 경우는 잔청이 남아 있지 않기 때문에 외부의 소리를 보청기로 아무리 증폭시켜도 소리를 들을 수 없다”며 “보청기로 대부분 청력개선을 기대할 수 있지만, 70dB이상의 난청이 있는 경우 보청기 착용으로도 청력개선이 없으면 인공와우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보청기 구매 전 보청기를 착용하지 않으면 나타날 수 있는 문제와 착용했을 때의 장점을 사전에 착용자에게 자세히 설명하고, 착용에 대한 확신과 용기를 북돋아 주는 것이 중요하다.
보청기를 착용하지 않으면 난청이 악화되거나 이명이 발생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치매나 우울증이 발생할 확률도 높아진다. 또한 보청기를 착용하기 시작했다면, 보통 6주 이상의 적응 기간 필요하다.
여승근 교수는 “보청기 착용 후 일정 기간 동안은 소리가 부드럽게 잘 들리지 않는데, 이는 뇌가 보청기 소리를 인지하는 데 약 6주가 소요되기 때문”이라며 “처음 보청기를 착용하는 분은 조용한 곳에서 시작해 점점 시끄러운 환경으로 옮겨가면서 착용하는 것이 좋으며, 인내심과 꾸준함을 가지고 처음에는 무리하지 말고 짧은 시간 동안 착용했다가 점차 시간을 늘려가길 권장한다”고 말했다.
보청기 소리 적응은 기간에 따라 ▲~2주까지(본인 말소리 울림 적응기간) ▲~1달까지(환경음 적응기간) ▲~2달까지(본인 말소리 및 환경음 강도를 서서히 올려 적응하는 기간) ▲~3달까지(소음 환경에서 말소리 듣기 적응기간) 구분할 수 있다. 보청기 사용 시 주의사항은 안경과 비슷하다. 평상시에 착용하되, 수면 시 보청기를 착용하면 외이도 손상과 파손의 우려가 있기 때문에 잠자리에 들 때는 빼는 것이 좋다.
여승근 교수는 “최근 보청기들은 방수기능이 있지만, 기계이기 때문에 물이 들어가면 성능 장애가 발생할 수 있어 씻거나 물에 들어갈 때는 빼는 것이 좋다”며 “또한, 보청기 착용 간 소리가 작아지거나 잡음이 발생할 경우에는 보청기 전문의나 전문 의료진의 진료와 상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