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돌 아이를 키우는 A씨는 어느 날 밤 갑자기 열이 오른 아이를 돌보고 있었다. 해열제를 준비하던 중 아이의 눈이 위로 돌아가고 팔다리가 뻣뻣해지며 경련이 시작됐다. 아이는 주변 자극에 반응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고, A씨는 급히 소아진료가 가능한 가까운 응급실로 향했다. 다행히 경련은 수분 내 멈췄지만, 처음 겪는 아이의 경련에 A씨는 크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열성경련은 생후 6개월부터 만 5세 사이의 아이에게 비교적 흔하게 발생하는 소아 응급질환이다. 감기, 중이염, 장염 등으로 열이 나는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으며, 체온이 갑자기 오를 때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열성경련이 발생하면 아이는 의식을 잃은 듯 반응이 줄고, 눈이 돌아가거나 팔다리를 뻣뻣하게 굳히고 떠는 모습을 보일 수 있다. 입술이 파래 보이거나 침을 흘리는 경우도 있다. 대부분은 몇 분 안에 회복되지만 보호자 입장에서는 매우 길고 위급하게 느껴진다. ▲고려대 안암병원 소아청소년과 변정혜 교수 고려대 안암병원 소아청소년과 변정혜 교수는 "열성경련은 성장 과정에 있는 아이의 뇌가 열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라며, "대부분은 특별한 후유증 없이 회복되지만, 경련 시간
여성이라면 누구나 겪는 ‘폐경’은 단순한 생리적 변화가 아닌, 전신 건강과 삶의 질에 직결되는 중요한 전환점이다. 하지만, 많은 여성들이 이를 자연스러운 노화 과정으로만 받아들이며 적극적인 관리나 치료를 미루는 경우가 적지 않다. 가천대 길병원(병원장 김우경) 산부인과 이승호 교수는 폐경을 ‘찾아야 하는 시기’가 아니라 ‘관리해야 하는 건강 상 변화’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승호 교수는 “폐경은 난소 기능이 소실되면서 여성호르몬 분비가 중단되는 과정으로 단순히 월경이 멈추는 현상을 넘어 신체 전반에 다양한 변화를 일으킨다”며 “이 시기를 어떻게 관리하느랴에 따라 이후 건강 상태와 삶의 질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가천대 길병원 산부인과 이승호 교수 폐경은 일반적으로 50세 전후에 나타나지만, 그 이전 약 40세 전후부터 난소 기능이 점차 저하되면서 ‘폐경이행기’에 접어든다. 이 시기 월경 주지가 불규칙해지고, 출혈 양상이 변하는 등 다양한 변화가 나타난다. 1년 이상 월경이 없을 경우 폐경으로 진단한다. 호르몬 변화는 폐경이행기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다양한 신체적, 정신적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안면홍조 ▲발한 ▲불면 ▲불안감
아이들의 잦은 두통과 비틀거리는 걸음걸이가 사실은 ‘소아 뇌종양’의 신호일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이러한 증상들은 학업 스트레스나 일시적인 컨디션 저하로 치부하여 간과하기 쉽다. 특히 오후보다 아침에 심한 두통, 분수처럼 뿜어내는 구토, 불안정한 걸음걸이 등의 이상 증상이 1~2주 이상 지속된다면 즉각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최근 발표한 2024년 자료에 따르면 실제 병원에서 뇌종양 진료를 받은 19세 이하 환자는 한 해 2,587명에 달하며 그 중 약 50.4%가 악성 뇌종양 환자다. 세부 통계를 보면 사춘기를 지나는 10대 청소년 환자만 1,875명으로 10세 미만의 영유아 환자보다 약 2.63배로 많다. 여기에 더해 최근에는 19세 이하에서 매년 약 160명 규모의 악성 뇌종양이 새롭게 진단되고 있다.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신경외과 김상대 교수 뇌종양은 ‘악성’만 위험한 것은 아니다. 양성일지라도 폐쇄적인 두개골 안에서 종양이 커지면 뇌압이 상승하고 주요 신경이 압박을 받아 복시, 시력 상실, 성장 장애, 안면 마비 등 평생 짊어져야 할 후유증이 생길 수 있다. 소아 뇌종양은 여러 종류의 종양을 아우르는 질환군이다. 대
연일 30도를 웃도는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이맘때면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 사람이 적지 않다. 여름철에는 탈수와 저혈압, 온열질환 위험이 커져 어지럼증이 나타나거나 기존 증상이 악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어지럼증은 단순 피로로 여기기 쉽지만, 원인 질환의 신호일 수 있어 주의할 필요가 있다. 어지럼증은 단순히 머리가 어지러운 증상에 그치지 않는다. 균형을 잡기 어렵고 걷기가 불안정해질 수 있으며, 심한 경우 구역질과 구토가 동반되기도 한다. 어지럼증은 비교적 흔한 증상으로, 진료 환자도 꾸준히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3년 어지럼증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101만 5119명으로, 2018년(90만 7665명)보다 약 11.8% 증가했다. 어지럼증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질환으로는 이석증, 메니에르병, 전정신경염 등이 있다. 이석증은 귓속 평형기관에 있어야 할 이석(귀 안의 작은 칼슘 결정)이 제자리를 벗어나면서 발생한다.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신경과 이건주 교수 머리 위치를 바꿀 때 갑자기 주변이 빙글빙글 도는 듯한 어지럼증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메니에르병은 귀 안의 림프액이 과도하게 차면서 발생하는 질환으로, 반복적인
두통은 누구에게나 흔하지만, 때로는 뇌가 보내는 중요한 경고 신호일 수 있다. 특히 이전과 다른 양상의 두통이 지속되거나, 아침에 심하고 구토를 동반하는 두통이라면 뇌종양 가능성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뇌종양은 뇌조직 자체 또는 뇌를 둘러싼 막, 신경, 뇌하수체 등 주변 구조물에서 발생하는 종양을 말한다. 처음부터 뇌에서 생긴 경우를 원발성 뇌종양, 폐암·유방암·대장암 등 다른 장기의 암이 뇌로 전이된 경우를 전이성 뇌종양이라고 한다. 대표적인 양성 뇌종양으로는 수막종, 청신경초종, 뇌하수체선종 등이 있으며, 악성 뇌종양으로는 교모세포종이 잘 알려져 있다. ▲순천향대학교서울병원 신경외과 조성진 교수 뇌종양의 증상은 발생 위치에 따라 다양하다. 가장 흔한 증상은 두통이며, 뇌압이 상승하면 메스꺼움과 구토가 동반될 수 있다. 운동중추를 침범하면 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보행장애가 생길 수 있고, 언어중추 주변에 발생하면 말이 어눌해지거나 이해력이 떨어질 수 있다. 시신경을 압박하면 시야가 좁아지거나 사물이 겹쳐 보이기도 한다. 성인이 된 뒤 처음으로 경련 발작이 발생한 경우에도 뇌종양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또한 기억력 저하, 성격 변화, 집중력 저하처럼 치매나
백내장은 눈 속 수정체가 손상되면서 혼탁이 생겨 시야가 흐려지고 시력이 떨어지는 질환이다. 백내장은 흔히 노화로 인해 생기는 노인성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모든 백내장이 나이가 들어 생기는 것은 아니다. 외상으로 인해 젊은 층에서도 백내장이 발생할 수 있다. 외상성 백내장은 일상 속 다양한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다. 운동 중 공에 눈을 맞거나, 넘어지면서 눈 주변을 다치는 경우, 교통사고나 산업재해로 안구에 충격이 가해지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의료 방사선 노출이나 방사선 치료, 용접, 유리공 작업처럼 고온 환경에 장시간 노출되면 수정체 단백질이 변성돼 백내장이 생길 수도 있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안과 한정우 교수 문제는 외상성 백내장이 단순히 수정체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눈에 외상이 가해졌다는 것은 충격이 눈 전체에 전달됐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망막열공, 망막박리, 유리체 출혈, 홍채·모양체‧시신경 손상 등이 함께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한정우 교수는 “외상성 백내장은 수정체 혼탁만 보는 질환이 아니다. 외상의 강도와 손상 범위에 따라 망막이나 시신경 손상이 동반될 수 있고, 이 경우 시력 회복이 제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외상
평소에 많이 먹은 것도 아닌데 배가 자주 부르고 더부룩하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그런 것이라 여기고, 며칠이면 나아질 것이라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많이 먹지 않았음에도 배가 금방 부르고, 식사량과 무관하게 속이 답답하며, 가스가 찬 듯한 불편감이 수주 이상 반복된다면 단순한 소화 장애로만 보기 어렵다. 드물지만 이러한 증상이 복막암의 초기 신호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복막은 위·장·자궁·방광 등 복부 장기를 넓게 감싸는 얇은 막으로, 장기들이 서로 달라붙지 않고 부드럽게 움직일 수 있도록 윤활 역할을 하는 조직이다. 복막암은 이러한 복막에서 발생하는 암으로, 특히 원발성 복막암은 난소에 뚜렷한 종양이 없거나 미세한 변화만 있는 상태에서 복막 자체에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순천향대서울병원 외과(간담췌외과) 유대광 교수 복막암의 가장 큰 특징은 증상이 지나치게 흔하게 느껴진다는 점이다. 배가 자주 부르고 더부룩한 느낌, 식사 후 쉽게 포만감을 느끼는 상태, 가스가 찬 것 같은 불편감, 변비나 설사, 식욕 저하, 이유 없는 체중 변화 등은 누구나 일상에서 경험할 수 있는 증상이다. 이 때문에 대부분은 이를 질환의 신호로 인식하지 못하고 자연스럽게 지나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20년 12월부터 2025년 8월까지 통계에 따르면, 급성 심근경색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여름철(6~8월)이 겨울철(12~2월)보다 더 많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5개년 누적 환자 수를 보면 여름철이 50만 2086명으로, 겨울철 48만 8506명보다 1만 3500명 이상 더 많았다. 특히 전체 환자의 약 80%가 남성으로 그중 60대 남성의 비중이 가장 높았다. 급성 심근경색은 심장 근육에 피를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혈전(피떡)에 의해 갑자기 막혀 심장 근육이 괴사하는 중증 응급질환이다. 혈관 벽에 콜레스테롤과 염증 등이 쌓이면 동맥경화반이 형성되는데, 이 경화반이 파열되면서 혈전이 생기고 이 혈전관상동맥을 막아 발생한다. 여름철 심근경색을 부르는 원인은 ‘탈수’와 ‘과도한 냉방’이 있다. 땀을 많이 흘려 체내 수분이 급격히 빠져나가면 혈액의 점도가 높아지고 혈전이 생기기 쉬운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다. ▲고려대 안산병원 순환기내과 임상엽 교수 과도한 냉방 역시 문제가 될 수 있다. 30도를 웃도는 찜통더위 속에 있다가 에어컨이 강하게 가동되는 실내로 갑자기 들어서면, 열을 배출하기 위해 확장되어 있던 혈관이 순식간에 수축한다. 이
우리 몸에서 간은 ‘생명 유지 공장’이라 불릴 만큼 다양한 기능을 수행한다. 섭취한 영양소를 에너지로 전환하고, 독성 물질을 해독하며, 혈액 응고와 면역 기능까지 담당한다. 하지만 이런 중요한 역할과 달리 간은 손상이 상당히 진행될 때까지 특별한 증상을 드러내지 않는 침묵의 장기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간에 발생하는 암 역시 조기 발견이 쉽지 않아 여전히 예후가 나쁜 암 중 하나로 꼽힌다.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간암의 사망률은 11.7%로, 폐암에 이어 2위를 차지한다. 5년 생존율은 39.4%로 전체 암 평균(72.9%)에 비해 현저히 낮다. 치료 기술이 꾸준히 발전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발견 시점이 예후를 결정짓는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한다. 간암은 간세포에서 발생하는 원발성 간암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초기에는 특별한 통증이나 불편감이 거의 없어 건강검진이나 정기 추적검사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증상이 나타날 정도로 진행되면 복부 팽만, 체중 감소, 황달, 복수 등이 동반될 수 있고, 이 시기에는 치료 선택지가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이순규 교수 이순규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간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