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의 흐름은 생명의 신호다. 이 흐름이 느려지거나 불안정해지면 심혈관 질환과 쇼크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혈류를 정확히 측정하려면 병원 장비에 의존해야 했다. KAIST 연구진이 피부에 붙이기만 하면 혈류를 실시간으로 측정할 수 있는 무선 전자패치를 개발했다. KAIST는 전기및전자공학부 권경하 교수 연구팀이 딥러닝(AI)과 다층 열 센싱 기술을 결합한 무선 웨어러블 혈류 측정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이 장치는 혈관을 직접 건드리지 않고도(비침습 방식) 혈류 속도와 혈관 깊이를 동시에 측정할 수 있다. 혈관이 피부 속 얼마나 깊이 위치하느냐에 따라 센서 신호가 달라지기 때문에, 깊이 정보는 혈류를 정확히 계산하는 핵심 변수다. ▲ (왼쪽부터) KAIST 심영민, 박요셉 학생, 우상단 권경하 교수 기존에는 초음파나 광학 방식이 주로 사용됐지만, 장비가 크거나 혈관 깊이에 따라 정확도가 떨어지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혈액이 흐르면 주변에 미세한 열 이동이 발생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서로 다른 깊이에 온도 센서를 배치해 열의 이동 경로를 입체적으로 분석하는 ‘다층 열 센싱’ 기술을 개발했다. 여기에 AI 알고리즘
눈의 망막에서 나타나는 변화를 통해 파킨슨병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단서가 밝혀졌다. 연세대학교 용인세브란스병원(병원장 박진오) 안과 지용우 교수‧문채은 박사후연구원‧이승재 전임의 연구팀은 동물 모델을 이용한 연구에서 망막의 기능적‧구조적 변화가 파킨슨병의 뇌신경 퇴행 이전 단계부터 나타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5일 밝혔다. 파킨슨병은 뇌에서 알파-시누클레인 단백질이 비정상적으로 쌓이면서 신경세포 기능이 점차 저하되는 대표적인 퇴행성 뇌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파킨슨병 환자 수는 2024년 기준 약 14만 3,441명으로, 2020년(12만 5,927명) 대비 약 14% 증가했다. 눈의 망막은 발생학적으로 뇌와 같은 중추신경계의 일부분이다. 또한 비교적 간단한 비침습적 검사로 구조와 기능을 반복적으로 관찰할 수 있어, 파킨슨병으로 인한 변화를 탐지하기에 적합한 장기다. 기존 연구에서 파킨슨병 환자의 망막에서 기능적인 저하와 구조적인 변화가 보고된 바 있으나, 이러한 변화가 질병의 어느 시점부터, 어떤 기전으로 시작되는지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파킨슨병 관련 단백질인 알파-시누클레인이 과도하게 축적되도록 만든 A53T 변이
수술실에서 인공지능(AI)의 활용 범위가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 복강경 간 이식 수술에 이어 로봇 유방암 수술까지, AI가 수술 중 실시간으로 안전한 절제 경로를 안내하는 연구 결과가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유방외과 유재민·박웅기 교수, 이식외과 유진수·오남기 교수 연구팀은 로봇 유두보존 유방절제술에서 AI가 안전한 절제면을 실시간으로 안내하는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개발하고, 다기관 외부 검증을 통해 임상 적용 가능성을 확인했다. 연구 결과는 유럽외과종양학회 공식 학술지 (European Journal of Surgical Oncology, IF=2.9) 최근호에 게재됐다. 로봇 유두보존 유방절제술은 겨드랑이 부근에 작은 절개를 한 뒤 로봇 팔을 넣어, 유두와 피부는 그대로 두고 유방 조직만 제거하는 수술이다. 가슴에 큰 흉터가 남지 않아 환자 만족도가 높다. 다만 로봇 수술은 촉각이 전달되지 않는다는 한계가 있다. 일반 수술에서는 의사가 손끝 감각으로 조직의 경계를 파악할 수 있지만, 로봇 수술에서는 화면에 보이는 영상에만 의존해야 한다. 특히 피부 바로 아래 지방층과 유선 조직의 경계를 정확히 구분하는 것이 까다롭다. 너무 얕게 절제하면 유방
건국대학교 전봉현 교수(시스템생명공학과) 연구팀이 혈액 속 췌장암 표지자를 15분 만에 정밀 분석할 수 있는 차세대 신속진단 기술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췌장암 조기진단의 오랜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기술로 평가된다. 연구 성과는 국제 저명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IF=15.7)에 2월 온라인 게재됐으며, 국내 과학기술 연구 성과 소개 플랫폼 ‘한빛사(한국을 빛내는 사람들)’에도 소개됐다. 췌장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발견 시 이미 병이 진행된 경우가 많으며, 5년 생존율이 10% 미만에 머무는 대표적 난치암이다. 현재 영상 검사나 침습적 검사 방법은 환자 부담이 크고, 혈액검사 역시 분석 시간이 길거나 민감도가 충분하지 않아 조기진단에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신호 증폭형 측방유동면역분석법인 ‘SELFI(Signal-Enhanced Lateral Flow Immunoassay)’ 검사법을 새롭게 개발했다. ▲건국대학교 전봉현 교수(시스템생명공학과) SELFI는 금 나노입자를 실리카 나노입자 표면에 고도로 조립한 나노구조체를 활용해, 나노입자 사이에서 발생하는 ‘핫스폿’ 효과를 극대화
세브란스병원은 미국과 일본 암센터와 함께 위암 치료 술기의 안정성을 입증했다고 4일 밝혔다. 세브란스병원 위장관외과 김형일 교수는 미국 MD 앤더슨 암센터(MD Anderson Cancer Center), 메이요 클리닉(Mayo Clinic),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Memorial Sloan Kettering Cancer Center)와 일본 게이오대학교 병원(Keio University Hospital) 연구팀과 함께 암이 발생한 위 상부만 절제해 위 기능을 최대한 살리는 ‘근위부 위절제술’의 치료 효과를 입증했다. 연구 결과는 외과 분야 SCIE급 국제학술지 ‘서지컬 엔도스코피(Surgical Endoscopy)’ 최신호에 실렸다. ▲세브란스병원 위장관외과 김형일 교수 근위부 위절제술(Proximal gastrectomy)은 식도와 맞닿은 위의 윗부분에 생긴 암을 부분 절제하는 수술이다. 주로 초기 위암 치료에서 사용하며 절제 뒤 남은 아래쪽 위와 식도를 다시 연결해 소화 기능을 최대한 보존한다. 음식 섭취 제한으로 인한 체중 감량이나 영양 문제가 적어 삶의 질 측면에서 좋다. 이번 연구에서는 근위부 위절제술의 효과성을 확인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생후 1년 이내 발병하는 희귀 소아 뇌전증으로, 반복적인 경련 발작을 특징으로 하는 ‘드라베 증후군(Severe Myoclonic Epilepsy of Infancy, SMEI)’의 치료법 개발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됐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지스트, 총장 임기철)은 화학과 안진희 교수와 한국화학연구원(KRICT) 배명애·김기영 박사 공동 연구팀이 소아 난치성 뇌전증 치료를 위한 새로운 저분자 신약 후보 물질 ‘GM-91466’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왼쪽부터) 김동건 박사과정생(공동 제1저자, GIST 화학과), 황규석 박사(공동 제1저자, 한국화학연구원), 김기영 박사(교신저자, 한국화학연구원), 안진희 교수(교신저자, GIST 화학과) 저분자 신약 후보 물질은 분자 크기가 작은 화학 합성 물질로, 세포 안으로 잘 침투해 특정 단백질의 기능을 조절할 수 있어 먹는 약으로 개발하기에 유리한 특징이 있다. 이번 연구는 드라베 증후군의 주요 원인 유전자인 ‘SCN1A 유전자’의 기능 이상을 바로잡을 수 있는 새로운 치료 방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또한 기존 약물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화학 구조를 바탕으로 설계·합성한 물질이라는 점에서도 주
질병의 시작점은 단 한 개의 세포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개별 세포의 변화를 정밀하게 들여다보는 데 한계가 있어, 수천~수만 개 세포의 평균값을 분석하다 보니 질병의 ‘초기 신호’를 정확히 포착하기 어려웠다. KAIST 연구진이 마치 구글어스로 지구를 확대하듯, 그 세포 속 유전 설계도를 입체적으로 동시에 해독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구현했다. 암과 치매, 파킨슨병 등 복잡 질환 연구의 판을 바꿀 성과다. KAIST는 생명과학과 정인경 교수 연구팀이 미국 듀크대학교 야루이 디아오(Yarui Diao) 교수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단일 세포에서 ▲유전자 발현(전사체) ▲후성유전체 ▲게놈 3차 구조를 동시에 분석하는 세계 최초의 초정밀 분자지도 해독 기술 ‘scHiCAR(에스씨하이카, single-cell Hi-C with assay for transposase-accessible chromatin and RNA sequencing)’를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KAIST 정인경 교수, KAIST 김규광 박사, KAIST 양동찬 박사, 듀크대 Yueyuan Xu 박사, 듀크대 Xiolin Wei 박사, 듀크대 Yarui Diao 교수 세포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내분비내과 김남훈 교수와 삼성서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김지윤 교수, 고려대학교 의과학과 장혜민 박사과정생이 티아졸리딘디온(Thiazolidinedione, TZD) 계열 약물의 대표적 부작용인 부종과 체액 저류의 새로운 발생 기전을 규명하고, 이를 나트륨-포도당 공동수동체2(Sodium glucose cotransporter 2, SGLT2) 억제제가 효과적으로 완화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이번 연구는 TZD로 인한 부종 발생의 핵심 기전을 밝히고 SGLT2 억제제를 통한 개선 가능성을 제시한 성과로 국제학술지 Diabetes, Obesity and Metabolism 2026년 2월호에 게재되었으며, 연구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커버 이미지로 선정됐다. 티아졸리딘디온(이하 TZD)은 당뇨병 치료제로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는 효과가 뛰어나다. 하지만, 체중 증가와 말초 부종, 심부종 위험 증가라는 부작용이 한계로 지적됐다. 특히, 이러한 부작용의 발생 원인이 명확히 규명되지 않아 TZD 사용에 제약이 있었다. 연구팀은 고지방 식이로 비만을 유도한 동물모델을 TZD 단독 투여군과 TZD와 SGLT2 억제제 병용 투여군, 대조군으로 분류하고 6주간
국내 연구진이 대표적인 희귀 난치성 뇌질환인 ‘다계통 위축증(Multiple System Atrophy, MSA)’의 발병 기전을 규명하고, 잠재적 치료법을 제시했다. 한국연구재단(이사장 홍원화)은 서울대학교 이승재 교수 연구팀이 톨유사수용체2(TLR2)*를 매개로 하는 다계통 위축증의 발병 기전을 규명하고, 이를 바탕으로 개발한 항체의 치료효과를 동물 모델에서 확인했다고 밝혔다. * 톨유사수용체2(TLR2): 인체 면역계에 존재하는 선천면역 수용체 중 하나로, 알파-시뉴클린 응집체를 인지하는 수용체로 알려져 있음 이번 연구 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 사업 등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다학제 융합과학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1월 30일 게재됐다. ▲서울대학교 이승재 교수 다계통 위축증은 소뇌 및 기저핵의 신경퇴행을 동반하는 치명적 질환으로, 전 세계적인 고령화 추세에 따라 사회·경제적 문제로 대두됐다. 임상 증상이 비슷한 파킨슨병보다 진행 속도가 빠르고 예후가 불량해 환자의 삶의 질을 심각하게 저하시키지만, 현재 질병의 진행을 근본적으로 억제할 치료법이 부재한 실정이다.
충남대학교 약학대학 정한영 교수 연구팀이 한양대 배옥남 교수팀과 공동으로 장출혈성 대장균(EHEC) 감염 시 발생하는 치명적인 혈전 합병증의 원인이 기존에 알려진 ‘시가독소’가 아닌 ‘RTX 계열 독소(EhxA)’에 의한 적혈구의 변형에 있음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이번 연구는 감염성 질환 및 혈액학 분야의 난제를 해결한 획기적인 성과로 인정받아 세계적인 과학 저널 사이언스(Science)를 발행하는 미국과학진흥협회(AAAS)의 국제 학술지 ‘Science Advances’(IF: 12.5)에 2월 6일 온라인판으로 게재됐다. 장출혈성 대장균 감염은 심각한 경우 용혈성 요독 증후군(HUS)과 같은 치명적인 합병증으로 이어지는데 지난 수십 년간 학계에서는 이를 ‘시가독소(Shiga toxin)’가 신장과 혈관 내피세포를 손상시켜 발생한다는 ‘혈관 중심’의 이론으로 설명해 왔다. 그러나 이 이론만으로는 환자에게서 급격하게 발생하는 거대 혈전과 적혈구 ▲ 정 한영 교수 파괴 현상을 온전히 설명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정한영 교수팀은 이러한 기존 학설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시가독소가 아닌, 그동안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RTX 계열 독소(EhxA)’에 주목했
유전성 부인암 환자를 선별할 수 있는 알고리즘이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김기동 교수팀이 개발한 이 알고리즘은 부인암 치료를 위해 기본적으로 시행하는 ‘종양 유전자 패널 검사’를 활용해, 추가적으로 유전자 검사가 꼭 필요한 환자를 선별해낸다. 부인암 환자 중 유전성 부인암인 경우는 약 10%에 불과한데, 지금까지는 비싼 유전자 검사를 광범위하게 시행하거나 반대로 유전성 암 환자를 놓치는 일이 반복됐다. 하지만 이번 알고리즘은 이 고민을 해결할 실마리로 주목받고 있다. 유전성 암이란 ‘생식세포’의 변이로 발생한 암이다. 문제는 생식세포는 다음 세대에 전달되는 특징을 갖고 있어, 변이된 세포는 자녀에게도 전달돼 유전성 암 발병률을 높일 수 있다. 예를 들어 부모의 BRCA1/2 유전자에 변이가 있다면 해당 변이는 자녀에게 전달될 가능성이 높고 이로 인해 자녀는 유방암이나 난소암 발병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김기동 교수 따라서 유전성 변이를 파악하는 것은 중요한 임상적 의미를 지닌다. 변이 유형에 맞는 표적치료제를 선택할 수 있고 무엇보다 유전성 암 환자의 자녀를 비롯한 가족 구성원에게 조기 발견을 위한 정기검진의 근거를 제공할 수
경북대병원 피부과 김준영 교수와 방진선 전공의가 손발톱에 발생하는 악성 흑색종의 핵심 징후인 '허친슨 징후(Hutchinson's sign, HS)'와 양성 질환에서 나타나는 '가성 허친슨 징후(pseudo-Hutchinson's sign)'를 감별할 수 있는 6가지 새로운 임상적 기준을 최초로 규명했다고 27일 밝혔다. 해당 연구 결과는 피부과학 분야 세계 최고 권위 학술지인 JAAD(Journal of the American Academy of Dermatology, IF: 11.8) 2026년 2월호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손발톱에 검은 선이 생기는 조갑흑색선조(Longitudinal melanonychia) 환자 가운데 악성 흑색종 환자 123명과 양성 질환 환자 290명의 데이터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악성 흑색종에 의한 징후로는 ▲손발톱 너비의 절반을 넘는 넓은 색소침착, ▲기존 흑색선조보다 넓은 색소침착, ▲불연속적인 색소침착이라는 특징을 보였다. ▲경북대병원 피부과 김준영 교수(왼쪽), 방진선 전공의 반면, 양성 질환에서 나타나는 가성 징후는 ▲직선 형태의 측면 경계, ▲근위부로 갈수록 색이 옅어짐, ▲피부확대경(Dermoscopy) 관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