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멀리한다고 안심할 수 있을까. 많은 사람들이 술만이 간암의 주된 원인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간암의 가장 흔한 원인은 간염 바이러스다. 최근에는 비만, 당뇨 등과 관련된 비알코올성 지방간도 위험 인자로 주목받고 있다. 문제는 여전히 늦게 발견된다는 점. 뚜렷한 초기 증상이 없어 ‘침묵의 암’이라 불리는 간암은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가 알아차리지 못한 채 진행되고 있다. 2023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간암은 전체 암 중 발생률 7위를 기록했으나 실질적인 위험도는 그 이상이다. 암 사망원인통계를 살펴보면 2024년 간암 사망자는 1만 432명으로 폐암에 이어 2위를 차지할 만큼 예후가 좋지 않다. 간은 통증을 느끼는 신경이 발달하지 않아 질병 초기에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황달이나 복수, 상복부 통증 등의 자각 증상을 느껴 병원을 찾았을 때는 이미 암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일 가능성이 크다. 이로 인해 간암의 5년 생존율은 약 40%에 불과하며 이는 전체 암 평균 생존율인 약 73%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간담췌외과 김상진 교수 간암 치료의 성패는 조기 발견이 좌우한다. 평소 술을 즐기거나 비만한 경우 건강검진에
설 연휴를 맞아 오랜만에 가족을 만나는 시기, 평소 ‘나이 들어서 그렇다’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체중 증가나 눈꺼풀 처짐을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화가 단순한 노화 현상이 아닌, 치료가 필요한 질환의 신호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비만은 정말 ‘나잇살’일까? 운동·식단만으로 한계 있다면 치료 필요 체중과 복부비만은 나이와 관계없이 삶의 질과 직결되는 건강 지표다. 모든 비만이 개인의 의지나 생활습관 개선만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왼쪽부터) 경희대병원 위장관외과 박대근 교수, 경희대병원 안과 박인기 교수 운동과 식단 조절에도 불구하고 체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거나, 체질량지수(BMI) 35 이상의 고도비만은 개인의 관리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질병’으로 인식해야 한다. 경희대병원 위장관외과 박대근 교수는 “고도비만은 운동, 식사·약물 요법 등으로는 장기적 체중 감량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으며, 요요현상이 나타나거나 약물·식이요법 부작용으로 불편을 겪기도 한다”며 “무엇보다 당뇨병, 고혈압 등 각종 대사 질환을 유발해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것은 물론, 생명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도비만(BM
나이가 들면 근육량은 자연스럽게 감소한다. 하지만 근육 감소가 과도하게 진행된다면 단순한 노화가 아니라 건강수명과 직결되는 ‘질환’으로 봐야 한다. 근감소증은 근육량 감소와 근력 저하가 함께 나타나는 질환으로, 신체 기능을 떨어뜨리고 낙상·골절 위험을 크게 높인다. 또한 근육은 대사·면역·심혈관계 기능에 관여하기 때문에, 근감소증이 진행되면 전신 건강 전반에 악영향을 미친다. 예로 파킨슨병 환자에서는 근감소증이 대조군보다 약 3배 흔하며 저근력 근감소증(probable sarcopenia)는 약 24~67%에 이르러 낙상 위험 증가와 삶의 질 저하와도 관련된다. 따라서 조기 진단과 적극적인 관리가 중요하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재활의학과 유승돈 교수와 함께 근감소증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근육 줄어들면 신체기능·대사·면역까지 좌우 근감소증(sarcopenia)은 노화로 골격근육량이 감소하고 근력이 약화되면서 신체 기능이 전반적으로 저하되는 질환이다. 근육량과 근력이 줄어들면 보행 속도와 균형 감각이 떨어지는 등 신체 기능 저하가 먼저 나타난다. 근육량 감소는 혈당과 에너지 대사 조절에도 영향을 미쳐, 당뇨병·비만·심혈관질환 등 각종 대사질환 위험을 함께 높일
명절 연휴에는 과음이나 과식, 피로 등이 겹치면서 응급실을 찾는 환자가 늘어난다. 특히 뇌졸중은 응급실 내원 중증응급질환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질환으로, 연휴 중 과음이나 과식, 피로 누적, 스트레스 등은 혈관 부담을 키워 뇌졸중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 경희대병원 신경과 우호걸 교수는 “건강한 성인이라면 며칠간의 생활 리듬 변화가 혈관 건강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수 있지만,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 등 고위험군은 혈압이나 혈액 점도의 급격한 변화가 뇌졸중을 유발하는 촉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희대병원 신경과 우호걸 교수 예고 없이 찾아오는 뇌졸중 ‘F·A·S·T’ 법칙으로 전조 증상 확인 뇌졸중은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져 뇌 조직에 산소 공급이 중단되는 질환으로 허헐성 뇌졸중(뇌경색)과 출혈성 뇌졸중(뇌출혈)으로 나뉜다. 만성질환 외에도 흡연, 비만, 짜게 먹는 식습관 등 혈관 손상과 협착을 유발하는 생활 습관이 주요 발생 요인이다. 별다른 증상 없이 진행되다가 혈관이 임계점에 이르는 순간 갑자기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우호걸 교수는 “뇌졸중의 대표적 증상으로는 한쪽 얼굴이나 팔·다리의 마비, 언어 장애, 갑작스런
평소 수면이 부족한 사람들에게 긴 연휴는 수면을 보충할 수 있는 기회다. 하지만 무턱대고 잠만 자는 것이 과연 건강에 도움이 될까? 경희대병원 신경과 황경진 교수의 자문을 통해 한국인의 수면 실태와 올바른 수면법을 알아본다. 한국인, OECD 평균보다 40분 덜 잔다 장기적인 수면 부족은 건강 위협해 한국인의 평균 수면 시간은 약 7시간 41분으로 OECD 평균(8시간 22분)보다 40분 이상 짧다. 전문가들은 이를 단순한 통계가 아닌 ‘건강 위험 신호’로 봐야 한다고 경고한다. 경희대병원 신경과 황경진 교수는 “치열한 경쟁과 늦은 퇴근, 24시간 열려있는 디지털 환경이 사람들의 수면 부족을 야기하고 있다”며 “수면 중에는 기억 정리, 면역 조절, 뇌 ▲ 황 경진 교수 노폐물 제거가 이뤄지는데, 이 과정이 생략된 상태로 다음 날을 맞이하면 집중력 저하와 반응 속도 감소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잠을 며칠 못 자도 일상생활이 가능한 이유는 우리 몸의 ‘보상 기전’ 덕분이다. 아드레날린과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되며 억지로 버티는 ‘응급 모드’가 작동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며, 누적된 손상은 한꺼번에 드러날 수 있다. 황경진 교수는 “장기적인
전방십자인대 완전 파열 진단을 받고도 올림픽 출전을 강행했던 ‘스키 여제’ 린지 본. 그러나 그의 마지막 도전은 출발 13초 만에 넘어지며 끝났다. 헬기로 긴급 이송되는 장면은 전 세계에 생중계됐고, 관중석은 침묵에 잠겼다. 의료 현장에서 바라보면, 이 장면은 단순한 개인의 선택을 넘어 전방십자인대 파열 이후 치료 전략의 본질을 다시 묻게 한다. 건국대병원 이동원 스포츠 수술/통증 클리닉장은 “이번 사례는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조건의 문제”라며 “전방십자인대 파열 이후 비수술적 복귀가 가능한지는 결심으로 정해지지 않고, 그 무릎이 실제로 기능적으로 무엇을 감당할 수 있는지가 핵심이다”고 전했다. ▲건국대병원 이동원 스포츠 수술/통증 클리닉장 전방십자인대 파열, 여전히 ‘파열되면 수술’이라는 공식이 작동하는 이유 전방십자인대는 허벅지 뼈(대퇴골)와 정강이 뼈(경골)를 연결하며, 무릎이 앞뒤로 어긋나지 않도록 잡아주는 핵심 안정 구조물이다. 이 인대가 끊어지면 부상 직후 극심한 통증과 부종이 나타나지만, 놀랍게도 2~3주만 지나면 통증과 부기가 상당 부분 가라앉는다. 이때 많은 환자들이 "어? 생각보다 안 아프네? 자연 치유된 건가?"라고 착각한다. 통증이 사라
하지불안증후군(Restless Legs Syndrome, RLS)은 가만히 앉아 있거나 누워 있을 때 다리에 불쾌한 감각이 나타나고, 다리를 움직이고 싶은 충동이 동반되는 신경계 질환이다. 특히 저녁이나 밤에 증상이 심해지는 경향이 있어 수면을 방해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하지불안증후군은 정확히 설명하기 어려운 불편감이 특징이다. 환자들은 다리 안쪽이 간질거리거나 벌레가 기어가는 느낌, 저리고 당기는 느낌, 쥐어짜는 듯한 통증 등 다양한 표현으로 증상을 호소한다. 반면 걷기나 스트레칭처럼 다리를 움직이면 증상이 일시적으로 완화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불안증후군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뇌의 도파민 기능 이상과 철분 부족이 주요 관련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철 결핍성 빈혈, 신부전, 임신, 말초신경병증 등 특정 질환과 동반되어 나타나는 사례도 있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신경과 김정빈 교수 이 때문에 증상이 반복되는 경우 단순한 피로나 근육 문제로 생각하기보다, 철분 상태와 기저질환 여부를 함께 평가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증상이 지속될 경우 수면의 질 저하와 만성 피로, 집중력 저하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밤
잠을 설친 다음 날 집중력이 떨어지고 기분까지 처지는 경험은 누구나 있다. 하지만 이런 불편이 반복돼 잠들기 어렵거나, 자주 깨거나, 새벽에 일찍 깨 다시 잠들지 못하는 상태가 ‘일상’이 됐다면 원인과 생활 습관을 함께 점검해야 한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신경과 윤지은 교수와 불면증의 원인과 치료, 숙면을 위한 생활 습관에 대해 알아본다. 수면은 단계마다 기능이 다르다. 초기 깊은 수면인 서파수면은 뇌나 몸의 회복, 면역강화, 노폐물 제거 등 생리적 회복에 도움을 주고 얕은 수면인 렘수면은 감정 조절, 기억·학습 공고화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이 단계의 균형이 뇌 건강과 정서 안정에 중요하다. 불면증 원인, 취약성‧촉발‧지속 요인과 수면 환경 변화 불면증은 흔히 소인 취약성 요인, 촉발 요인, 지속 요인 등 3가지 요인이 맞물려 나타난다. 나이가 들수록, 남성보다 여성에서, 가족력이 있거나 불안·우울 등 심리적 취약성이 있을 때 불면증이 더 잘 발생할 수 있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신경과 윤지은 교수 또, 심한 스트레스, 급성 질환, 통증처럼 정신적·신체적으로 힘든 일이 계기가 되어 불면이 시작될 수 있다. 그리고 졸리지 않는데도 침대에 오래 누워 있거나,
평소 요가를 즐기던 30대 여성 A씨는 언제부턴가 특정 자세를 취할 때 사타구니에 찌릿한 통증을 느꼈다. 유연성이 부족해 생긴 단순 통증이라 생각하며 스트레칭 강도를 높였지만, 오히려 통증은 심해졌고 급기야 절뚝거리며 걷게 됐다. 병원 정밀검사 결과, 원인은 선천적으로 골반 뼈가 허벅지 뼈를 제대로 덮지 못하는 ‘고관절 이형성증’이었다. 이미 연골이 상당 부분 손상된 ‘이차성 관절염’ 단계에 접어들어 결국 인공관절수술을 받기로 했다. 관절염은 주로 노화로 인해 발생하는 퇴행성 질환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고관절의 경우 선천적 혹은 발달 과정에서의 구조적 결함이 원인이 되어 이른 나이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고관절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여성환자 압도적… 뼈가 얕아 생기는 구조적 결함인 ‘작은 비구’가 원인 고관절 이형성증은 골반뼈의 소켓 부분인 '비구'가 대퇴골두(허벅지 뼈 윗부분)를 충분히 덮어주지 못하는 선천적·발달성 질환이다.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정형외과 고영승 교수 성인이 될 때까지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방치하기 쉽지만, 비정상적인 구조로 인해 특정 부위에 체중이 집중되면서 연골이
화장실에서 물을 내려도 사라지지 않는 끈적한 소변 거품은 신장이 보내는 이상 신호일수 있다. 우리 몸의 정수기 필터 역할을 하는 신장은 필요한 영양소는 남기고 노폐물을 걸러내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이 여과 기능이 손상되면, 신체를 구성하는 필수 성분인 단백질이 소변으로 새어 나가는 ‘단백뇨’가 발생한다. 신장은 미세 혈관의 집합체로, 이곳에서 단백질이 새어 나온다는 것은 신장 자체의 손상은 물론, 전신 혈관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음을 시사하는 중요한 지표다. 통증없이 서서히 진행돼 일상을 위협하는 단백뇨의 원인부터 증상, 치료법까지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신장내과 김양균 교수와 함께 알아본다. 거품뇨·부종 있다면 ‘단백뇨’ 의심 단백뇨는 소변에 단백질이 섞여 나오는 상태로, 성인 기준 하루 배출량이 150mg 이상일 때 진단한다. 가장 대표적인 신호는 소변에 생기는 '거품'이다. 단백질 농도가 높아지면 거품이 평소보다 많이 생기고, 물을 내려도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질환이 진행되면 증상은 전신으로 확대된다. ▲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신장내과 김양균 교수 단백질이 과도하게 빠져나가 혈중 농도가 낮아지면 얼굴이나 다리가 붓는 부종이 발생하며, 전반적인 신체 기능 저하로
당뇨병은 흔히 중장년층의 질환으로 인식되지만, 최근에는 성인에서 제1형 당뇨병이 새롭게 진단되거나 젊은 연령층 환자가 늘어나는 등 발병 양상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당뇨병의 유형부터 증상, 관리와 예방법까지 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곽수헌 교수와 함께 알아봤다. 1. 당뇨병이란? 당뇨병은 혈액 속 포도당 수치가 정상보다 높은 상태가 지속되는 만성질환으로, 제1형·제2형·임신성 당뇨병 등으로 구분된다. 제1형 당뇨병은 인슐린을 만드는 췌장 베타세포가 파괴돼 인슐린 분비가 거의 이뤄지지 않는 질환으로, 주로 소아·청소년기에 발생하지만, 최근에는 성인에서 진단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제2형 당뇨병은 인슐린 분비가 부족하거나 인슐린이 제대로 작용하지 않는 것이 특징으로, 생활 습관과 환경, 유전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 ▲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곽수헌 교수 임신성 당뇨병은 임신 중 호르몬 변화로 혈당이 일시적으로 상승하는 경우로, 출산 후 대부분 정상으로 회복되지만, 일부는 제2형 당뇨병으로 이어질 수 있어 추적 관찰이 필요하다. 국내 당뇨병 환자의 대부분은 제2형 당뇨병이며, 제1형 당뇨병은 전체의 2% 미만이다. 2. 위험인자와 발병 특징 당
입춘을 맞아 추위가 서서히 누그러지고 있지만, 오히려 계절 전환기에 잠자리에서 불편함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실내 난방과 건조한 공기는 코막힘과 비염을 유발해 코로 숨 쉬기 어렵게 만든다. 코로 숨 쉬시기가 불편해지면 입을 벌리고 자는 ‘구호흡’을 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혀와 연구개 등이 기도를 막아 폐쇄성 수면무호흡 증상이 심해지기 쉽다.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은 만성피로는 물론, 고혈압, 뇌졸중, 심부정맥, 당뇨병의 위험까지 증가시킬 수 있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구강악안면외과 홍성옥 교수와 함께 겨울철 구호흡으로 인해 악화하기 쉬운 수면무호흡증의 치과적 치료법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환자 수 4년 새 2배 급증… 방치하면 심뇌혈관 질환 위험 높여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4년 수면무호흡증 환자는 18만4,255명으로, 2020년 대비 약 2배 증가했다. 그중 폐쇄성 수면무호흡증(Obstructive Sleep Apnea; OSA)은 가장 흔한 유형으로, 수면 중에 상부 기도가 반복적으로 막혀 잠에서 깨는 질환이다. ▲ 홍성옥 교수 진료사진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은 낮에는 숨 쉬는 데 문제없지만, 잠에 들면 ‘컥컥’ 소리가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