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기운이 완연해지며 낮 기온이 점차 오르고 야외활동이 늘어나는 시기다. 겨우내 움츠렸던 몸을 풀기 위해 걷기나 등산, 운동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관절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이때 많은 이들이 단순한 근육통이나 노화로 인한 퇴행성 관절염을 떠올리며 정형외과를 찾지만, 관절 통증의 원인이 모두 같은 것은 아니다. 가톨릭대학교 부천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권의종 교수는 “관절 통증이 발생하면 단순히 노화나 무리한 활동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며 “여러 관절에서 붓기와 통증이 반복되거나 아침에 관절이 오래 뻣뻣한 증상이 나타난다면 류마티스 관절염 가능성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외부 자극으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해야 할 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겨 자신의 관절 조직을 공격하는 자가면역 질환이다. 관절을 둘러싸고 있는 얇은 막인 활막에 염증이 생기면서 시작되며, 면역세포가 정상 조직을 공격하면서 염증 반응이 나타난다. ▲가톨릭대학교 부천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권의종 교수 류마티스 관절염은 흔히 노화로 인해 발생하는 퇴행성 관절염과 혼동되기도 하지만, 발생 원인과 증상 양상에서 차이가 있으며, 관절염 외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산부인과 오영택 교수(사진)가 비침습적 정밀 진단 기술을 선보이며 부인암 진단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DNA 메틸화’다. 이는 DNA 내의 유전자의 작동을 조절하는 일종의 ‘스위치’로, DNA에 ‘메틸기’라는 작은 화학 물질이 붙으면 해당 유전자의 활동이 꺼지거나 약해진다. 우리 몸은 이 과정을 통해 필요한 유전자만 선택적으로 사용한다. 문제는 암이 발생하는 과정에서 이 조절 기능이 비정상적으로 바뀐다는 점이다. 정상적인 상태에서는 암을 억제하는 유전자들이 정상 작동하면서 우리 몸을 보호한다. 하지만 암으로 진행되는 과정에서는 암 억제 유전자에 메틸기가 과도하게 붙는 '과메틸화' 현상이 발생한다. 즉, 우리 몸을 지키는 안전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상태가 되는 것이다. 자궁경부암 진행 위험 94.1% 정확도로 예측… 이러한 원리를 바탕으로 오 교수는 자궁경부암 전 단계인 저등급 병변(LSIL) 환자에서 암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 고등급 병변(HSIL)을 선별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 탐색에 집중했다. LSIL은 대부분 자연적으로 호전되지만 일부는 암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어떤 환자가 고위험군인지를 정확히 감별하
위암 내시경 검진을 3년 이내 간격으로 시행할 경우 사망 위험이 유의하게 감소한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의정부성모병원은 최현호 교수와 서울성모병원 방사선종양학과 성수윤 교수 연구팀이 국민건강보험공단(NHIS) 자료를 기반으로 위암 환자 2만6,199명을 분석한 결과, 검진 간격이 짧을수록 위암 사망 위험이 낮아지는 경향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의정부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최현호 교수, 서울성모병원 방사선종양학과 성수윤 교수 연구팀은 위암 진단 이전 내시경 검진 간격에 따라 환자를 1년, 2년, 3년, 4년, 5년 이하 및 5년 초과, 미검진군으로 구분해 분석했다. 그 결과, 모든 검진군에서 미검진군 대비 위암 특이 사망 위험이 감소했다. 특히 3년 이내 검진군은 3년 초과 검진군에 비해 사망 위험이 약 29% 낮았다(HR 0.71). 또한, 검진 간격이 길어질수록 사망률 감소 효과가 점차 줄어드는 경향이 나타났다. 반면 2년과 3년 간격 사이에서는 사망률 차이가 관찰되지 않았다. 현재 국내 국가암검진사업에서는 40세 이상을 대상으로 2년 간격 위내시경 검진을 권고하고 있으나, 위암 검진 간격에 대한 근거는 제한적이었다.
뇌 발달의 대부분은 생애 초기, 특히 어린 시절에 이뤄지고 이후에는 큰 변화 없이 유지된다는 것이 오랫동안 신경과학계의 정설로 여겨져 왔다. 이에 따라 감각 처리와 기본적인 인지 기능 역시 청소년기에 이르면 이미 성숙 단계에 도달해, 성인기와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받아들여져 왔다. 그러나 최근 이러한 통념을 뒤집는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성인기에 이르면서 뇌는 감각 회로를 다시 정교하게 재조정하며, 청소년기와 비교해 감각 정보 처리에서 현저한 수준의 정밀도 차이를 보인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연세대 생명공학과 정은지 교수(왼쪽), 이동수 박사, 충남대 의과대학 한경아 교수, DGIST 뇌과학과 고재원 교수 연세대학교 생명공학과 정은지 교수 연구팀(제1저자 이동수 박사)은 뇌 시상부의 시상망상핵(thalamic reticular nucleus, TRN)이 성인기에도 지속적으로 재구성된다는 원리를 규명했다. 이번 연구는 2026년 4월 1일 자 국제 학술지 「Neuron」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 시상망상핵은 감각 정보를 대뇌피질로 전달하기 전에 선별하는 ‘감각 검문소’ 역할을 하는 핵심 회로다. 기존에는 이 회로가 어린 시절 ‘결정적 시기(critical p
한림대학교성심병원 외과 김희성 교수 연구팀이 위암 세포의 성장을 촉진하는 핵심 단백질의 작용기전을 규명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탈유비퀴틴화 효소인 UCHL1(Ubiquitin C-terminal Hydrolase L1)이 위암에서 종양 성장을 촉진하며, 이를 억제할 경우 암세포 성장이 현저히 감소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고 2일 밝혔다. 위암은 전 세계적으로 발생률이 높고, 암 사망 원인 중 다섯 번째를 차지하는 대표적인 악성 종양이다. 수술, 항암치료, 방사선치료 등 기존 치료법이 적용되고 있지만, 위암의 분자적 발생 기전은 아직 충분히 규명되지 않아 새로운 정밀치료 표적 발굴이 중요한 과제로 남아있다. 연구팀은 세포 내 단백질의 생성과 분해를 정밀하게 조절하는 '유비퀴틴-프로테아좀 시스템(UPS)'이 암 발생과 진행에 관여한다는 점에 주목하고, 이 시스템의 핵심 조절 인자인 UCHL1을 위암 연구의 표적으로 삼았다. ▲한림대학교성심병원 외과 김희성 교수 연구팀은 위암 환자 48쌍의 암 조직과 인접한 정상 위 조직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UCHL1 단백질이 위암 조직에서 정상 조직에 비해 약 70% 이상 높게 발현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UCHL1 발현
국립암센터(원장 양한광) 희귀암연구사업단(단장 김준혁)은 희귀암 환자와 가족에게 정확한 건강정보를 제공하고 전문 의료진과의 연결을 지원하기 위한 ‘희귀암정보포털(rarecancer.kr)’을 구축해 공식 오픈했다고 2일 밝혔다. 희귀암은 개별 질환의 발생 빈도가 낮아 정보 접근이 어려워 환자들은 진단과 치료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어왔다. 현재 국내 환자들은 인터넷 검색이나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제한적이고 검증되지 않은 정보를 얻는 경우가 많아, 신뢰할 수 있는 공공 정보 플랫폼 구축의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이에 국립암센터 희귀암연구사업단은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GARD*와 미국 희귀질환 단체 NORD** 등 해외 공식 정보를 참고하고 국내 희귀암 연구그룹과 협업을 통해 국내 실정에 맞는 공익적 희귀암 정보 제공 플랫폼을 구축했다. 희귀암정보포털은 ▲희귀암 질병정보 검색부터 임상시험 정보연계 ▲환우회 및 커뮤니티 정보 ▲전문 의료진 및 병원 검색 ▲온라인 상담(Q&A) 서비스 등 환자에게 통합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국립암센터 발전기금과 연계된 후원 시스템을 갖추어 희귀암 치료를 위한 사회적 관심도 함께 독려할 예정이다. 이번 포털
심근경색 후 반드시 복용해야 하는 줄 알았던 베타차단제를 중단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베타차단제는 심근경색 환자의 재발과 사망 위험을 줄이기 위해 표준치료로 사용돼 왔다. 그러나 최근 관상동맥중재술(PCI) 등 심혈관 치료가 발전하고 있고, 심근경색 후최소 1년 이상 베타차단제를 복용하고 좌심실 수축 기능 장애나 심부전이 없이 비교적 안정된 상태의 환자에서도 장기 복용이 꼭 필요한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계속 제기되어 왔다. 앞서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한주용 교수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활용한 대규모 관찰연구를 통해 심근경색 후 안정된 환자에서 베타차단제 중단이 예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 그 결과를 2020년 심장 분야 최고 권위지인 <유럽심장학회지(European Heart Journal)>에 발표한 바 있다. (삼성서울병원 한주용, 김지훈, 강단비 교수 연구팀) 이번 ‘SMART-DECISION’ 연구는 관찰연구의 결과를 무작위배정 임상시험으로 직접 검증하기 위해 진행됐다. 한주용 교수가 책임연구자로, 2021년 보건복지부 환자중심 의료기술 최적화 연구사업단의 국가 지원 과제에 선정돼 5년간 심근경색연구회와 협업하여 수
궤양성 대장염은 대장에 만성적인 염증이 발생하는 대표적인 염증성 장질환이다. 대장 점막에 다발성 궤양이 형성되는 것이 특징이며, 아직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장내 미생물 불균형, 장 점막의 면역체계 이상, 유전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불규칙한 식습관, 자극적인 음식 섭취, 과도한 스트레스 등은 질환의 발생 또는 악화를 유발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4년 새 환자 28% 껑충… 2040 젊은층 일상 위협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국내 궤양성 대장염 환자 수는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며 2020년 4만 8,483명에서 2024년 6만 2,243명으로 불과 4년 만에 약 28% 급증했다. 특히 20~40대 환자가 전체의 50% 이상을 차지하며, 그중에서도 30대 환자는 같은 기간 약 39%나 폭증해 젊은층의 건강한 일상을 무너뜨리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고려대 안산병원 소화기내과 김동우 교수 단순 장염일까? 병원 방문을 결정짓는 3가지 적색 신호 이처럼 젊은층의 발병률이 눈에 띄게 높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단순한 배탈로 여겨 방치하곤 한다. 특히 초기 증상이 설사와 복통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의료 영상에서 진단에 필수적인 피부 병변은 원본 그대로 보존하고, 환자의 신원만 가상의 얼굴로 효과적으로 익명화하는 AI 기술이 개발됐다. 연구팀이 개발한 이 AI는 기존 모델의 낮은 얼굴 생성 품질과 중대한 한계점이었던 인종 편향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했다. 특히 익명화된 이미지에서도 98.9%의 높은 정확도로 안면 질환을 유지해, 앞으로 어떤 인종이든 차별 없이 안전하게 의료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이동헌 교수팀(충남대 송승한 교수, 충남대 한연규 박사과정)은 인종에 따른 성능 격차를 없애고 동등한 개인정보 보호를 제공하는 안면 익명화 AI 프레임워크 ‘FairAnon’을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최근 환자 신원 보호를 위해 원래 얼굴을 가상 얼굴로 변환하는 생성형 AI 기술이 도입되고 있다. 그러나 기존 모델들이 저품질의 얼굴 이미지를 생성하는 문제와 더불어, 서양인 얼굴 데이터셋 위주로 학습된 탓에 다양한 인종 개념을 서양인 중심의 기본값과 뒤섞어 학습하는 의미론적 얽힘(Semantic entanglement) 현상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아시아인 등 타 인종의 얼굴을 변환할 때 화질과 개인정보 보호 수준이 모두 저하
전이성 편평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생존율을 크게 개선할 수 있는 차세대 면역항암제의 임상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세암병원 폐암센터 조병철 교수<사진> 연구팀은 기존 치료에 실패한 전이성 편평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차세대 CTLA-4 항체 ‘고티스토바트(Gotistobart)’의 치료 효과를 분석한 결과, 기존 표준치료인 도세탁셀 대비 생존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고 2일에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디슨(Nature Medicine, IF 50)’에 게재됐다. 편평 비소세포폐암은 폐의 기관지 표면을 이루는 편평상피세포에서 발생한다. 표적치료가 가능한 돌연변이 발생 빈도가 낮아 표적치료제보다 면역항암제 중심 치료를 진행한다. 다른 장기까지 암이 퍼진 전이성 편평 비소세포폐암은 면역항암제 중심 1차 치료를 하지만 질병이 계속 진행되면 치료 옵션이 제한적이다. 현재 표준치료로 사용하는 도세탁셀의 치료 성적은 중앙생존기간 8~10개월, 반응률 5~10%에 그친다. 연구팀은 1차 치료 후 효과가 없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차세대 CTLA-4 항체와 도세탁셀의 치료 효과를 비교하는 무작위 3상 임상 연구를 실시했다. 차세대 CTLA-4 항
최근 대기 환경 변화와 코로나-19 등으로 호흡기와 폐 질환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일상생활에서 호흡곤란과 마른기침이 지속된다면 간질성 폐질환을 의심해 봐야할 수도 있다. 간질성 폐질환에서 간질은 폐에서 산소 교환이 일어나는 폐포의 벽을 구성하는 조직을 일컫는다. 간질성 폐질환은 이 간질 부위에 염증이나 손상이 생기는 다양한 질환군이다. 폐섬유증은 간질에 흉터와 유사한 섬유 조직이 쌓여 폐가 점차 두꺼워지고 딱딱하게 굳어지는 호흡기 질환이다. 폐섬유증 이외의 간질성 폐질환도 섬유화가 동반될 수 있는데 이 경우 폐가 점차 탄력을 잃고 산소 교환 능력이 저하되는 특징을 보이기에 각별한 주의를 요한다. 염증보다 더 중요한 ‘섬유화’… 질환 진행 좌우 섬유증은 폐 조직이 손상된 뒤 회복되는 과정에서 비정상적으로 섬유 조직이 형성되는 현상으로, 이 과정이 반복되면 폐가 점점 딱딱해진다. 건국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문지용 교수는 “간질성 폐질환에서 초기 염증도 중요하지만, 실제로 환자의 경과를 결정짓는 것은 섬유화의 진행 여부”라며 “섬유화가 진행될수록 폐 기능이 감소하기 때문에 이를 얼마나 늦추느냐가 치료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건국대병원 호흡기-알레르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병원장 배시현) 소화기내과 이재준 교수(제1저자), 배시현 교수(교신저자) 연구팀이 간외 전이(Extrahepatic Metastasis)가 동반된 진행성 간세포암 환자에서 종양 크기가 작은 경우 경동맥 국소 치료가 전신항암치료보다 생존율을 유의하게 향상시킬 수 있음을 전국 단위 대규모 분석을 통해 규명했다. 이번 연구는 간암 분야 최상위 국제학술지인 Liver Cancer(IF 9.1)에 게재됐다. 경동맥 국소 치료는 간동맥을 통해 항암제나 방사선 물질을 종양 부위에 직접 전달하는 치료로, 대표적으로 간동맥 화학색전술(TACE), 방사선 색전술(TARE), 간동맥 항암주입요법(HAIC) 등이 포함된다. 이러한 치료는 간내 종양을 직접 조절하는 데 효과적이지만, 간외 전이가 있는 간세포암의 경우 전신항암치료가 표준 치료로 권고되고 있으며, 경동맥을 통한 국소 치료는 일반적으로 권장되지 않아 왔다. 실제 임상 현장에서는 일부 환자에게 해당 치료가 시행되고 있음에도, 어떤 환자에서 생존 이점이 있는지에 대한 명확한 근거는 부족한 상황이었다. 이재준 교수 연구팀은 2008년부터 2020년까지 대한간암등록사업에 등록된 간세포암 환자 1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