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론병으로 소장이 막혔을 때 내시경 풍선 확장술만으로도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보고가 나왔다.
기존에는 협착이 발생한 소장 부위를 잘라내야 해서 환자 부담이 컸던 만큼, 소장 내시경 풍선 확장술이 수술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대한장연구학회에 따르면 크론병 환자는 인구 10만명당 2010년 15.1명이었으나 2019년에는 36.9명으로 두 배 가량 늘었다.
크론병 진단 후 5 ~ 10년이 지나면 3분의 2 이상의 환자에서 협착이 발생하고, 협착 부위를 절제하는 수술로 치료하는 게 일반적이다.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김영호·홍성노 교수 연구팀은 크론병으로 인한 소장 협착 환자 대상 소장 내시경 풍선확장술(Enteroscopic Balloon Dilation, EBD)의 치료 효과를 전향적으로 장기 추적한 연구를 유럽통합소화기학회 학술지(United European Gastroenterology Journal) 최근호에 발표했다.
<사진설명. 크론병환자에서 소장 협착이 발생한 경우 수술 대신 소장 내시경 풍선확장술로도 충분한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보고가 나왔다. 사진은 소장 협착 중 거미줄형에 해당하는 경우로 소장 내시경 풍선확장술로 치료시 96.3%가 수술 없이도 상태를 유지했다.>
연구팀은 2018년부터 2023년까지 소장 협착이 발생한 크론병 환자 150명을 대상으로 소장 내시경 풍선확장술을 시술한 뒤 평균 42.4개월 동안 경과를 관찰했다.
소장 내시경 풍선확장술은 특수 고안된 내시경을 협착이 발생한 소장 부위에 삽입하고, 풍선을 부풀려 장을 넓히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보통 20~30분 가량 소요된다.
연구에 따르면 소장 내시경 풍선확장술로 소장 협착을 치료한 환자의 76.6%가 5년간 수술 없이 상태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소장 협착 모양이 거미줄형인 환자는 96.3%가 수술 없이 상태를 유지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소장 협착의 다른 유형인 궤양형(ulcerated)과 방추형(spindle-shaped)은 각각 78.3%, 63.0%인 것으로 분석됐다.
시술에 따른 부작용은 천공, 출혈 등으로 전체 환자의 2.7%(4명)에 불과했고, 보존적 치료로 관리가 가능했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홍성노 교수는 “기존에는 소장 협착이 확인되면 대부분 수술이 불가피했지만 소장 내시경을 이용하면 수술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며 “환자의 장을 최대한 보존하고, 수술이란 치료 선택지를 남겨둠으로써 환자에게 보다 안전하고 유리한 치료 환경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설명】 소장 협착 중 거미줄형에 해당하는 경우로 소장
내시경 풍선확장술로 치료시 96.3%가 수술 없이도 상태를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