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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피부임상-기초연구-산업의 조화를 통한 차세대 연구자 양성과 연구 네트워크 강화

“유럽·미국의 관련 학회와 교류를 넓혀 한국피부장벽학회가 세계적인 연구 네트워크의 허브가 되도록 노력하면서, 차세대 연구자 양성을 위해서 젊은 연구자들이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학회의 문호를 더욱 개방하고, 운영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여 지속 가능한 학회 발전 구조를 만들겠습니다.” 한국피부장벽학회 홍승필 이사장의 말이다. 홍승필 이사장은 연세대 원주의대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서울아산병원과 단국대학교병원 등을 거쳐 2019년부터 모교인 원주의대 피부과에 몸담아 오면서 지난 2024년 한국피부장벽학회 이사장에 취임했다. 홍 이사장은 그동안 대한피부과학회를 비롯해 대한피부연구학회, 한국피부장벽학회, 대한화장품의학회 등 이 분야에서 폭넓은 활동을 벌여 연세대 대학원 우수논문상을 비롯해 제30회 과학기술우수논문상 및대한피부연구학회 우암학술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Q 한국피부장벽학회 이사장에 취임하신지 얼마 안되셨는데 학회창립30주년이라는 뜻깊은 행사를 치루시느라 노고가 많으십니다. 노고에 감사드리며 피부장벽학회에 대한 소개의 말씀을 부탁드리겠습니다.
축하의 말씀에 감사드립니다. 학회 소개에 앞서 먼저 피부장벽이 무엇인지에 대해 설명해 드려야겠네요. 피부장벽은 단순히 피부 표면의 보호막이 아니라, 외부 자극과 감염으로부터 우리 몸을 방어하고, 수분을 유지하며, 다양한 피부질환의 발병과 밀접하게 연관되는 중요한 개념이지요.


199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국내에선 낯설었던 이 피부장벽 개념과 연구를 국내에 정착 발전시키기 위해 1995년 연세대 의과대학 피부과의 이승헌 교수님을 비롯해 경북의대 피부과 김도원 교수님, 그리고 연세대 원주의대 피부과 안성구 교수님을 주축으로 한국피부장벽학회가 창립되었습니다. 세 분 모두 미국 UCSF 피부과에서 연수를 하시면서 당시 최신 개념이었던 피부장벽, 표피 각질층, 의학적인 화장품 과학을 접했고, 이를 한국에서도 학문적으로 발전시킬 필요성을 절감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사실 처음 3년 동안은 ‘피부 각질층과 피부장벽 연구회’라는 이름으로 심포지엄을 개최하다가, 1998년부터 지금의 ‘한국피부장벽학회’로 개칭하여 매년 정기 학술행사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그 후 저희 학회는 “기초–임상–산업”을 연결하는 장벽 연구 허브로서 위치를 공고히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어느덧 창립 30주년을 맞이하게 되었으며, 이 달 17일에는 서울 백범기념관 컨벤션홀에서 제31차 정기학술대회가 개최됩니다. 이 자리를 빌어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저희 학회는 매년 두 차례에 걸쳐 「한국피부장벽학회지」(Journal of Skin Barrier Research)를 정기적으로 발간하고 있습니다. 이 학술지는 피부 각질층과 피부장벽, 경피 약물전달, 화장품, 피부 생리와 관련된 다양한 주제를 다루며, 원저와 종설, 그리고 초청 원고를 포함해 학회의 여러 학문적 성과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또한 학술대회 때마다 매번 초록집과 함께 학회 활동 기록, 역사 자료, 공지사항 등을 아카이빙하여 한국피부장벽학회의 학문적 자산을 지속적으로 축적하고 있지요. 이를 통해 학회는 단순히 학술대회에 그치지 않고, 국내 연구자들이 자유롭게 참고할 수 있는 학문적 데이터베이스 역할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지금은 홈페이지 개편으로 잠시 접속이 안되고 있지만, 조만간 새로 오픈할 예정으로 있으며, 정회원으로 가입하시면 저희 학회지를 열람하실 수도 있습니다.

 

Q 학회에 대한 소개를 비교적 자세하게 해 주셨는데 이사장으로 취임하신 교수님의 이력이 궁금하네요?
저는 연세대교 원주의대를 졸업하고 원주세브란스기독 병원에서 피부과 전공의 과정을 수료한 후 전문의 자격을 취득했지요. 이후 8년여에 걸쳐 서울아산병원 임상강사와 단국대학교병원 임상조교수 및 조교수로 몸담고 있다가 2019년 모교인 원주의과대학에 부임하여 현재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또 병원 피부과에서 환자들을 진료하고있습니다.


특히 2022년부터 2024년 초까지는 미국 UCSD 피부과 George Sen 교수님의 연구실에서 Visiting Scholar로 장기 연수를 하면서 RNA binding protein 이상이 표피의 분화, 염증, 증식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습니다. 귀국 후에는 원주의대 피부과학교실 주임교수 겸 과장으로 활동을 하였으며, 2024년 10월 한국피부장벽학회 이사장으로 선임되어현재 2년 임기를 수행 중입니다. 제가 관심을 갖고 연구하고 있는 분야는 표피 분화 조절과 피부 노화 기전이며, 임상적으로는 건선과 아토피피부염 환자 진료에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지요.


Q 이사장님께서도 말씀하셨지만 올들어 연세원주의대 주임교수로 취임하셨다니 경사가 겹치셨네요. 이 기회

에 연세원주의대 피부과 교실에 대한 소개도 부탁드리겠습니다.
저희 연세원주의대 피부과학교실은 1978년 개설 이래, 강원도는 물론 충청북도와 경북 북부 지역의 유일한 피부과 전문의 수련병원이자 3차의료기관으로 지역사회와 학문적 발전에 큰 역할을 해 왔다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저희 피부과를 통해 60여 명의 전문의가 배출되었으며, 임상과 학문을 겸비한 인재를 양성하는 한편 다양한 만성 난치성 피부질환을 치료하고 있습니다.


특히 피부장벽 연구에 특화된 전통을 가지고 있다는 데 대해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희 피부장벽학회 설립을 주도하신 안성구 교수님과 피부장벽 연구의 거목이신 최응호 교수님으로부터 바통을 이어 받아 제가 영광스럽게도 피부과 원주의대 주임교수를 맡고 있으며, 더욱이 대를 이어 한국피부장벽학회 이사장을 맡게 되어 대단히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는 하나의 의과대학 피부과학교실이 특정 학문 분야의 학회를 창립하고, 이를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는, 보기 드문 사례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도 후배 교수들과 연구진들이 이 한국피부장벽학회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며, 연구의 깊이와 폭을 확장시켜 나가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Q 다시 피부장벽학회 이야기로 돌아가서 학회회원 구성이 기존의 피부과학회와는 다르게 운영되고 있다고 하던데요? 회원구성외에도 다른 피부과학회와 구별되는 다른 특징이라도 있는지요?
저희 피부장벽학회는 초창기부터 대학병원 교수 중심의 폐쇄적 학회가 아니라, 약학대학 교수, 화장품·의료기기 회사와 제약사 연구원, 국책연구소, 피부미용학 교수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에게 문호를 개방해 왔습니다. 이를 통해 산학병연 협력의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기초연구에서 임상, 더 나아가 제품 개발까지 이어지는 학문적·산업적 가교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다른 학회들과 차별화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닐까 생각이 되네요.


Q 피부장벽이라는 개념이 국내에서 본격 논의되기 시작한 시점은 언제인가요
저희 학회가 처음 사용한 용어는 아닙니다. 앞서 말씀드렸습니다만 피부장벽이란 개념은 미국 UCSF의 Peter M. Elias 교수가 처음 제시한 것으로서 국내에서는 UCSF에서 연수를 다녀오신 교수님들이 연구를 소개하면서 본격적으로 사용되고 학문적 기반이 마련된 것이지요. 저희 교실에서도 당시로서는 매우 드물게 국내 연구자만으로 수행한 연구를 이 분야의 세계적인 학술저널인 ‘Journal of Investigative Dermatology’에 발표하며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또 피부장벽학회는 화장품 업계와 협력하여 장벽 강화 보습제나 초음파 기기 등 다양한 제품 개발에도 기여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안성구 교수님과 이승헌교수님 주도하에 여러 교수 및 연구자들이 집필한 피부장벽학은 피부장벽학 전문서적으로서 국내 연구자와 학생들에게 교과서와 같은 역할을 해오고 있지요.


Q 한국피부장벽학회가 국내·외에서 어떤 학술활동을 갖고 계신지 말씀해 주시지요.
- 학회라면 어디나 하는 것이지만 매년 두 차례에 걸쳐 대규모 학술대회를 갖고 있습니다. 매년 6월 교육 중심으로 열리는 워크숍과 10월 심층 연구발표 중심의 정기학술 대회가 바로 그 것입니다. 국제적으로는 2010년부터 아시아·태평양피부장벽연구학회(Pan Asia-Pacific Skin Barrier Research Society, PAPSBRS)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왔으며, 국내에서도 여러 차례 국제 학술대회를 유치하여 개최했었습니다. 지난 해에는 한국피부장벽학회와 아시아· 태평양피부장벽연구학회가 공동으로 국제 심포지엄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참고로 PAPSBRS는 2010년도부터 미국 UCSF의 Elias 교수님을 주축으로 일본/대만/중국/한국의 피부장벽 연구자들이 모인 학회로서 유럽의 연구학회인 E2BRN 처럼 아시아태평양쪽의 피부 장벽연구에 대한 네트워트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Q 한국피부장벽학회가 설립이후 우리나라 피부과학 발전과 질병치유에 특별히 기여한바 있다면 어떤 점이 있을까요?
- 제 생각으로는 지난 30년간 한국피부장벽학회는 여러 분야에서 중요한 기여를 해 왔다고 봅니다. 의학적으로는 아토피피부염, 건선, 노인성 건조증 등 피부장벽과 연관된 주요 질환의 발병 기전과 치료 전략을 피부장벽의 측면에서 학문적으로 정립하고 보급하는 데 기여했습니다. 실례로 장벽 강화 보습제, 초음파·레이저 기반 피부관리 기기 등 다양한 치료·관리 제품의 개발과 임상 적용에도 저희 학회의 연구 성과가 적지 않게 반영되었지요.


산업적 측면에서 보더라도 화장품 연구개발 업계와의 긴밀한 협력으로 기초과학–임상–제품 개발을 연결하는 협력 체계 구축의 장을 제공했습니다. 무엇보다도 국내 화장품 산업이 세계적으로 도약하는 과정에서, 피부장벽 개념이 스킨케어 제품 기획과 마케팅의 핵심 가치로 자리잡도록 학문적 근거를 제시하는 데 일조했습니다.
그런가하면 사회적으로는 일반 대중에게 피부장벽의 중요성을 알리고, 여러 회원 분들의 활동 등을 통해 일반인과 학생, 의료인 모두에게 피부장벽 개념을 보급해 오기도 했습니다. 피부장벽학회의 이같은 연구학술활동이 아토피·건선 환자 치료 개선과 함께 대중의 피부 건강 인식 제고, 화장품 산업 발전에 기여했다고 봅니다.
정리하면, 한국피부장벽학회는 국내에서 처음 피부장벽 개념을 학문적으로 도입하고, 연구를 제도화한 학회로, 앞으로도 연세원주의대 피부과학교실을 비롯한 여러 기관과 연구자들이 중심이 되어 학문적·임상적·산업적 발전을 이끌어가는 플랫폼 역할을 계속해 나갈 것입니다.
또한, 아토피·건선 환자 치료 개선, 대중의 피부 건강 인식 제고, 화장품 산업 발전에도 크게 기여하리라 확신합니다. 관심있는 많은 연구자 분들의 보다 많은 성원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Q 새로 이사장에 취임하신만큼 향후 학회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가기 위한 발전 방향 등 다양한 포부가 있으실텐데 말씀해 주시지요?
- 그 동안 저희 학회가 지향해온 목적과 비전을 계승하고 이를 더욱 발전시키는 것이겠지요. 구체적으로 그 동안의 학술적 성과를 집대성하는 차원에서 피부장벽 연구의 지난 성과와 최신 지견을 집약한, 교과서적 역할을 할 수 있는 학술서적을 발간하여 국내외 연구자들에게 지침서가 되도록 할 계획입니다. 또 학회 간 협력 강화를 위해 대한피부연구학회를 비롯해 피부과학회, 화장품학회 등 유관 학회와의 공동 심포지엄이나 세션 운영, 학술 교류를 보다더 강화하여 학문적·산업적 시너지를 만들고자 합니다.
아울러 국제적 위상 제고에도 힘써 아시아·태평양 피부장벽연구학회(PAPSBRS)와의 지속적인 협력은 물론, 유럽·미국의 관련 학회와도 교류를 넓혀 한국피부장벽학회가 세계적인 연구 네트워크의 허브가 되도록 노력하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차세대 연구자 양성을 위해서 젊은 연구자들이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학회의 문호를 더욱 개방하고, 운영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여 지속 가능한 학회 발전 구조를 만들겠습니다.

 

Q 말씀하신 차세대 연구자 양성을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지원 프로그램이나 기회를 마련하고 계신지요? 
- 차세대 연구자 양성을 위해 워크숍 프로그램에서 피부장벽 분야의 기초와 최신 지견을 지속적으로 교육해 나가고, 관련 지침서적 발간을 통해 기존의 지식을 정리하며, 여러 분야의 젊은 연구자들을 학회 주요 구성원으로 모셔서 연구네트워크를 강화하고자 합니다. 추가로 여유가 된다면 학회내 멘토링 제도 혹은 젊은 연구자를 위한 발표세션을 준비해보고자 합니다.


Q 최근 인공지능, 빅데이터, 디지털 헬스케어가 피부 연구에도 활용되고 있는데, 피부장벽 연구와의 접목 가능성을 어떻게 보시는지요?
- 최근 사회의 변화 트렌드에 맞게 저희 장벽연구 분야도 AI 기반의 다양한 시도들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아직은 실용적인 상황까지는 아니지만 학회에서도 이 부분에 대한 강연세션을 늘리고 관련 최신 연구자들을 학회에 모시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상적으로 여러 피부장벽의 기능적지표들을 분석해서 피부유형 및 맞춤형 화장품 개발에 적용할 수 있고 각종 디지털 기기에 응용될 수 있다고 봅니다.

 

 


Q 국내 의료계에는 한국피부장벽학회를 비롯하여 대한피부과학회등 총 14개의 피부관련 학회가 활동하고 있는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학회들 모두가 각기 특정 분야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와 논의도 중요하지만 학회간의 교류도 중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한국 피부장벽학회가 다른 학회와 교류에 대해 어떤 생각을갖고 계신지요?

- 한국피부장벽학회는 창립 초기부터 개방성과 연계성을 특히 중시해 왔습니다. 예를 들어 대한피부연구학회와는 최근들어 긴밀한 협력를 구축하고 있으며, 피부장벽 관련 세션을 공동으로 기획하거나 학회 일정을 상호 홍보하는 방식으로 교류해 나가고 있습니다. 또 대한화장품학회 및 화장품산업연구원, 특히, 피부기반기술 개발사업단과도 연계하여 공동 심포지엄을 열고, 화장품·바이오산업계 연구진과 함께 최신 연구 성과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학회 주요 임원과 회원들이 대한피부과학회를 비롯해 모발학회, 아토피피부염학회, 화장품의학회 등 다양한 학회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며 학문적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이러한 교류를 더욱 활성화하여, 피부장벽학회가 학문적 허브 역할을 하면서 유관 학회와 산업계를 잇는 다리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습니다.


Q 창립 30주년을 맞이하며 한국피부장벽학회가 오는 10월 17일 서울 백범김구기념관 컨벤션홀에서 '제31회 한국피부장벽학회 정기학술대회'를 진행하는것으로 알고있습니다. 이외 학회 차원에서 특별히 준비하고 계신 기념 사업이나 프로젝트가 있다면 소개해 주시지요.
- 30주년에 대한 이벤트성 행사를 하기보다는 매해 발전할 수 있는 내실을 기하고자 합니다. 이사장을 맡은 기간 동안에 학회가 중심이된 피부장벽학 관련 전문서를 편찬하여 많은 학생들 및 관련 연구자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개인적인 목표로 세우고 있습니다.
<김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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