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기온이 쌀쌀해지기 시작한 11월, 수능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수험생들과 학부모 모두의 마음도 함께 바짝 조여드는 시기이다. 떨림, 초조, 높은 긴장감에서 비롯된 갑작스러운 실신 사례가 시험장 현장에서 보고되곤 한다. 이런 실신의 대표적인 원인이 바로 ‘미주신경성 실신’ 이다.
미주신경성 실신...특별한 질환이 없어도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어
미주신경성 실신이란 극도의 스트레스, 긴장, 심리적 충격 등으로 인해 우리 몸의 자율신경계 조절 균형이 깨뜨려 지면서 맥박과 혈압이 동시에 떨어져 뇌로 가는 혈류가 일시적으로 줄어드는 현상이다. 평소와 달리 오랜 시간 서 있거나 갑자기 공기가 탁한 공간에 오래 머무는 경우, 시험 전 긴장감이 최고조로 높아진 상황에서 흔히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실신은 특별한 질환이 없어도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대비가 필요하다. 특히 신체적으로 예민한 청소년 시기에 그 발생률이 높기 때문에 ▲ 권 창희 교수 질환에 대한 인지가 필요하다.
복합적인 전조 증상...미리 파악하고 있어야 대비 가능
대표적인 전조 증상은 복합적으로 나타난다. 식은땀이 나고 속이 메스껍고, 얼굴이 창백해지고 갑자기 어지러우면서, 시야가 흐려지는 느낌이 동반된다. 시야가 흐려지는 상황은 뇌로 원활한 혈류 공급이 되지 않는 상황을 나타내는 증상으로 이러한 증상을 느꼈다면 그 즉시 바닥에 눕거나 앉아서 머리를 낮추어 줘야 한다. 이를 통해 뇌로 혈류 공급을 유지해 줄 수 있어 실신과 그로 인한 2차 손상(안면 열상 혹은 골절, 뇌출혈 등)을 예방할 수 있다.
또한 평소와 달리 두근거림과 함께 손발에 힘이 빠지는 경우도 많다. 만약 이런 증상이 왔다면, 즉시 바닥에 앉거나 눕고, 다리를 심장보다 높게 올려야 하며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좋다. 보호자 또는 주변인들은 실신자가 심하게 다치지 않도록 자세를 바꿔주고, 환기가 원활한 곳에서 안정을 취하게 해야 한다.
다리에 힘주기, 양손 꽉잡기 긴장 완화에 효과적
실신이 반복되거나 달라진 증상, 낙상 등 큰 외상이 동반된 경우, 약물을 복용 중인 경우엔 반드시 전문의 검진이 필요하다. 실제 진단을 위해 혈압, 심전도, 기립경사테이블 검사 등이 활용될 수 있다. 고혈압이 없는 경우 소금이나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평소 너무 타이트한 복장은 피해야 한다. 아침엔 꼭 식사를 하고 시험 대기 시간에는 가볍게 몸을 움직이며, 긴장이 심할 땐 복식호흡‧명상 등 이완 동작이 도움이 된다. 다리에 힘을 주고, 양손을 손바닥이 맞닿게 꽉 잡는 간단한 동작도 효과적이다.
건국대병원 심장혈관내과 권창희 교수는 “수능 같은 극도의 긴장 상황에서 실신은 수험생뿐 아니라 보호자, 감독자 모두가 주의해야 할 신체 반응이다”며 “만약 어지럼증이나 눈앞이 캄캄해지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바로 주변에 알리고, 혼자 참지 말고 누워서 안정을 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실신 후에는 안정을 취하고, 낙상 등 2차 부상이 없었는지 꼭 살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수능 당일 실신 위험을 낮추는 관리법
△ 아침식사 챙기기. 공복 상태는 혈압 저하와 스트레스 증가 모두에 취약 요인이다.
△ 수분 섭취에 신경 쓰기. 지나친 갈증이나 탈수가 없도록 평소보다 의식적으로 한두 잔 더 물을 마신다.
△ 몸을 조이지 않는 편안한 옷과 신발 챙기기. 타이트한 복장을 피해 혈액순환이 원활하게 해야 한다.
△ 점심시간에 잠시 바깥 공기를 마시기. 신선한 공기는 컨디션 유지에 도움이 된다.
△ 스트레칭 하기. 손가락 힘주기, 다리 교차 등 간단한 근육 수축과 이완 동작을 틈틈이 반복한다.
△ 불안이 심할 땐 복식호흡, 심호흡 등으로 마음을 가라앉힌다.
△ 어지럼증, 시야 흐려짐, 식은땀이 시작되면, 곧 주변에 알리고 엎드리거나 자세를 바꿔 안정을 취하는 편이 낫다. 이를 창피해하거나 감춰야 하는 상황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권창희 교수는 “수능 당일, 컨디션 관리와 더불어 중요한 건 건강이다”며 “실신의 전조 증상을 미리 인지하고, 자신만의 스트레스 관리법과 생활 속 작은 실천으로 실신을 예방하고 모두 건강한 수능 날을 보내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