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는 질병으로부터 스스로 보호하는 힘을 갖고 있습니다. 영양 섭취가 중요한 중년 이상의 연령대에는 이상 증상이 생기면 충분한 영양 섭취가 더욱 중요합니다. 세끼 잘 챙겨 먹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닙니다. 올겨울 건강 관리에 대해 서울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박민선 교수로 부터 알아보기로합니다. 춥고 건조한 겨울철에는 대부분의 질병이 악화되기도 하고, 건강 관리가 어려워집니다. 대부분의 질병은 생활습관이 주원인이므로 ‘병을 만드는 것도 고치는 것도 환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겨울에는 응급 상황이 생길 확률이 높으니 되도록 몸의 증상에 귀를 잘 기울이고, 몸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잘 다스리고 주의해서 응급 상황이나 중증질환 치료가 필요한 상황을 피해야 합니다. ▲ 박 민선 교수 <질환의 초기 증상 현명하게 극복하기> 아래의 예와 같이 초기 질환의 시작을 현명하게 잘 극복해보면 어떨까요? 50대 후반의 정상 체중인 부부가 검진을 받으셨는데, 남성에게는 망막에 추적관찰이 필요한 황반변성의 전 단계 병변이 있었고, 여성은 폐에 4mm 정도의 간유리음영이라고 하는 폐암의 전구병변이 발견되었습니다. 부부의 일상생활을 보면 하루에 1시간 정도 걷기 등 운동을 하고 있었지만, 아침 식사를 규칙적으로 드시지 않았습니다. 비타민, 미네랄 등 영양보조제를 섭취하며, 특별한 증상은 없다고 했습니다. 두 분께는 아침 식사를 하시도록 권유했습니다. 1년 뒤 검진을 위해 다시 내원했을 때 부부의 이상 소견은 모두 사라졌습니다. 특별한 약물치료도 수술도 하지 않았지만 두 분의 병변이 같이 없어진 이유는 무엇일까요? 사람은 유전적인 배경하에 먹고 움직이고 스스로 감정을 다스리며 생활합니다. 두 분은 아침 식사를 하지 않았기에 하루에 400~600kcal 정도의 열량이 부족했고, 그로 인해 체력이 떨어져 몸속에서 발생한 이상 증상을 제거하기 어려웠던 것이지요. 검진 후 꾸준히 아침 식사를 하고 1년 후 방문했을 때, 두 분 모두 문제가 되던 병변이 모두 없어졌다고 하자 많이 놀랐습니다.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힘 기르기> 이는 자연재해, 코로나19와 같은 미생물, 깨끗하지 않은 공기, 식품 속 해로운 성분 등 우리 몸에 치명적인 손상을 일으킬 수 있는 환경의 변화 속에서 인류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과 같은 이유입니다. 몸속에 이상이 생긴 환자를 대할 때 의사는 기본적으로 약물치료나 수술적인 치료가 반드시 필요한 질환인지부터 고려합니다. 반면 앞에서 살펴본 환자처럼 이상이 의심되지만, 아직 초기 병변으로 몸이 스스로 고칠 수 있는 시기에는 원인이 되는 문제점을 교정하고, 체력을 조금 높이는 방향으로 생활습관을 고치면 조기 치료가 가능할 수 있습니다. 만약 정신적·육체적으로 과한 스케줄의 직업적인 활동이 있었거나, 운동 등 신체활동이 과하면 이를 20~30% 정도 줄이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끼니를 거르거나, 끼니당 열량 섭취가 지나치게 적거나, 약간 포만감을 느낄 정도로 적절히 섭취하지 못하고 있다면 이를 교정해봅니다. 세끼 식사를 때에 맞춰 하고, 밥이나 지방류가 든 식품(고기, 생선, 계란 등), 채소 이외에 열량이 있는 식품 섭취를 조금 늘려보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몸은 배가 살짝 부른 정도로 먹는 식사가 하루에 한 끼 이상은 되어야 구석구석 몸을 치료할 여력이 생기므로, 적어도 한 끼니 정도는 다양한 음식으로 살짝 배부른 듯 고르게 먹는 것이 치료법 중 하나입니다. 반면 영양이 영향을 덜 미치는 40대 이전의 젊은이들에게는 체력증강을 위해서 감정적인 스트레스 관리, 부족한 신체활동 늘리기, 몸에 좋지 않은 음식 섭취를 줄이기를 먼저 권합니다. 공기 좋은 숲에서 산책을 하거나, 좋아하는 취미 활동을 늘리는 등 혈액순환을 적절히 이루어 면역을 담당하는 세포들이 병변을 호전시킬 수 있게 해봅니다. <올바른 생활습관으로 건강 회복하기> 그렇다면 열량이나 영양은 어느 정도 늘려야 할까요? 병변의 정도에 따라 다릅니다. 화상 등으로 피부와 장기의 재생을 적극적으로 유도해야 하는 순간에는 단백질 섭취를 일반인 권장량의 4배까지 늘리기도 합니다. 실제로 50대 후반 전문직 여성이었던 환자는 깊지 않은 홀에 빠져 발가락 하나에 금이 가는 골절이 발생했을 때, 근무 시간을 거의 반으로 줄이고 과식을 하지 않고 규칙적인 식사를 했지만, 골절이 완치되고 다리 주변 부종이 없어지는 데 예측한 치료 기간보다 2배 이상 걸렸습니다. 환자는 크게 무리하지 않았는데도 낮에 자주 졸고, 잠에서 깨어나기가 어렵다고 했습니다. 몸이 치유와 회복을 필요로 하는 시기에는 비만한 경우가 아니라면 평상시보다 단백질과 열량 섭취를 최소 20% 정도 늘려야 합니다. 운동하기 어렵고 근력을 잘 쓰지 못하는 시기이므로, 영양을 섭취해 염증을 없애주고, 회복을 유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올겨울에는 적절한 생활습관을 유지해서 사소한 감염이나 염증은 스스로 치료해보면 어떨까요? 물론 경과가 좋아지지 않는다면 늦지 않게 병원을 방문해 병을 키우지 않는 게 중요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