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를 뽑지 않고 혈당을 측정할 수 있는 기기가 개발되고 있지만, 정확성과 장기 안정성, 다기능성을 동시에 갖춘 제품은 드물다. 최근 POSTECH(포항공과대학교) 신소재공학과·융합대학원 한세광 교수, 신소재공학과 정선아·김태연 박사 연구팀이 ㈜인핸드플러스(대표 이휘원) 연구팀과 함께 땀 속 혈당 농도를 정확하게 장기간 안정적으로 측정할 수 있고, 더 나아가 산소 농도와 심박수까지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바이오센서 분야 국제 학술지인 ‘바이오센서스 앤 바이오일렉트로닉스 (Biosensors and Bioelectronics)’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당뇨병을 관리하려면 꾸준한 혈당 측정이 필수다. 하지만 매일 피를 뽑아 혈당을 확인하는 것은 상당한 부담이 된다. 이를 줄이기 위해 피부에 바늘이 달린 패치를 붙여 체액 속 혈당을 측정하는 등, 비침습적 센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지만 2주 정도 사용하면 성능이 떨어지고, 피부 자극과 염증 유발▲(왼쪽부터)한세광 교수 정선아 박사 김태연 박사 의 문제가 있었다. 이번 연구에서는 ‘땀’을 이용한 비침습적 혈당 측정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땀의 흐름을 한 방향으로 제어하는 ‘테슬라 밸브(Tesl
서울부민병원 정형외과 연구팀(유준영·유준일·하용찬)은 ‘환자혈액관리(PBM, Patient Blood Management, 이하 PBM)’프로그램을 적용한 고관절 수술에서 수혈률과 출혈량이 절반 이상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대한정형외과학회 국제 학술지인 ‘Clinics in Orthopedic Surgery’ 8월호에 게재됐다. 고관절은 ‘엉덩이 관절’이라고도 불리며, 골반과 허벅지뼈를 연결하는 우리 몸의 가장 큰 관절이다. 고관절 치환술은 낙상 등으로 인해 고령환자가 많이 받는 큰 수술로, 출혈이 많아 수혈이 필요한 경우가 흔하다. 하지만 수혈은 감염, 폐손상, 혈전(피떡) 같은 합병증 위험을 높이고 입원기간도 늘릴 수 있다. ▲유준영 서울부민병원 정형외과 과장(왼쪽), 하용찬 병원장 서울부민병원은 PBM을 도입해 ▲수술 전 철분 보충을 통한 빈혈교정 ▲수술 중 출혈 최소화 수술기법 ▲수술 후 불필요한 배액관 사용제한 등을 체계적으로 시행했다. 연구팀은 2022년 3월부터 2023년 2월까지 서울부민병원에서 PBM을 적용한 환자 233명(PBM 적용군)과 2010~2019년 까지 수술을 받은 환자 466명(대조군)을 비교 분석했다. 연구결과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 노도영) 시냅스 뇌질환 연구단 김은준 단장(KAIST 생명과학과 석좌교수) 연구팀은 자폐 환자에게서 발견된 유전자 변이를 가진 생쥐 실험을 통해, 기저편도체 흥분성 신경세포의 활성 조절이 공포 기억 소거와 장기적인 공포 반응 억제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자폐 환자에게 동반되는 불안과 공포 장애의 기전을 세포, 시냅스, 뇌 회로 수준에서 최초로 밝힌 성과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Autism Spectrum Disorder, ASD)는 발달 장애의 하나로 사회성 저하와 의사소통의 어려움, 반복적 행동이 특징이다. 그러나 환자들은 이러한 주된 증상 외에도 다양한 동반 질환을 겪으며, 그중 불안과 공포 장애는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특히, 일부 환자는 작은 환경 변화나 일상적 ▲(왼쪽부터) 김은준 단장, 강무원 박사후연구원 김서영 박사후연구원 스트레스에도 적절히 대처하지 못해 PTSD로 이어질 수 있다는 보고가 있지만, 구체적인 기전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자폐와 PTSD 증상의 기전을 이해하기 위해 뇌 발달과 시냅스 가소성을 조절하는 핵심 인자인 NMDA 수용체(N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치매, 파킨슨병과 같은 뇌 질환 환자가 빠르게 증가해 의료와 복지의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뇌 질환을 제대로 이해하고 치료하기 위해서는 뇌 속 신경세포가 주고받는 전기 신호를 오랫동안 관찰해야 한다. 하지만 기존 전극은 삽입 후에 한 달이 지나면 염증과 흉터로 인해 신호가 흐려져 장기적인 연구와 치료 적용에 큰 제약이 있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오상록) 뇌융합연구단 성혜정 박사팀은 서울대학교(총장 유홍림) 박성준 교수팀과 공동으로 뇌에 삽입하는 전극의 수명을 기존 1개월에서 3개월 이상으로 늘린 획기적인 코팅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KIST 성혜정 선임연구원, 서울대 박성준 교수(이상 교신저자), KIST 최윤영 학생연구원, 서울대 전후진 박사후과정.(이상 제1저자) 이번 성과는 뇌 신호를 장기간 안정적으로 기록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뇌과학 연구와 임상 적용의 활용 범위를 크게 넓힐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기존의 딱딱한 실리콘 대신 유연한 플라스틱을 사용해 뇌 조직 손상을 줄이고 전극 표면에 100나노미터(nm, 10억분의 1m) 두께의 특수 코팅을 적용해 내구성을 높였다. 머리카락 굵
아주대병원 방사선종양학과 허재성 교수팀은 중앙대 이윤지, 백준기 교수팀과 신약 후보 물질의 간 대사 안정성을 정밀하게 예측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반 모델 ‘MetaboGNN’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MetaboGNN: predicting liver metabolic stability with graph neural networks and cross-species data(그래프 신경망과 이종 간 데이터를 활용한 간 대사 안정성 예측 인공지능 모델)’라는 제목으로 약물 화학정보학 분야의 국제 학술지‘Journal of Cheminformatics’ 2025년 9월호에 게재됐다. 신약 개발 초기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는 신약 후보 물질이 체내, 특히 간에서 얼마나 안정적으로 유지되는지를 예측하는 일이다. 기존에는 주로 동물·세포실험에 의존해 왔는데, 이 방식은 막대한 비용과 시간, 윤리적 논란이 뒤따르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분자 구조를 그래프로 분석하는 그래프 신경망(GNN)과 분자 간 미세한 차이를 학습하는 그래프 대조학습(GCL)을 결합한 AI 예측 모델 ‘MetaboGNN’을 구축했다.
성균관대학교(총장 유지범)는 화학공학부 조수연 교수 연구팀이 근적외선(nIR) 기반의 나노센서 어레이를 이용해 피부에서 발생하는 광노화 스트레스를 실시간으로 고해상도 시공간 분석할 수 있는 초정밀 센서 인터페이스를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이 기술은 일상적인 자외선 노출에 따른 피부 세포의 미세 반응을 단일 세포 수준까지 정밀하게 관찰할 수 있으며, 항산화 성분의 효능을 시각적으로 확인하고 정량적으로 비교할 수 있어 화장품 및 제약 산업에 폭넓은 응용 가능성을 제시한다. 피부 광노화는 자외선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며 서서히 진행되는 노화 현상으로, 세포 구조 손상과 기능 저하를 유발해 주름, 탄력 저하 등 다양한 피부 문제의 주요 원인이 된다. 하지만 기존 연구 방법은 염색이나 단백질 추출 방식에 의존해 연속적인 시공간 분석이 불가하고, 자극이 강한 조건에서만 반응을 확인할 수 있어 실제 생활 환경에서의 변 ▲(왼쪽부터) 조영욱 연구원, 교신저자 조수연 교수 화를 정밀하게 관찰하기 어려웠다. 또한 세포에 추가적인 손상을 줄 수 있어 정확한 평가에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머리카락 굵기의 1만 분의 1보다 더 얇은 탄소 나노소재에 DNA와 피부세포가 잘 붙을 수
차 의과학대학교 분당차병원(원장 윤상욱) 암센터 종양내과 전홍재 교수(공동교신)와 김정선 교수(공동 1저자) 연구팀이 아테졸리주맙과 베바시주맙(AB) 병용요법 치료의 ‘치유적 전환치료(Conversion Therapy)’ 가능성을 제시한 연구 결과를 밝혔다. 이번 연구는 미국, 이탈리아, 일본 등 전 세계 48개 의료기관과 협력해 진행한 대규모 국제 공동연구 결과로 간암 분야 권위 학술지 Liver Cancer 최신호에 게재됐다. 치유적 전환치료는 처음에는 암이 너무 진행돼 수술이나 이식이 불가능했던 환자에게 항암치료를 먼저 시행해 종양 크기를 줄인 후 간이식이나 간절제 같은 근치적 치료(완치를 목표로 하는 치료)로 이어가는 방법이다. 이는 수술 대상이 아니었던 환자가 항암치료에 좋은 반응을 보이면 수술적 완치의 기회를 얻게 되는 것을 말한다. ▲(왼쪽부터) 전 홍재 교수 김 정선 교수 이번 연구는 간세포암 환자 2,379명을 대상으로 1차 치료제로 널리 사용되는 아테졸리주맙과 베바시주맙(AB) 병용요법과 렌바티닙(LENV)을 비교해 치유적 전환치료 가능성을 분석한 세계 최대 규모의 데이터 기반 연구다. 연구팀은 초기에는 수술이나 이식이 불가능했던 환자들이
신장 기능이 저하된 환자뿐 아니라 건강한 사람이라도 신장 기능을 떨어뜨릴 수 있는 약물이나 신독성 물질의 노출에 주의해야 한다. 다만 같은 약물이나 물질에 노출되더라도 사람마다 신장 손상 반응과 정도가 다르며, 그 원인은 명확하지 않다. 최근 ‘신장 거주 대식세포*’가 면역 항상성을 조절하는 특이적인 기능을 수행하여 약물 및 신독성 물질에 대한 반응을 결정한다는 사실을 국내 연구팀이 규명했다. 이 결과는 약물 반응 예측 및 치료제 개발의 실마리를 제시해 국제신장학회 공식 학술지(Kidney International)에 게재됐다. *신장 거주 대식세포: 신장에 오래 거주하며 병원균을 제거하고 염증을 조절하는 면역세포 서울대병원 신장내과 한승석 교수팀(홍민기 서울의대 학생, 윤동환 교수)이 동물 모델 및 환자 신장 조직을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확인했다고 17일 발표했다. 항생제, 항암제, 진통제 등 일부 약물이나 신독성 물질은 신장의 염증반응을 유발해 심각한 손상으로 ▲[사진 왼쪽부터] 서울대병원 신장내과 한승석 교수 이어질 수 있다. 윤동환 교수, 홍민기 학생 그러나 동일한 용량의 약물이나 물질에 노출되거나, 신장 기능의 큰 차이가 없더라도 염증반응의 강도는
한국뇌연구원(원장 서판길)은 인지과학 연구그룹 정민영 선임연구원과 일본 후쿠이 의대 Kosaka Hirotaka 교수의 공동연구팀이 인공지능(AI) 기술과 최신 뇌영상 기술을 활용해 자폐 스펙트럼 장애(ASD)의 감각이상의 새로운 생물학적 지표(바이오마커)를 찾아냈다고 밝혔다. 이번 성과는 국제학술지 ‘Translational Psychiatry’ 최신호에 실렸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는 오랫동안 ‘사회성 부족’이 핵심 특징으로 알려져 왔 다. 그러나 최근에는 감각 정보 처리의 이상이 행동 문제와 연결될 수 있 다는 새로운 관점이 주목받고 있다. 문제는 지금까지 자폐 스펙트럼 장애 의 뇌의 구조 및 기능, 유전적 요인, 감각적 특성이 서로 어떻게 얽혀 있는 지 알려진 바가 거의 없었다는 점이다. 공동연구팀은 감각 관련 행동, 뇌 구조 및 기능 영상, 후성유전학적 지표를 통합하여 세 가지 차원의 데이터를 분석하는 새로운 AI 접근법을 시도했 다. 국내·외 ASD 환자군와 정상대조군 106명이 참여한 연구 결과, “우리 뇌에서 감각 정보의 중앙 처리 허브 역할을 하는 '시상(thalamus)'과 대뇌 '피질(cortex)' 사이의 연결성이 자폐 스펙트럼 장애 환자
건국대병원 정형외과 정석원 교수가 어깨 회전근 개 힘줄 재생에서 아텔로콜라겐의 생물학적 효과를 입증한 연구로, 국제학술지 PLoS One 2025년 9월호에 논문을 게재했다. 해당 연구는 기존 성장인자보다 아텔로콜라겐이 힘줄 회복 관련 단백질을 더욱 효과적으로 증가시킨다는 점을 밝혀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정 교수팀은 논문 ‘Atelocollagen exhibits superior performance compared to growth factors in upregulating proteins associated with tendon healing(힘줄 치유 관련 단백질 발현에서 아텔로콜라겐의 우수성에 대한 성장인자와의 비교 연구)을 통해, 아텔로콜라겐이 단순한 공간 충전재 이상의 생물학적 활성을 가진 치료 소재임을 과학적으로 입증했다. ▲ 정 석원 교수 연구에서는 근육세포주(C2C12)를 대상으로 아텔로콜라겐과 대표적인 성장인자들(BMP-2, IGF-1, VEGF, TGF-β1)을 각각 처리한 뒤 세포 증식, 주요 단백질 발현량, 세포 구조 정렬 등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고농도의 아텔로콜라겐을 처리한 세포는 성장인자 대비 더 높은 증식률을 보였고
EGFR 돌연변이 폐암 1차 치료로 사용하는 병용 요법이 기존 표적치료제보다 전체생존기간을 개선시킨다는 3상 결과가 나왔다. 연세암병원 폐암센터 조병철 교수 연구팀은 치료력이 없는 EGFR 돌연변이 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다국가, 무작위 배정 3상 연구에서 아미반타맙과 레이저티닙 병용 요법이 기존 표준치료제 오시머티닙보다 25% 사망위험을 줄인다고 16일에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실렸다. 종양학 분야에서 NEJM 3번 게재는 조병철 교수가 국내 최초다. ▲ 조 병철 교수 또 국산 항암제 임상 결과가 NEJM에 두 번 게재되는 것도 처음이다. EGFR 돌연변이 폐암은 전체 폐암 25~40%를 차지하며 전세계적으로 매년 45만명의 신규 환자가 발생할 정도로 폐암의 가장 흔한 종류다. 그동안 1차 치료제로 사용하는 오시머티닙은 반응률 80%와 무진행생존기간 16~18개월을 보였다. 이후 환자 대부분이 내성을 갖는다. 조병철 교수는 이전 1, 2상에서 병용 요법 효과를 확인한 만큼 이번에는 다국가, 무작위 배정 3상을 이어갔다. 병용 요법에 사용한 아미반
승모판 역류증은 심장의 좌심실과 좌심방 사이에 있는 승모판막이 잘 닫히지 않아 좌심실이 수축할 때 혈액이 좌심방으로 역류하는 질환이다. 지속되면 심부전이나 사망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질환이지만, 중증이어도 아무런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학계에서는 적절한 수술 시기에 대해 입장이 나뉘어 왔다. 이에 국내 연구진이 중증 승모판 역류증 환자는 무증상이라도 조기에 수술을 받는 것이 장기 생존에 유리하다는 연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강덕현 ·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박성지 교수팀은 증상을 동반하지 않은 국내 중증 승모판 역류증 환자 1천여 명을 장기간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조기에 승모판 성형 수술을 한 환자들은 관찰만 하다가 증상 발생 후에 수술받은 환자들보다 심장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8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기 승모판 성형 수술 환자, 증상 발생 후 수술받은 환자보다 사망 위험 감소 중증 승모판 역류증은 판막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는 경우 승모판 성형술 또는 치환술로 치료해야 한다. 그동안 학계에서는 증상이 없는 중증 승모판 역류증을 조기에 수술할 지 아니면 호흡곤란이나 심장 기능 저하 등이 나타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