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성필수 교수 연구팀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하는 2025년도 의사과학자 연구사업에 최종 선정되어 5년간 22억을 지원받는다. 의사과학자 연구사업은 임상에서 제기되는 의료적 문제를 기초·중개연구로 연결해 혁신적 치료기술을 발굴하는 대표적인 연구자 지원 프로그램이다. 특히 진료현장에서 도출된 질문을 과학적 연구로 확장하고, 이를 실제 환자 치료로 이어지도록 전주기적 연구를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선정된 과제명은「대사이상 지방간질환에서 T 세포 매개 간 손상 규명 및 인간 공생 미생물 유래 세포 밖 소포체 기반 치료법 개발」로, 대사이상 지방간질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CXCR4⁺ CD8 T 세포의 병적 활성화 기전과, CXCL12-CXCR4 신호가 대사이상 지방간질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체계적으로 규명할 계획이다. 즉, 지방간질환에서 면역세포가 어떻게 간을 손상시키는지, 또 그 과정에 관여하는 신호가 병을 악화시키는 역할을 하는지를 알아보고자 한다. 연구팀은 향후 환자 간 조직에서의 면역세포 분석, 단일세포 전사체(scRNA-seq)와 공간 전사체(spatial transcriptomics)분석, 대사이상 지방간질환 동물모델 연구를 통해 IgA-CXCR4 축이 대사이상 지방간질환 악화에 기여하는 방식을 단계적으로 규명할 예정이다. 즉, 환자와 동물 실험을 통해, 간 속 면역세포가 어떤 방식으로 병을 악화시키는지, CXCR4라는 신호가 이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단계적으로 알아볼 예정이다. 더불어 ▲ IgA-CXCR4 억제 기반 전임상 치료효과 검증 ▲대사스트레스-면역세포 상호작용 분석 ▲질환 특이 바이오마커 발굴 등으로 이어지는 정밀면역학 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에는 국립강릉원주대학교 생명과학대학 최기영 교수 연구팀이 공동연구자로 참여하여, 장내 공생 미생물 유래 세포 밖 소포체(Microbial Extracellular Vesicles, 이하 MEV) 기반 치료 전략 개발을 지원한다. 최 교수팀은 MEV의 물리·생화학적 특성 분석, 지질 축적·산화스트레스 억제 기전 검증, 대사이상 지방간질환 세포·동물모델에서의 효과 평가 등 전임상 기능 검증을 담당하며, 이미 염증성 장질환 모델에서 효능이 입증된 MEV 플랫폼을 간질환 분야로 확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된다. 또한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탁권용 임상강사와 숭실대학교 생명과학과 류재용 교수도 공동연구자로 참여해 연구의 폭과 전문성을 한층 강화한다. 탁권용 임상강사는 임상 기반 환자 코호트 구축, 병리·임상 연계의 중개연구, 단일세포 및 공간 전사체 분석을 담당하며 환자 기반 데이터를 활용한 정밀한 기전 규명에 기여할 예정이다. 류재용 교수는 대사·면역학적 기전과 신호전달 연구를 수행해 질환 진행 과정의 분자 조절 네트워크를 분석하고, 새로운 치료 표적 발굴의 과학적 근거를 더욱 강화할 전망이다. 대사이상 지방간질환은 대한간학회가 국제 학계의 변화 흐름에 맞춰 비알코올성이라는 특징을 지나치게 강조해 대사적 요인을 간과하기 쉽다며,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의 공식 한글 명칭을 변경한 질명이다. 알코올 섭취와 무관하게 비만, 당뇨, 고혈압 등 대사 이상과 관련되어 간에 지방이 쌓이는 질환이다. 건강한 간은 무게의 5% 정도 지방이 존재하며, 그 이상 지방이 침착되면 지방간질환이 생긴다. 지방간질환은 흔히 과음해 발생하는 술이 주 원인으로 여겨지나, 술을 마시지 않아도 발생하는 대사이상 지방간질환이 80%다. 간복부 초음파검사와 간이 손상되며 혈액으로 빠져 나오는 ALT, AST 등 간 효소 수치를 측정하는 혈액검사 등으로 진단하며, 확진을 위해서 간 조직검사가 필요하기도 하다. 주요원인은 서구화된 식생활, 운동 부족, 개개인의 유전적 결함인데, 대사이상 지방간질환이 간경변을 거치지 않고도 간암으로 진행될 위험이 높다고 알려져 있어 적극적인 예방이 중요하다. 성필수 교수는 "대사이상 지방간질환은 증가 속도에 비해 치료 옵션이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에, 면역-대사 축(crosstalk), 즉 면역세포에 IgA-CXCR4라는 신호가 어떤 영향을 주는 지 정확한 기전을 규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번 연구사업을 통해 IgA-CXCR4 축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면역치료 전략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향후 간질환 치료 패러다임을 확장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