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ID-19 발생으로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된 지 4년째를 맞은 가운데, 마스크 착용을 하고 음성검사를 하더라도 착용하지 않은 것과 큰 차이 없이 정밀한 검사가 가능하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병원장 송영구) 이비인후과 임재열 교수는 한림대 언어청각학부 이승진 교수와 함께 ‘발성장애 환자와 건강한 사람의 펜데믹 시대 음성검사 측정의 신뢰도’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소리를 만드는 성대 부분에 이상이 생긴 경우, 의료기관에서는 음성장 ▲ 임 재열 교수 ▲ 이 승진 교수 애 유무 및 이상 정도를 판단하기 위해 음성검사를 시행한다. 목소리의 높낮이가 어느 정도로 흔들리는지, 목소리를 내는 데에 공기 누수가 있는지 등을 구체적인 지표를 통해 확인하는 것이다. 펜데믹 기간 마스크 착용은 음성검사에 있어 일종의 장애물로 여겨져 왔다. 마스크 착용 시 입 모양이 보이지 않고 소리가 막혀 말의 명료성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실제 마스크가 음량 감소 및 음성신호 왜곡을 야기해, 측정치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 선행연구들을 통해 알려진 바 있다. 다만 마스크 착용이 음성 검사의 음향학적 신뢰성을 훼손하는지에 대해서는 밝혀진 바가 없었다. 연구
항암제로 치료가 안 돼 암이 재발‧전이했을 때 치료 효과를 보이는 신약 후보 물질이 개발됐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외과학교실 정재호·박기청 교수 연구팀은 기존 항암제로 치료할 수 없던 암 줄기세포의 생존 원리를 알아내고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선도물질을 찾았다고 13일 밝혔다. 연구팀의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의학 저널 BMC 의학(BMC Medicine, IF11.8) 최신 호에 실렸다. 우리 몸의 각 조직은 줄기세포를 갖고 있어 성장과 재생을 반복한다. 전체 암 중 1~2% 정도는 자기 재생 능력이 있는 ‘암 줄기세포’를 가지고 있다. 항암제 공격에도 스스로 재생하고, 다른 세포로 분화하면서 암 재발과 전이의 원인이 된다. 일반 암세포의 경우 항암제를 투여하면 종양 미세환경이 나빠져 사멸한다. 항암제로 인해 암세포가 받는 소포체 스트레스가 지속하면 단백질 IP3R가 분비하는 칼슘이온이 세포 속 미토콘드리아에 쌓여서다. 하지만, 특정 환자에서는 암 줄기세포가 활성화되며 강한 항암제 저항성을 보인다. 이러한 경우 저항성이 너무 강해 기존 항암요법으로는 치료가 불가해서 난치성 암으로 구분한다. 연구팀은 먼저 항암제 저항성 암세포의 생존 원리를 확인했다. 항암제 복
신장이식 환자에게 이식 전 대상포진 백신을 접종할 경우, 이식 후 대상포진의 발생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삼성서울병원(원장 박승우) 감염내과 백경란·허경민 교수, 삼성창원병원 감염내과 김시호 교수, 삼성서울병원 이식외과 및 신장내과 연구팀은 신장이식 환자에게 이식 전 대상포진 예방접종을 하면 이식 후 대상포진의 발생을 줄인다는 연구 결과를 감염병 분야 국제 권위지인 ‘임상 미생물과 감염(Clinical Microbiology and Infection, IF=13.31)’ 최근호에 발표했다. 신장이식을 받은 환자에서 이식 전 대상포진에 대한 백신의 효과를 증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상포진은 신장이식 수혜자와 같은 면역저하자에게 흔히 발생하는데, 발병 시에 심한 통증과 피부 병변이 생길 뿐만 아니라 대상포진 후 신경통과 같이 장기간 삶의 질을 떨어트리는 부작용을 유발하기도 한다. 최근 유전자 재조합 사백신이 도입되기 전까지 대상포진 예방에는 생백신이 사용되었고, 장기이식을 받기 4주 전까지 생백신 접종이 권고되어 왔다. 신장 이식환자에게서 이러한 예방접종이 적절한 면역반응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실제 대상포진을 효과적
폐암 확진에는 세침흡인검사와 기관지 내시경검사가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고통이 수반되고 합병증과 재검의 가능성으로 환자에게는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 보다 손쉬운 폐암 조기진단법은 없을까? 폐암의 조기 진단법 연구에 매진하고 있는 경희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이승현 교수팀은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김민식 교수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최근 소세포폐암의 잠재적 바이오마커 식별을 위한 1)기관지폐포세척액 내 단백질 분석을 진행, 연구 결과를 단백체분석-임상응용(Proteomics-Clinical Applications) 2월호에 발표했다. ▲ 이 승현 교수 ▲ 김 민식 교수 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종양이 있는 폐와 종양이 없는 폐에서 기관지폐포세척액을 채취한 후, 고감도 질량분석법을 바탕으로 분석을 진행해 단백질 프로파일을 비교했다. 그 결과 460여 개의 단백질을 식별했으며, 종양에 특이적으로 발현된 4개의 단백질을 확인했다. 해당 결과를 확증하기 위해 암조직에 대한 면역조직화학염색(IHC)을 시행하였으며, 소세포폐암의 바이오마커 신규 후보로 CNDP2 와 RNPEP 단백질을 찾아냈다. 경희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이승현 교수는 이번 연구에
마스크를 오래 착용하면 입 냄새가 심해지고, 자주 교체하면 입 냄새 억제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경희대치과병원 구강내과 이연희 교수는 최근 마스크 내면의 세균 분석을 통해 마스크 착용과 구취와의 상관관계를 연구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8일 밝혔다. 이 교수는 평소 3시간 이상 마스크를 착용하면서 구취가 없는 환자 25명과 구취가 있는 25명 등 총 50명을 모집했다. ▲ 이 연희 교수 그런 다음 이들의 타액과 마스크 내면의 구강 미생물 프로파일을 조사해 구취를 일으키는 구강 세균들을 채취한 뒤 RT-PCR 방법으로 세균종의 존재 유무와 양을 측정했다. 그 결과 구취의 주원인으로 손꼽히는 휘발성황화합물의 한 종류인 메틸머캅탄이 구취 환자에게서 더 높게 측정됐다. 그런데 해당 수치는 마스크 착용 시간과 비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수치 증가의 주요인이 구강 미생물 중 그람음성혐기성 세균임이 확인됐다. 마스크를 착용하면 입 안 온도와 습도가 높아져 그람음성혐기성 세균의 성장과 번식에 유리해짐으로써 구취가 심해지기 때문에 마스크를 자주 교체하는 게 좋다는 게 이 교수의 결론이다. 이 교수는 “마스크 착용 입 냄새를 고민하는 환자들이 늘어
3세대 약물용출 스텐트(약물이 표면에 입혀진 섬세하고 가느다란 금속망으로 만들어진 스텐트)로 협착된 혈관을 넓히는 시술을 받은 심근경색·협심증 환자에게 '이중 항혈소판 제제(혈전 생성을 막는 2가지 물질의 조합)'를 3~6개월만 투약해도치료 효과와 안전성 면에서 충분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김효수 교수팀(한정규·황도연 교수)은 국내 33개 기관에서 2016년부터 2021년까지 3세대 약물용출 스텐트로 관상동맥 시술을 받은 환자 2013명을 대상으로 무작위배정 임상 연구(HOST-IDEA)를 진행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6일 밝혔다. ▲ 김효수(왼쪽부터)·한정규·황도연 교수 연구팀은 환자 2013명을 이중 항혈소판제 투약 기간에 따라 ▲3~6개월 단기투약군(1002명) ▲12개월 장기투약군(1011명)으로 나눠 치료 효과와 안전성을 분석했다. 1차 평가 지표인 순 유해 임상사건(심장 관련 사망, 심근경색, 혈관재개통술, 스텐트 혈전증, 주요 출혈의 총합) 발생률은 3~6개월 단기투약군, 12개월 장기투약군이 각각 3.7%, 4.1%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또 2차 평가 지표 중 질환 치료 효과를 보여주는 목표병변 실패(
피부에 다발성 수포와 극심한 통증이 나타나는 대상포진은 주로 고령이거나 만성질환자, 면역억제제를 복용해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에게 많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러한 대상포진이 간경변증이 있는 환자에서도 발병률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최근 국내 연구진에 의해 새롭게 발표됐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최종기 교수팀이 성인 간경변증 환자 50만 명을 비교 분석한 결과, 간경변증이 있으면 일반인에 비해 대상포진 발병률이 약 9%, 대상포진으로 인한 입원율이 약 48% 높은 것을 최근 확인했다. 특히 20~40대 간경변증 환자의 대상포진 발병 위험이 50~70대에 비 ▲ 진료중인 최 종기 교수 해 비교적 높아 젊은 나이대의 간경변증 환자일수록 예방 접종을 통해 대상포진을 주의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그동안 간경변증과 대상포진 발병과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는 대부분 해외 데이터거나 소규모 연구여서 국내 환자에 적용하기 어려웠다. 이번 연구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빅데이터를 활용해 간경변증 환자와 국내 일반 인구 전체를 대상으로 10년간의 대상포진 발병률을 입증한 연구인만큼 그 의의가 크다. 대상포진은 어릴 때 감염된 수두 바이러스가 신경세포에 잠복해 있다가, 신체 면역력이 떨어
간내 담관암 환자의 맞춤형 치료법 수립을 위해 아형(subtype)별 특징을 분석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는 종양 조직의 형태와 유전 특성을 반영한 오가노이드로 진행해 정확도를 높였다.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박준용·송시영·이희승, 간담췌외과 한대훈 교수 연구팀은 이번 연구 과정에서 제작한 간내 담관암 환자 오가노이드 모델로 유전자 변이에 따른 아형별 맞춤형 치료법 수립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3일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자매지인 '네이쳐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IF 17.694)' 최신호에 실렸다. 담관암은 간에서 분비된 담즙(쓸개즙)을 십이지장으로 운반하는 담관에 생기는 암이다. 국내에서는 매년 7천여 명이 진단을 받고 5년 생존율은 약 30%로 췌장암에 이어 두 번째로 낮다. 발생 위치에 따라 간내 담관암, 간문부 담관암, 간외 담관암으로 분류한다. 이 중 간내 담관암은 암의 크기에 따라 작은 담관형(small duct type)과 큰 담관형(large duct type)으로 아형 분류된다. 최근 담관암과 같은 난치암 치료법 개발에 오가노이드(organoid)가 각광받고 있다. 특정 장기의 기능을 본
고려대 안산병원 신철 교수 연구팀은 대규모 코호트 기반 연구 끝에 중등도 이상의 수면무호흡증 환자에서 제2형 당뇨병 발생 위험이 정상인에 비해 1.5배가량 높은 것을 입증했다. 이 연구팀은 중등도 이상의 수면무호흡증이 중장년층에서 제2형 당뇨병 발생의 독립적인 위험인자임을 밝혀냈다. 그간 학계에서는 수면무호흡증이 제2형 당뇨병 발생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의견들이 제기되어 왔는데, 이에 대한 대규모 전향적 코호트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었다. 이에 연구팀은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수면무호흡증의 중증도와 관련한 제2형 당뇨병 발생의 상대적 위험 정도를 규명하고자 연구에 착수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이 주관하고 고려대학교 인간유전체연구소(연구소장 신철)에서 진행하는 한국인유전체역학조사사업(Korean Genome and Epidemiology Study; KoGES)의 대단위 코호트 중 하나인 안산 코호트에 참여하고 있는 성인남녀(평균 59세) 1,216명을 8년간 추적 관찰하여, 이들을 각각 ▲정상군 ▲경증도 수면무호흡군 ▲중등도 이상 수면무호흡군으로 분류하고 수면무호흡증과 제2형 당뇨병 발생 위험 사이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그 결과, 중등도
만성염증질환과 자가면역질환의 원인인 염증성 도움-T-17(T-helper-17, Th17) 세포가 조직 병변에서 병인성(pathogenic) 면역기능을 지속하는 기전이 규명됐다. 연세대 의과대학 미생물학교실 이준용 교수 연구팀은 뉴욕대학교 댄 리트만(Dan R. Littman) 교수 연구팀과 함께 세포 유전자 조절 단백질인 전사인자 RORα가 염증성 Th17 세포의 염증을 만성적으로 유지하는데 필수 인자라고 2일에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면역학 분야 국제 학술지이며 셀(Cell) 자매지인 ‘이뮤니티’(Immunity, IF 43.474)에 게재됐다. Th17 세포는 장과 같은 점막 장벽 조직에 주로 분포하며 항균 면역반응과 조직 항상성 유지에 필수적 역할을 한다. 하지만 염증성 장질환, 건선과 같은 만성염증질환에서는 그 기능이 염증성으로 변해 만성염증에 의한 조직 파괴의 주요 병인으로 작용한다. 실제로 Th17 세포의 주요 면역 매개 물질인 인터루킨-17에 대한 중화항체는 건선과 건선성 관절염 등 특정 면역 염증질환에 탁월한 효과를 보이고 있지만 Th17 세포의 정상적 항균 면역기능의 저해해 만성 칸디다증과 같은 진균(곰팡이류) 감염증 위험을 높이기도 한
아토피피부염 발병 위험을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을 한국과 미국 연구진이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아토피피부염과 관련 있는 피부의 지질 바이오마커를 발견한 데 따른 것으로, 아토피피부염의 증상 발현 이전에 아토피피부염 발병을 예측하여 예방에 큰 보탬이 될 전망이다. 삼성서울병원(원장 박승우) 소아청소년과 안강모·김지현 교수, 미국 내셔널 주이시 헬스(National Jewish Health) 도널드 륭·예브게니 베르디세프 교수 공동 연구팀은 최근 ‘알레르기·임상면역학저널’(Journal of Allergy and Clinical Immunology, IF=14.29)에 2세 이전에 아토피피부염이 발병할지 여부를 생후 2개월에 조기 예측할 수 있는 모델을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달 말 미국에서 열린 미국알레르기임상면역학회에서 소개돼 학계 큰 관심을 모았다. 연구팀은 피부에 이상이 없는 생후 2개월 영아 111명의 팔에서 테이프로 피부 각질층을 채취하고, 피부 지질 구성과 사이토카인을 분석한 뒤 생후 24개월까지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아토피피부염이 발생하기 이전인 생후 2개월에 이미 피부지질구성 및 피부에서의 사이토카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관찰하였고, 특
특정 유전자의 변이가 만성신장병 악화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다기관 만성신장병 코호트 연구를 통해 세계 최초로 확인됐다. 최근에는 간단한 유전체 마커 검사를 통해 조기에 만성신장병의 악화를 예측·진단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이를 활용해 고위험군을 선별해 집중적으로 치료하면 예후를 개선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서울대병원 신장내과 오국환·서울의대 예방의학교실 박수경 교수 공동 연구팀은 다기관 만성신장병 코호트 환자의 임상 정보와 유전체 DB를 바탕으로 신장병의 악화 및 예후와 관련된 유전체 마커를 탐색해 진단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2월 28일 밝혔다. 만성신장병(CKD)은 3개월 이상 만성적으로 신장 기능이 지속적으로 저하되는 질병으로 전 세계 성인의 ▲왼쪽부터 서울대병원 오국환, 서울의대 박수경 교수 10% 이상이 영향을 받을 정도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제때에 관리와 치료가 잘되지 않아 수년 동안에 걸쳐 신장 기능이 서서히 감소되면 투석 또는 신장이식을 받아야 하는 말기신부전에 이를 수 있다. 만성신장병의 신기능이 나빠지는 속도는 개인마다 큰 차이가 있지만 대개의 경우 5~10년에 걸쳐 신장 기능이 악화된다. 때문에 만성신장병 초기에 진행 악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