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 프린팅 기술로 혈관 구조를 구현한 피부 패치가 개발돼, 특히 넓은 부위의 만성 상처 치료에 새로운 돌파구가 열렸다. 부산대학교(총장 최재원)는 의생명융합공학부 김병수 교수 연구팀이 상처 치유에 핵심적인 혈관 구조를 사전에 설계하고 인공 피부 패치에 구현하는 세포 프린팅 기술을 개발, 그 치료 효과를 과학적으로 입증했▲[왼쪽부터] 김병수, 조원우, 그 가오, 알빈드 쿠마 수클라, 다고 14일 밝혔다. 안민준 연구팀은 ‘격자형’ 혈관 패턴이 가장 뛰어난 재생 성능을 보인다는 결과를 도출해, 난치성 상처 치료를 위한 맞춤형 혈관화 조직 설계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 최근 고령화와 만성질환 증가에 따라, 상처 치유 지연이나 회복 실패로 고통받는 환자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특히 당뇨병, 방사선 치료, 심부감염 등에 의해 발생하는 만성적인 창상은 치료가 어렵고, 이로 인한 의료비 부담도 크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생체유래 물질과 세포를 이용한 조직공학적 인공피부 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혈관이 포함된 인공 피부조직, 즉 혈관화 피부 패치가 상처 부위의 산소 및 영양 공급을 촉진해 회복을 앞당길 수 있는 혁신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하
소방관이나 참전 군인처럼 재난, 폭력 등 극심한 외상에 노출된 사람들은 공포스러운 기억을 잊지 못하고 심각한 불안과 고통을 호소하곤 한다. 일반적으로 공포 기억은 시간이 지나며 자연스럽게 희미해지지만,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PTSD) 환자에게는 ‘시간이 약’이라는 말이 통하지 않는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 노도영)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 이창준 단장은 이화여자대학교 뇌융합과학연구원 류인균 석좌교수 연구팀과 함께 공포 기억이 사라지지 않는 PTSD의 병리기전을 규명하고, 뇌 속 비신경세포인 별세포(Astrocyte)가 만드는 억제성 신경전달물질 가바(Gamma-Aminobutyric Acid, GABA)를 새로운 치료 표적으로 제시했다. ▲(왼쪽부터) 이창준 단장, 류인균 석좌교수 현재 PTSD 치료제는 대부분 세로토닌 수용체를 조절하는 항우울제가 사용된다. 하지만 효과를 보이는 환자는 20~30%에 그치고, 치료 반응 속도도 매우 느리다. 새로운 PTSD 치료 전략이 절실히 요구되는 이유다. 연구진은 PTSD 환자, 외상 경험자, 일반인으로 구성된 380여 명의 대규모 뇌영상 데이터를 분석해
숙명여자대학교 생명시스템학부 유경현 교수와 박종훈 교수 연구팀이 간세포암(HCC)에서 STAT3 단백질의 활성화가 3차원(3D) 유전체 구조를 변화시켜 종양의 공격성을 강화하는 메커니즘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이번 연구는 기존의 STAT3 억제제 치료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차세대 치료 전략 개발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의미가 있다. 생명시스템학부 장선영 박사와 윤수민 석박통합과정생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한 이 연구는 지난 7월 국제 학술지 '캔서 커뮤니케이션즈(Cancer Communications·IF=24.9, JCR 3.7%)에 게재됐다. (논문명: Coordinated gene expression within sustained STAT3-associated chromatin conformations contributes to hepatocellular carcinoma progression.) ▲(왼쪽부터) 숙명여대 생명시스템학부 유경현 교수, 박종훈 교수 연구팀에 따르면 간세포암은 전 세계적으로 암 관련 사망 원인 중 상위권에 속하는 치명적인 질환으로, 치료 후에도 높은 재발률과 낮은 생존율이 문제로 지적돼 왔다. 특히, STAT3(신호전달
뇌전증은 뇌신경 세포의 과도한 전기적 방전으로 인해 반복적인 발작이 일어나는 만성질환이다. 특별한 유발요인 없이 발작이 두 번 이상 발생하면 뇌전증으로 진단한다. 과거에는 ‘간질’이라는 용어가 사용됐으나, 사회적 낙인을 줄이기 위해 현재는 ‘뇌전증’이라는 명칭을 사용한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신경과 문혜진 교수는 “5분 이상 발작이 멈추지 않거나, 연달아 발작이 발생해 환자가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는 상태는 ‘뇌전증 지속상태’라고 한다. 이는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응급상황으로 신속한 치료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 문 혜진 교수 발병은 전 연령에서 가능하지만, 특히 5세 이하 소아기와 65세 이상 노년기에 많이 발생한다. 소아에서는 유전성 질환이나 출산 전후 뇌 손상, 대사 이상, 신경계 기형이 주요 원인이고, 성인에서는 뇌졸중, 뇌종양, 외상성 뇌손상, 치매, 뇌염과 수막염 같은 감염성 질환 등이 위험 인자로 꼽힌다. 대한뇌전증학회 역학위원회의 보고에 따르면 국내 인구 1,000명당 약 5명이 뇌전증을 앓고 있으며, 특히 75세 이상 고령층에서 뚜렷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뇌전증 진단의 핵심은 발작 양상을 상세히 듣는 병력 청취다. 환자 본인의 기억이
국가독성과학연구소(소장 허정두) 첨단예측연구본부 김기석 본부장이 이끄는 연구팀이 뇌 오가노이드를 활용하여, 조현병 치료제로 널리 쓰이는 할로페리돌이 뇌 발달을 방해한다는 연구 결과를 밝혀냈다. 현재까지 항정신병 약물의 부작용은 운동장애, 대사 이상, 심혈관계 영향 등 성인 환자에서 단기 관찰된 이상 반응을 중심으로 연구되었다. 약물이 태아와 청소년기의 뇌 발달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과학적 근거는 부족했던 실정이었다. 이에 김기석 본부장 연구팀은 인간 줄기세포에서 유래한 뇌 오가노이드 모델을 이용하여, 뇌 오가노이드의 성숙 단계별로 약물에 반응하는 양상을 관찰하였다. ▲(왼쪽부터 강현수 연구원, 이재혁 책임연구원, 김기석 첨단예측연구본부장) 이에 따라 ‘항정신병 약물인 할로페리돌이 Notch1 신호*를 억제하여 신경 발달을 억제한다’는 연구 결과를 밝혀낼 수 있었다. 항정신병 약물이 신경 발달에 미치는 부작용 가능성을 제시함으로써, 장기간의 약물 복용이 필요한 환자군에 약물 사용의 유해성을 알리는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 Notch1 신호: 세포 간 신호 전달 경로의 하나이며, 세포의 운명 결정, 분열, 분화 등 다양한 생물학적 과정에 핵심적인 역할을 함.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김현정 교수(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영상의학과)가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서 주관하는 ‘2025년 보건의료 R&D 우수성과 30선’에 선정됐다. 이번 성과는 전국 6,096건의 보건의료 R&D 과제 중 단 30건만이 최종 선정된 것으로, 김 교수의 연구가 그 우수성과 독창성을 인정받은 결과다. 김현정 교수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CT 측부혈류영상과 혈관영상 촬영 기술로 허혈성 뇌졸중(뇌경색)의 정밀 진단과 한 번의 촬영으로 동맥영상, 정맥영상, Dynamic 혈관영상을 동시에 생성할 수 있어 진단 기술의 정확성과 진단 속도에 대한 성과를 인정받았다. ▲ 김 현정 교수 뇌졸중은 암· 심혈관질환과 함께 세계 3대 주요 사망원인 중 하나다. 특히 허혈성 뇌졸중은 혈관이 막히면서 뇌로 가는 혈류가 차단돼 빠르게 치료하지 않으면 심각한 후유증이 발생한다. 하지만 무작정 혈관을 뚫는 재개통 치료는 뇌출혈 같은 위험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환자 선별이 중요하다. 현재는 혈관재개통 치료의 약 50%가 불필요하게 시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뇌의 생존과 환자의 예후는 측부혈류에 의해 결정되는데, 측부혈류는 뇌
연세대학교 강남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박영민 교수팀은 미국 USC(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두경부센터 Dechen Lin 교수 등과 국제 공동 연구팀을 꾸려 두경부암 오가노이드 생성을 통한 단일세포 전사체 분석을 시행했다. 연구팀은 구강과 인·후두를 덮고 있는 상피세포에서 기원한 악성 종양인 두경부 편평상피세모암종이 수술, 화학 약물, 방사선 치료 같은 병합 치료를 시행해도 사망률이 높다는 점과 최근 타 암종은 면역항암제 개발로 치료 결과가 개선되었음에도 혁신적인 치료제 개발이 더디다는 점을 개선하고자 연구에 돌입했다. 연구팀은 두경부암 환자 31명의 종양 세포를 채취하여 세계 최초로 환자 유래 종양 오가노이드를 만들었다. 연구팀은 두경부암 환자 유래 종양 오가노이드가 실제 환자 종양과 유전적 특성은 물론, 조직학적 형태를 매우 유사하게 보유함을 확인했다. 더하여, 장기간 배양을 거듭해도 동일 특징을 보유해 실제 종양을 잘 대표할 수 있는 신뢰도 높은 모델임을 확인했다. 또한, 연구팀은 배양한 오가노이드에 두경부암 치료에 사용되는 대표 항암제인 ‘시스플라틴(Cisplatin)’ 을 적용한 결과, 반응 정도가 실제 환자 치
삼성서울병원이 초고속 고선량 방사선 치료 기술인 ‘플래시(FLASH)’ 연구에 박차를 가한다. 양성자 치료는 수소 원자의 핵인 양성자를 빛의 60%에 달하는 속도로 올린 뒤 환자의 몸에 쏘아 암 조직을 파괴하는 치료 방식이다. 플래시 치료는 초당 40 그레이(이하 Gy/s) 이상의 고선량의 방사선을 1초 미만의 찰나의 순간에 집중적으로 조사하는 치료법을 말한다. 이러한 양성자 플래시 치료는 암세포에 대한 양성자 빔의 치료 효과는 유지하면서 정상 세포의 손상을 최소화기 때문에 단 한 번의 치료에 고선량의 방사선을 조사해서 암을 없앨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러한 치료 기술은 방사선을 이용한 암 치료의 수준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미래 기술로 꼽히지만, 아직 전 세계적으로 임상 연구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삼성서울병원 양성자치료센터(센터장 박희철 방사선종양학과 교수)는 플래시 기술 개발을 위해 2024년부터 일본 스미토모(Sumitomo Heavy Industries Ltd)와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 플래시 기술 도입을 앞당기기 위한 기반 기술이 완성돼 학계에 공개됐다. 삼성서울병원 방사선종양학과 조성구 교수, 삼성융합의과학원 신희순 박사 연
국내 연구진이 제브라피쉬에서 색각(색 구분 능력) 상태를 빠르고 비침습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새로운 검사 기법을 개발했다. 기존의 복잡한 장비나 조직검사 없이도 행동 분석만으로 색각 기능 저하 정도를 평가할 수 있어, 유전 질환 연구나 약물 독성에 따른 시각 손상의 조기 진단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연구 가능성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 고려대학교 안산병원(병원장 서동훈) 안과 엄영섭 교수팀(안과 엄영섭 교수, 박혜시 연구원, 의생명연구센터 김수현 교수)은 제브라피쉬 색맹 실험동물 모델을 활용해 새로 개발한 색각검사 기법의 효과를 검증했다. ▲(왼쪽부터) 엄 영섭 교수 박 혜시 연구원 김 수현 교수 이번 연구 결과는 ‘적색 원추세포가 제거된 제브라피쉬 치어에서 새로운 색각검사 기법의 평가(Assessment of a novel color vision optomotor response assay in zebrafish larvae with red cone ablation)’라는 제목으로 최근 실험동물 분야 최상위 논문 중 하나인 Lab Animal 저널에 게재됐다. 연구팀이 개발한 색각검사 기법은 적녹색 자극을 통해 제브라피쉬의 반응 속도와 패턴을 측정하는 것
운동 중 무릎을 다친 소아청소년 중 일부는 십자인대가 끊어지고, 일부는 무릎뼈가 골절된다. 이런 차이가 ‘타고난 무릎 모양’ 때문에 발생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대퇴과간 절흔 폭(무릎뼈 사이 공간)이 좁으면 전방십자인대 파열 위험이 높아지고, 경골(정강뼈) 바깥쪽 관절면의 가파른 경사는 전방십자인대 파열과 경골극 골절 모두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규명됐다. 이 결과는 무릎 부상 위험이 높은 소아청소년을 선별하고, 개인별 맞춤 치료 지침을 마련하는 근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소아청소년은 뼈와 근육 발달이 미성숙해 스포츠 손상에 취약하다. 특히 ‘전방십자인대 파열’과 ‘경골극 골절’은 소아청소년에게 발생하기 쉬운 대표적인 무릎 손상이다. 같은 외상을 입어도 어떤 환자는 십자인대가 파열되고, 다른 환자는 경골극 골절이 발생하는데, 이처럼 서로 다른 손상이 발생하는 원인은 명확치 않다. 서울대병원 소아정형외과 신창호 교수와 필라델피아 어린이병원 Theodore J. Ganley 교수 및 美경골극 연구 그룹은 2009년부터 2023년까지 내원한 18세 미만 환자 159명을 대상으로, 전방십자인대 파열과 경골극 골절의 해부학적 위험인자를 비교 분석한 연구 결과를
연세대학교 용인세브란스병원(병원장 김은경) 정형외과 박준영 교수, 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박관규 교수 연구팀은 최근 양쪽 무릎 인공관절 전치환술을 동시에 시행하는 것이 한쪽만 수술하는 것만큼 안전하고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대규모 환자 데이터를 통해 확인했다. 무릎 골관절염은 종종 양측에서 함께 발생하며, 이 경우 한 번에 양쪽을 수술하거나 시기를 달리해 단계적으로 수술할 수 있다. 양측 동시 수술은 비용 절감, 재활 및 전체 입원 기간 단축의 장점이 있으나 안전성 논란이 이어져 왔다. 연구팀은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세브란스병원에서 무릎 인공관절 전치환술을 받은 환자 1,665명을 분석했다. 이 중 양측 동시 수술군(659명)과 단측 수술군(996명)에서 나이, 성별, 체질량지수, 추적관찰 기간, 동반질환 등을 고려해 각각 653명을 성향 점수 매칭한 뒤 비교 분석했다. 연구 결과, 두 집단 간 30일 내 합병증 발생률(1.4% vs 0.9%, p=0.60)과 중환자실 입원율(0.5% vs 0.6%, p=1.00)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1년 후 환자 건강상태 자가평가(PROMs) 지표인 AKS 점수, WOMAC 지수, EQ5D 점
대장암은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흔한 암이다. 문제는 초기 증상이 거의 없고,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이미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조용히 진행되는 질환인 만큼 정기적인 검진과 정밀한 내시경을 통해 조기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차재명 교수와 함께 대장 내시경을 언제, 왜, 어떻게 받아야 하는지 알아본다. 증상 없더라도 ‘정기검진’으로 조기 진단 중요 대장암의 주요 증상으로는 혈변, 체중 감소, 대변 굵기 변화 등이 있지만, 이는 치질이나 과민성장증후군 등 다른 질환과 유사해 증상만으로는 암을 쉽게 구별하기 어렵다. 복부 통증 등 증상이 발생하면 이미 상당히 많이 진행되어 있거나 다른 부위로 전이된 경우가 많으므로, 증상이 없을 때 미리 발견하는 것이 치료 효과도 좋고 완치 가능성도 높다. ▲ 차 재명 교수 진료사진 이에 차재명 교수는 “건강은 잃기 전까지는 그 가치를 알기 어렵다”며, “무증상일 때 발견해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바로 정기 검진”이라고 설명했다. 50세부터 검사 필요, 고위험군은 45세부터 시작 대장암의 씨앗이라고 할 수 있는 선종(샘종)이 대장암으로 진행되는 데는 대략 5~10년이 걸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