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학교(총장 김동원) 보건환경융합과학부 강지승 교수가 팬데믹·대마 합법화 등 사회·정책적 변화가 약물사용장애 증가에 미친 영향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이번 연구는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연동건 교수, 김현진 연구원,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신재일 교수와 공동으로 수행됐다.

전 세계 204개국의 약물사용장애 유병률과 질병부담을 장기 추적 분석한 이번 연구 성과는 네이처가 발표하는 세계 최고 권위의 의학 학술지 ‘Nature Medicine(IF=50.0, MEDICINE 분야 JCR 0.3%)’ 온라인에 1월 16일 게재됐다.
▲(왼쪽부터) 고려대 보건환경융합과학부 강지승 교수(주저자),
경희대 의과대학 연동건 교수(교신저자), 김현진 연구원(주저자)
약물사용장애는 약물에 의존하거나 중독되어 스스로 조절하지 못하고 일상생활이 파괴되는 상태로, 개인 건강을 넘어 사회 전반에 막대한 손실을 초래하는 핵심 공중보건 과제다. 연구팀은 세계적 규모의 장기 데이터가 부족했던 한계를 극복하고자, 글로벌 질병부담 데이터를 바탕으로 암페타민·대마·코카인·오피오이드 등 주요 약물의 현황을 분석했다.
*질병부담: 특정 질병이 사회의 건강과 경제에 끼치는 손실을 수치화한 개념
분석 결과, 약물사용장애로 인한 연령표준화 장애보정생존연수(DALYs)는 1990년 인구 10만 명당 169.3명에서 2023년 212명으로 꾸준히 증가하며 질병부담이 심화되고 있음이 확인됐다. 특히 2023년 기준, 대마와 오피오이드의 비중이 가장 컸으며, 오피오이드는 34년 전보다 유병률과 질병부담이 약 2배 급증해 전체 약물 중 가장 치명적인 요인으로 꼽혔다.
*장애보정생존연수(DALYs): 질병으로 인한 조기 사망 및 장애 기간을 합산한 지표로, 높을수록 건강 손실이 크다.
지역별로는 미국, 캐나다, 호주 등 고소득 국가에서 질병부담이 특히 높게 나타났다. 이는 의료 시스템이 선진화되었음에도 약물에 대한 접근성과 사회적 수용성, 그리고 느슨한 처방 관행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또한,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도 고소득 국가의 높은 질병부담은 지속됐다. 연구팀은 팬데믹 시기의 사회·경제적 스트레스와 원격의료 확대 등 의료 이용 방식의 변화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했다.
나아가, 대마 합법화 정책을 시행한 국가들에서는 모든 유형의 약물사용장애 유병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경향이 나타났다. 이는 대마 사용을 엄격히 금지하는 국가에 비해, 의료용 및 비의료용 사용을 허용한 환경에서 공중보건 위기가 더욱 심화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고려대 강지승 교수는 “이번 연구는 약물사용장애가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공중보건 위기임을 가장 큰 규모의 데이터를 통해 보여준 연구”라며, “특히 오피오이드 사용장애의 급격한 증가와 고소득 국가에서 높은 질병부담은 예방·규제·치료 접근성을 통합한 정책 설계가 시급함을 시사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워싱턴대학교 보건계량평가연구소(Insititute for Health Metrics and Evaluation, IHME), 게이츠 재단, 하버드 의대 등 전세계 600명 이상의 연구진이 참여한 대규모 국제 공동연구로 수행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