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원자력의학원(원장 이진경) 유상영 박사(원자력병원 산부인과) 연구팀이 주관한 대규모 국제 임상시험에서, 진행성 자궁경부암 환자에게 동시화학방사선요법을 시행할 때 항암제 시스플라틴을 매주 투여하는 기존 방식과 3주 간격으로 투여하는 방식 간 치료 성적에 차이가 없다는 연구 결과가 확인됐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유럽종양학회(ESMO) 공식 학술지 ESMO Open 최신호에 게재됐다.
진행성 자궁경부암(2기말 이상)의 표준 치료는 방사선치료와 항암치료를 동시에 시행하는 동시화학방사선요법이다. 1999년 미국 국립암연구소(NCI)의 다기관 임상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항암제 시스플라틴을 주 1회씩 총 6회 투여하는 방식이 국제 표준 치료로 확립됐다.
▲원자력병원 산부인과 유상영 박사
그러나 기존 매주 투여 방식은 치료 독성으로 인해 환자가 계획된 6회 치료를 끝까지 완료하기 어려운 한계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한국원자력의학원 유상영 박사는 항암제 투여 주기에 따른 치료 효과를 비교하기 위한 임상시험을 세계부인종양연구회(GCIG)에 제안하고 연구책임자로서 연구를 주도했다. 이번 연구에는 대한부인종양연구회(KGOG)와 태국부인종양연구그룹(TCOG)이 공동 참여했다.
임상시험에는 2012년 3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한국·중국·태국·베트남 등 4개국에서 18세~75세 환자 314명이 참여했다. 연구팀은 환자를 무작위로 두 그룹으로 나눠 방사선치료와 병행하여, ▲시스플라틴을 매주 투여하는 군(40mg/m², 6회)과 ▲시스플라틴 용량을 높여 3주 간격으로 투여하는 군(75mg/m², 3회) 의 치료 효과를 비교 분석했다.
연구 결과 두 치료 방식 간 재발률과 생존율 등 주요 치료 성적에서는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반면 3주 간격 투여 방식은 안전성 측면에서 더 유리하고 환자의 삶의 질이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료 완료율은 매주 투여군 77%, 3주 투여군 85.7%로 3주 투여군이 더 높았다. 재발률은 매주 투여군 18.4%, 3주 투여군 15.7%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는 없었다. 3년 무재발 생존율은 각각 78.7%와 84.1%였으며 전체 생존율은 73.9%와 72.7%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항암제 시스플라틴을 매주 투여하지 않더라도 치료 효과를 유지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환자의 치료 부담을 줄이면서도 치료 성적을 유지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 전략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특히 기존 매주 투여 요법에서 문제로 지적돼 온 치료 독성으로 인한 치료 중단 문제를 완화하고, 환자의 치료 순응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임상적 의미가 크다.
또한 한국 연구진이 주도한 다국적 대규모 3상 임상시험을 통해 국제 표준 치료 프로토콜을 재검증했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있다. 이번 연구는 향후 진행성 자궁경부암 치료에서 항암제 투여 주기에 대한 임상적 선택지를 확대하는 근거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출연연구기관인 한국원자력의학원은 첨단 의학연구 성과를 진료 현장에 접목하며 국내 암 치료를 선도해 오고 있다. 앞으로도 암 정복을 위한 기술개발과 임상 적용에 박차를 가해 대한민국 의료표준을 선도하고 국민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앞장설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