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성(여성) 세포 역분화 웅성(남성) 세포보다 3배 더 걸려
국내 연구팀이 여성(자성) 세포를 완전히 역분화하는 데 남성(웅성) 세포보다 훨씬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혀냈다.
건국대학교는 동물생명공학과 도정태 교수 연구팀이 유도만능줄기세포가 수립되는 과정에서 성별에 따라 다른 특성을 보인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규명했다고 밝혔다. [유도만능줄기세포 (역분화 만능줄기세포)]란 분화된 체세포에서 역분화되어 만능성(pluripotency)을 획득한 줄기세포로 배아줄기세포와 유사한 특성을 지니고 있다. 신체를 이루고 있는 모든 세포로 분화가 가능하며, 무한 증식이 가능한 세포이다. 2006년 일본 교토대학 야마나까 교수에 의해 처음 개발되었으며, 2012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기술로 세계적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건국대 연구팀은 ‘유도만능 줄기세포에서의 X 염색체 재활성화 및 Xist 전사 후 리프로그래밍’(Reactivation of inactive X chromosome and post-transcriptional reprogramming of Xist in induced pluripotent stem cells) 연구를 통해 자성(여성) 체세포가 완전한 역분화가 일어나는데 걸리는 시간이 웅성(남성) 체세포 보다 3배 이상 오래 걸린다는 사실을 규명했으며 이를 세포 생물학 분야 저명 국제 전문 학술지 ‘저널 오브 셀 사이언스’(Journal of Cell Science) 최근호(11월 6일 온라인판)에 발표했다.
유도만능줄기세포(iPS)는 인위적인 역분화 유전자의 과발현으로 분화된 체세포가 배아줄기세포와 같은 만능줄기세포로 역분화된 세포이다. 이러한 역분화 과정은 7일 이상 걸리며, 그 과정에서 세포는 여러 변화를 겪게되어 최종적으로 만능성을 획득하게 된다. 건국대 연구팀은 여성 체세포를 완전히 역분화하려면 총 30일이 걸려 남성 체세포가 역분화할 때 걸리는 9일보다 훨씬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여성 체세포에는 X 염색체가 2개 있는데, 둘 중 하나는 평생 불활성화돼 있다. 역분화를 거쳐 만능성이 생길 때는 불활성화된 것까지 재활성화되는 ‘X 염색체 재활성화’가 일어난다.
연구팀의 실험 결과, 여성 체세포를 역분화해 만능성이 나타나는 데는 남성 체세포와 똑같이 9일이 걸렸지만 X 염색체 재활성화까지 완료되는 데까지는 총 30일이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도 교수는 “여성 체세포를 역분화하려면 넘어야 할 장벽이 하나 더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성과”라며 “역분화 과정에서 X 염색체와 관련된 RNA의 변화까지도 정확하게 규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만능성을 획득하면서 일어나는 변화 중 하나가 X chromosome reactivation(X 염색체 재활성화)이다. 자성 체세포는 두 개의 X 염색체를 포함하고 있는데, 두 개의 X 염색체 중 하나는 불활성화되어 있다. 이러한 현상을 ‘X 염색체 불활성화(X chromosome inactivation)’라고 하며 불활성화된 X 염색체를 ‘불활성 X 염색체(inactive X chromosome)’라고 한다. 이 불활성 X염색체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유전자들은 발현하지 않는 상태로 평생 지속된다. 하지만, 이 불활성 X염색체가 역분화되어 만능성을 획득하면, 활성화가 일어난다, 즉 ‘X 염색체 재활성화’가 일어나는 것이다. 이 현상은 X 염색체 두 개를 포함하고 있는 자성 체세포(female somatic cells)를 이용한 역분화 과정에서만 일어나는 현상이다.
이 연구에서는 자성(여성) 체세포와 웅성(남성) 체세포를 이용한 역분화 과정에서의 차이를 비교하였다. 첫째로 역분화에 걸리는 기간을 비교 하였는데, 성별에 관계없이 만능성 마커의 발현에서는 차이가 없이 9일째 유도만능줄기세포가 형성이 되었으며, 역분화 효율 또한 차이가 없었다. 완전한 역분화가 일어났는지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만능성 마커의 발현 뿐 아니라 X 염색체 재활성화를 확인하였다.
특이하게도, 자성 체세포는 X 염책체의 재활성화되는데 30일 이 걸리는 것으로 확인됐다. 만능성 마커의 발현보다 20일이 더 걸리는 것이다. 즉 자성체세포가 완전한 역분화가 일어나는데 걸리는 시간은 웅성 체세포 보다 훨씬 오래 걸린다는 것이다.
건국대 도정태 교수 연구팀은 또 역분화 과정에서 전사 후 RNA의 변화가 정상적으로 일어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불활성 X 염색체 관련 non-coding RNA인 Xist(X inactivation specific transcript)는 X 염새체와 결합하여 X 염색체 불활성을 일으키는데 매우 중요하게 작용한다. Xist는 두 가지 isoform이 존재하는데, L-isoform과 S-isoform이다. 즉, alternative splicing에 의해 하나의 Xist RNA가 두 개의 형태로 존재한다. 이 연구에서 S-isoform은 자성세포에서만 존재한다는 것을 처음으로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