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 건강하게 커야할 때이고, 자신의 꿈을 향해 열심히 공부해야 할 시기에 장애가 되지 않을까 큰 걱정이 됩니다. 지금까지 자신의 길을 묵묵히 잘 걸어가고 있던 아들에게 고맙고 정말 미안한 마음 뿐…”
전남대학교병원에서 최근 아들의 간 일부를 떼어 이식수술을 받은 조기주(48)씨가 수술 후 소감에 대해 눈시울을 붉히며 끝내 말을 잇지 못했다.
아버지에게 간을 기증한 아들은 현역군인으로 강원도에서 복무 중인 조성훈(20) 일병.
그는 지난달 25일 아버지에게 자신의 간 60%를 떼어주는 이식수술을 받았다.
오래전 간염을 앓았던 조기주씨는 6년 전부터 마시던 술도 끊고 간 관리를 해왔었다. 하지만 2년 전부터 시작한 사업으로 인한 과로와 스트레스 때문인지 최근 자주 쉬고 싶은 마음이 생길 정도로 피곤을 느껴왔다.
결국 지난 설에 속이 쓰려 병원에 갔다가 간경화 판정을 받고서 수술을 해야 할 상황까지 이른 것이다.
수술은 전남대병원 이식혈관외과과장이며 이식센터장인 최수진나 교수의 집도로 6시간에 걸쳐 진행됐으며, 성공적으로 마무리 됐다.
현재 병실에서 건강 회복 중인 아버지는 빠르면 1주일 내 퇴원도 가능할 정도로 호전되고 있으며 아들은 퇴원해 국군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최수진나 교수는 “이번 환자는 간경화 말기로 위중한 상태였으나, 아들의 효심 덕에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치고 지금은 매우 양호한 상태로 회복 중이다”고 밝혔다.
지난 7일 아버지 병실을 방문한 조성훈 일병은 “이런저런 생각 할 것도 없이 당연히 아들로서 해야 되는 도리이기 때문에 수술을 결정했고, 무엇보다 아버지의 상태가 좋아지게 돼 정말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전남대병원은 지난해 간이식 수술 8건, 신장이식 수술 35건을 시행한데 이어 올해 3개월간 간이식 수술 5건, 신장이식 8건을 기록하고 있다. 현재까지 신장이식은 총 455건, 간이식은 37건을 시행했다.
또한 수술 난이도가 높은 혈액형불일치 장기이식은 총 5건(간이식 4건, 신장이식 1건)을 시행했으며, 모두 성공적으로 마쳤다. 과거에는 혈액형불일치 장기이식처럼 이식의 절대적인 금기 사항 중의 하나였던 기증자와 수혜자 사이의 교차검사가 양성인 신장 이식도 적절한 이식 전후 관리를 통해 현재 6건을 모두 성공적으로 시행했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전남대병원은 지난해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의 뇌사판정대상자관리전문기관 평가에서 대전・충청・호남지역 1위에 선정됐으며, 최수진나 교수는 장기기증자 활성화 유공자로 보건복지부장관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