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를 크게 열수록 위대한 의사라는 말이 있었던 시절이 있었다. 개복수술 부위가 넓을수록 신뢰가 높았다.
이후 의료장비 기술이 발전하면서 복강경 수술이 도입되었고 현재는 무흉터 수술을 통한 삶의 질 개선까지 접근하면서 구멍 1개만 뚫어 수술하는 단일포트 수술까지 날로 수술 방법이 진화하고 있다. 최소 절개를 통한 수술 후 흉터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과 그로 인해 통증이 적어 환자가 빨리 걸을 수 있고 이로 인해 수술 후 장의 마비도 빨리 회복되어 조기에 식사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환자의 회복이 빠르고 장폐색 등 수술 후 합병증의 우려가 낮다는 점이 최대 강점이다.
강동경희대병원 외과는 2006년 개원과 동시에 복강경 전용 수술실을 구축했으며, 외과 이석환 교수는 2009년부터 단일포트 복강경 수술을 시행하며 연구를 병행하고 있다. 이러한 연구에 힘입어 이석환 교수는 2011년 미국 클리브랜드 클리닉 단일포트 복강경 학술대회에서 최우수 포스터상을 수상했으며, 2015년 아시아태평양 대장항문학회에서 연구 중간 결과를 발표하며 단일포트 복강경 수술의 저변 확대를 위해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2011년 11월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항문을 통한 직장 절제술을 시도하여 성공한 바 있는 이석환 교수는 전체 수술의 40%를 단일포트 복강경으로 시행하고 있다. 환자는 수술 후 6~10일 사이에 퇴원하며, 수술 후 1~2일째 장이 움직이는지를 체크한 후 가스 배출과 관계없이 식사를 조기에 하도록 이끈다.
단일포트 복강경 수술을 하면 복강내 출혈이 최소화되기 때문에 수술 후 뱃속에 고이는 피를 빼내는 배액관 시술도 거의 삽입하지 않는다. 항문 경유 직장 절제술은 국내 3~4곳에서만 시도하는 가장 난이도가 높은 수술로 단일포트 수술의 장점에다 항문을 보존할 가능성이 높아서 만족도가 높다.
단일포트 복강경 수술은 배꼽 근처에 지름 1.5~2cm 정도의 구멍을 하나만 뚫고 내시경 카메라와 집게, 가위 등이 함께 붙어 있는 수술 도구를 집어넣어 4~5개의 구멍을 통해 수술하는 일반 복강경 수술보다 섬세한 술기가 필요하며 수술 뒤에는 배꼽 성형까지 마치기 때문에 수술 자국이 거의 남지 않는다. 회복 속도 또한 빠른 데다 흉터를 최소화할 수 있어서 환자의 삶의 질까지 높여 환영받는 수술법이다.
이석환 교수는 “일반적으로 개복수술보다 단일포트 복강경 수술시간이 길 거라고 생각하지만 통계결과상 개복 수술의 경우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수술 시간이 짧은 경향을 보이고 있다. 앞으로의 수술 방향은 무흉터 수술로 진화할 것으로 보인다. 대세에 맞춰서 최소침습수술의 시대를 열어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임상 연구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