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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연수

국가 대장암 검진 한계 극복하기

2015년 국내 국가암등록 자료에 의하면 대장암은 발생률 면에서 남성에서는 2위,  여성에서는 3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림 1),  대장암 사망률은 남성에서는 4위,  여성에서는 2위를  차지하고 있다.    2016년도 통계청 자료에서는  대장암 사망률이 위암을  처음으로 추월하여  화제가 되었다.   2012년 보고된  Globocan 보고서에서도 이미 국내대장암  발생률은  비교 대상인  20개 국가들 중 일위였으며,  캐나다,  싱가폴,  일본보다도 더 높았다.   따라서,  국내에서 대장암 검진은 매우 중요한  보건 이슈가 되고  있으며,  이에 국가에서는 대장암에  대해 국가암검진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고 국립암센터,  건강보험공단,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가  주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국내에서 시행하고 있는 대장암 국가암검진 프로그램은 50세 이상  성인에게 매년 분변잠혈검사를 제공하고, 분변잠혈반응 검사가 양성일 경우 대장내시경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많은  국민들이 분변잠혈검사의 효용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지만,   분변잠혈검사를 매년  받으면  검진에 참여하지 않는 사람들에 비해 대장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32% 감소하며,   2년에 한번만 검진에 참여하더라도 대장암에 의한 사망률이 22% 더 감소한다.1


분변잠혈검사를 시행한 후 8년~13년 추적한인구기반 연구에서도 분변잠혈검사는 대장암 사망률을 약 15%~18% 감소시킬 수 있다고 증명되었다. 따라서, 분변잠혈검사의 대장암 검진 효율성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연구에서 증명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국내  대장암 검진 프로그램은  몇 가지 문제점이 있다.   첫째  분변잠혈검사 수검률이  35%로  낮은 편이다.   국제적으로 권장하고 있는 분변잠혈검사 수검률은 약 60% 이며, 네덜란드의 분변잠혈검사 수검률은 62.6%,  미국의  분변잠혈검사 수검률은  40.7~48.2%로  높은 편이지만,  국내 수검률은  낮은편이다.   분변잠혈검사 수검률이 낮은 것은 대장암 검진의 효율성이 상승되지 않는 중요한 이유중의 하나이다.


둘째 분변잠혈검사의 정성검사  비율이  높은편이다.   분변잠혈검사는  정성검사와  정량검사가  있는데, 국내에서는  약  70%가 정성검사이며,   30% 정도만  정량검사가 시행되고 있다.    2009년도 118만건의   국가암검진 자료를  분석한 연구에 의하면,  국내 국가대장암검진에서 약 73%가 정성검사를 수검했고,     약27%가 정량 검사를 수검하였는데,  정성검사는  정량검사에  비해  양성율이 3.2배가 높았지만  , 대장암 발견율은 정량검사의  약 1/3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2   유럽에서 시행된 연구에서도  분변잠혈검사  정량법이  정성법에 비해 대장암에  대한 진단 예측도 뿐만 아니라 1 cm 이상의  큰 샘종에 대한 예측도도 유의하게 더 높아 이를 지지하였다.


셋째 분변잠혈반응 검사가  양성일 경우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하는데,  대장내시경 검사의 수검률도 낮은 편이다.  대장내시경  검사의수검률은  2011년  31.5%에서 꾸준히  향상되어  2016년에는  46.5%까지 개선되었지만,  여전히 낮은 편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2004년부터  2010년까지 국가암검진 자료를 분석한 결과  대장암 발견율은  약 0.1%이며,    양성 예측률은 약 2.3-2.4%였다.   이를 시나리오로 계산해 보면, 1000명의 대장암 수검 대상자들  중360명이  분변잠혈검사를  받고,  이들 중 21명이 분변잠혈검사 양성  판정을 받게 되며,   약 10명 정도가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게 되며,   이들 중 대장암 환자는  1명 정도 발견되는  수치이다(그림 2).


그렇다면, 양질의 분변잠혈검사 권장 기준은 무엇일까?  대장암에 대한 미국 다학제 합의체의 권고 사항에서는 년 1회 분변잠혈검사를 정량법으로 권고하고 있으며,  임계치는 100 ug/g으로 권하고 있다.3 또한, 분변잠혈검사의 완수율은 60%,  분변잠혈검사 양성인 수검자들의 대장내시경 검사에 대한 완수율은80% 이상을 권고하고 있다.

2016년 국내 대장암 국가암검진 프로그램에서 분변잠혈검사의 완수율과 대장내시경 검사 완수율은 각각 35.7%와  46.5%이기때문에 기준에 많이 미치지 못하였다.  따라서 분변잠혈검사에  대한  홍보와 질 관리가 필요하다.   최근 국내에서 전국민을 대상으로 대장암 국가암검진 프로그램에 대장내시경 검사를 일차 검진 방법으로 도입하기를 원하는 분들이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대장내시경 검사의 일차  대장암 검진(일명 인구기반 대장내시경 검사)은  해결해야 하는 선행 요건이 여러가지가 있다.


첫째 인구기반 대장내시경 검사의 효율성에 대한연구가 거의 없다.   대장내시경 검사가 대장암의 발병률과 사망률을   현저하게  줄일 수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이는 병원 단위 또는 개별 환자  단위에  대한 연구들이지,  전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국가 단위 연구 결과는 아니다.   전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인구기반 대장내시경 선별검사의 참여율,  대장암 사망률/발생률 감소에  대한 연구는  아직 진행 중인 연구가  있을 뿐이다. 사실 전국민 대상의 인구기반 대장내시경 선별검사는 수검 대상자들의 참여율이 매우 중요하다.


스페인에서 분변잠혈검사와 대장내시경 검사를 비교하는 무작위 대조 연구를 진행하였는데,  대장내시경 검사는  분변잠혈검사에 비해 참여율이  현저하게 더 낮았고,  그 결과 대장암 발견율의 차이가없었다 (대장암 발견율은 각각 0.1%였으며,  P 값은0.99였다).4  실제로 검사를 받았던 사람들만  분석하면  대장내시경 검사 성적이 더 좋았지만,  국가암검진 사업에서 중요한 것은 수검 대상 전체에 대한 성적인데,  참여율의 차이 때문에  분변잠혈검사와 대장내시경 검사의 대장암 발견율이 차이가  없어져 버린것이다.


서양에서 시행한 국가암검진의 참여율에 대한 다른 조사에서도 대장내시경 검사의 참여율은 분변잠혈검사 참여율의 절반 밖에 되지 않았다.  그 동안 보고된 연구들을 정리해 보면,   분변잠혈검사의  참여율은  약 59-90%이며  대장암 사망률 감소 효과는  25-37%이고,  구불결장  내시경 검사의 참여율은 약32-65%이며 대장암 사망률 감소 효과는 43-59%이고,  대장내시경 검사의 참여율은 10-60%이고 사망률  감소 효과는 65-69%였다.   참여율과 사망률 감소효과를 곱하여 최종 효과를  분석해보면,  분변잠혈검사의 효과는 15-33%, 구불결장내시경 검사의 효과는 14-38%,  대장내시경 검사의 효과는  6.5-41.4%로  비슷하게 된다(그림 3).  따라서인구기반 대장내시경 검사가 효과가 매우 높을 것이라는 것은 지나친기대일 수 있다.


둘째 전국민 대상의 국가암검진 사업에서는 안전성 이슈가 매우 중요하지만, 인구기반 대장내시경 선별검사에 대한 안전성 자료는 거의 없다. 지금까지보고된 대장내시경 검사의 합병증에 대한 연구는 대개 병원 단위 연구들로 대상 환자수가 적었다. 대장암 합병증이 0.1% 정도로 매우 드물기 때문에 합병증이 5배 증가한다고 하더라도 대상환자수가 5000명은 되어야 합병증 차이를 입증할 수 있다.


대장내시경  합병증에 대한  대규모 연구들은 대부분 행정 자료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데,  행정자료는  대개 후향적 연구이며  자세한 환자 및 내시경 정보를  포함하고  있지  않아서  합병증이 누락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개인 환자 대상의  대장내시경 검사와 달리,   전국민  대상의  인구기반 대장내시경  검사는 대장내시경 검사자체에 의한 합병증 뿐만 아니라,   이어지는 치료 시술에 의한 합병증,  진정  및 대장정결  관련  합병증을  모두 포함해야 하며,  검사로 인한 정신-신체적 스트레스,  과잉 진단으로  인한 의료손실,   결근/결석에  의한  사회경제적 손실,  나이와  동반질환  문제 등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대장내시경 검사의 출혈과  천공의 비율은  1000명당 1건 정도로 알려져 있는데,  미국  전국에서 시행한 대장내시경  검사의 등록사업에서는  심각한 합병증이  1000건당 3.4건,  입원이  필요한 출혈은 1000건당 1.6건으로 더 높았다.


최근 북유럽을  중심으로  인구기반 대장내시경 검사에  대한 무작위 대조군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데,   이연구의 중간 결과 보고에서도 심각한 출혈이  1000건강 1.5명,  천공이 1000건단 1건,   폴립절제술  관련  출혈은 1000건당 140건 정도로  예상보다 더 높게 보고되었다.5  실제로 인구기반  대장내시경 선별검사에서는 다양한 수준의 의사가 모두 참여하게 되기 때문에  합병증이 기존 대장내시경 검사에  대한  합병증보다   더 높을 가능성이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 국가암검진  대장내시경 도중 발생하는 합병증이나 심지어  사망 조차도 모두 담당 의사

책임으로  간주되고 있으며, 이런  합병증을 어떻게 관리하고  책임 소재를  어떻게해야  할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논의가 이루지지  않았다는 문제가 있다.


셋째  대장내시경 검사는 검사하는 의사의 수준에따라 진단율이  다양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질관리가필요한 검사이다.  대장내시경은  진행성 샘종이나 심지어  암도 놓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     대장내시경 검사 후 권장되는  검진 주기  이내에  발견되는 대장암인  중간암이 전체 대장암의 4-8%로 알려져 있다.   건강보험공단의  빅데이터를  분석해 본  결과,  국내에서도 중간암이  2009년에서 2013년 사이 절대적인 수가 약 2배 정도 증가하였고,   전체 대장암 중 중간암이 차지하는 비율도 5.8%에서  10.9%로 2배 정도 증가하였다.   이는 서양과 비슷한 수치로 국내 내시경의사들은  내시경 검사를  잘하기 때문에 중간암이  더 적을 거라는 예상과는 반대되는 결과이다.


양질의 대장내시경 검사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대장내시경  질지표들이 제시되고 있다.   앞서 언급된 북유럽의  인구기반 대장내시경 검사에서  맹장  삽입률이 95%에  도달하지 못하는 비율이 17.1%였고, 샘종발견율이 25% 미만인  비율이 28.6%나  되어 양질의  대장내시경 검사가 제공되지 않고 있다고 보고되었다.


일반적으로 샘종발견율이 낮은 의사는 샘종발견율이  높은 의사에 비해 중간암 발생률이 10배 이상 차이가 난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에  양질의 대장내시경 검사를 시행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북유럽의  인구기반 대장내시경  검사 연구 결과는,  다양한 수준의 의사들이 모두 참여하게 되는 인구기반 대장내시경 검사의 질은 기대보다 더 낮을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중요한  결과이다.


이상을 정리하면,  현재 국내에서  시행하고 있는  분변잠혈검사에  대해 많은 개선이  필요하다.    현재 논의가 진행중인 인구기반 대장내시경 선별검사의  이득과 위해를 가늠하는 것이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을 수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국내 연구가 필요하다.   인구기반 대장내시경 검사의 효율만 따질 것이 아니라,  보다 효율적인 검사가 될 수 있는 안전성과  질 관리에 대한 합의가 전제되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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