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23 (월)

  • 맑음동두천 19.3℃
  • 맑음강릉 13.0℃
  • 구름많음서울 18.8℃
  • 맑음대전 18.3℃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15.9℃
  • 맑음광주 19.8℃
  • 맑음부산 18.4℃
  • 맑음고창 16.9℃
  • 맑음제주 15.9℃
  • 구름많음강화 15.8℃
  • 맑음보은 18.6℃
  • 맑음금산 18.7℃
  • 맑음강진군 20.4℃
  • 맑음경주시 15.7℃
  • 맑음거제 16.9℃
기상청 제공

파킨슨병 진행 늦출 수 있는 길 찾았다

지방 성분 세라마이드 축적이 단백질 응집·신경세포 손상 유도하는 핵심 원인임을 확인
동물·환자 유래 모델서 운동 기능 개선 및 신경세포 보호 효과 입증
광주과학기술원(GIST·지스트) 의생명공학과 오창명 교수 연구팀

광주과학기술원(GIST·지스트, 총장 임기철)은 의생명공학과 오창명 교수 연구팀이 뇌 세포 속 특정 지방 성분 세라마이드의 생성을 억제해 파킨슨병의 진행을 완화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 전략 가능성을 제시했고 23일 밝혔다.

 

전 세계 약 1,000만 명이 앓고 있는 파킨슨병은 손발 떨림, 보행 장애 등 운동 기능을 서서히 잃게 만드는 신경퇴행성 질환이다.

 

 현재는 증상을 완화하는 치료가 주를 이루며, 병의 근본 원인을 막는 치료제는 아직 없다. 특히 신경세포가 수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손상되기 때문에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이미 상당한 손상이 진행된 경우가 많다.

▲(왼쪽부터) 오 창명 교수, 이 은경 박사

 

 연구팀은 뇌 세포 안에서 지방처럼 작용하며 세포 구조와 신호 전달을 조절하는 물질인 ‘세라마이드(ceramide)*’에 주목했다.

 

세라마이드는 노화나 신경퇴행성 질환에서 비정상적으로 축적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특히 파킨슨병에서는 신경세포를 손상시키는 ‘알파-시뉴클레인*’ 단백질의 응집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실제로 연구팀이 루이소체 치매(LBD) 환자 6명의 뇌 조직과 정상 뇌 조직(6건)을 비교 분석한 결과, 환자 뇌에서 19종의 세라마이드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유전자 분석에서는 도파민 신경세포에서 세라마이드를 생성하는 효소와 관련된 유전자(CERS5, CERS6 등)의 활동이 증가한 사실도 확인됐다.

 

* 세라마이드(ceramide): 세포막을 구성하는 지질 성분으로, 세포 사멸·자가포식·염증 등 다양한 신호 전달에 관여한다. 노화 및 신경퇴행성 질환에서 비정상적으로 축적되며 미토콘드리아 기능 이상과 단백질 응집을 악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알파-시뉴클레인(α-synuclein): 정상적으로 시냅스 전달에 관여하는 단백질이나, 파킨슨병에서는 비정상적으로 응집해 루이소체를 형성하고 도파민 신경세포를 손상시킨다.

 

 연구팀은 이어 파킨슨병 동물모델과 환자 유래 세포를 이용해 세라마이드 생성 억제 효과를 검증했다.

 

 알파-시뉴클레인 단백질이 비정상적으로 뭉치도록 만든 실험 쥐에 세라마이드 생성을 억제하는 물질 ‘마이리오신(myriocin)’을 5~7개월 동안 투여한 결과, ▴단백질 응집이 감소하고 ▴운동 능력과 기억력이 개선되며 ▴도파민 신경세포 손상도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 약물(마이리오신)은 염증 관련 유전자의 발현을 낮추고, 운동·기억·집중력을 조절하는 도파민 신경세포의 신호 전달 기능이 정상 수준에 가까워지는 효과도 보였다.

 

 세포 내 손상된 미토콘드리아를 제거하는 과정(미토파지·mitophagy)은 활성화되고, 신경 염증과 세포 사멸은 감소하는 변화도 함께 확인됐다. 이는 손상된 미토콘드리아를 제거하는 미토파지가 활성화되면서 나타난 효과로, 해당 과정이 파킨슨병 병리 개선의 핵심 기전으로 작용함을 시사한다.

 

* 마이리오신(myriocin): 곰팡이에서 얻은 약물로, 세라마이드를 만드는 첫 단계를 막아 세포 안 단백질 뭉침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사람에게 사용할 때는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연구팀은 환자 유래 줄기세포로 만든 ‘중뇌 오가노이드*(미니 뇌 조직)’와 실제 환자 유래 신경세포에서도 동일한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결과, 마이리오신을 투여하자 알파-시뉴클레인 단백질이 덜 뭉치고 도파민 신경세포가 더 오래 살아남는 효과가 일관되게 나타났다.

 

 반대로 세라마이드를 외부에서 추가하면 단백질 응집과 신경세포 손상이 다시 증가해, 세라마이드 축적이 파킨슨병의 핵심 병리(단백질 응집과 신경세포 손상)에 직접적으로 관여한다는 점이 입증됐다.

 

* 중뇌 오가노이드(midbrain organoid): 환자에서 얻은 줄기세포를 작은 3차원 인공 뇌 조직으로 만든 것. 실제 환자 뇌와 비슷하게 만들어 병의 진행과 약물 효과를 실험실에서 미리 확인할 수 있다.

 

 오창명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단순히 증상을 완화하는 것이 아니라, 단백질 응집과 신경세포 사멸로 이어지는 질병의 근본 경로를 차단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향후 임상 적용을 위한 보다 안전한 합성 억제제 개발과 장기 독성 검증을 위해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GIST 의생명공학과 오창명 교수가 지도하고 이은경 박사 등이 수행한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보건복지부·한국보건산업진흥원 국가보건의료기술연구개발사업, 과학기술정보통신부·국가과학기술연구회 융합연구단 사업, 교육부·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기초과학 연구역량 강화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연구 결과는 네이처(Nature) 계열 국제학술지《npj Parkinson's Disease》에 2026년 1월 21일 온라인으로 게재됐다.

 

▲마이리오신으로 파킨슨병 마우스의 병리와 행동 회복 효과

.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