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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종 교수의 남성의학

남성 갱년기

 

중소기업 사장인 남성남(가명 53세)는 몇 달 전부터 자신의 몸에 전에 없었던 증상들이 나타나는 것을 느끼고 있다. 심리적으로 불안하기도 하고, 우울하여 매사에 의욕을 가질 수가 없다. 밥맛도 떨어지고 체력 또한 이전만 못해 앞으로 어떻게 회사를 끌어나갈지 걱정이 되기도 했다. 가끔은 얼굴이 화끈거리고 조금만 무리를 해도 땀이 비오듯이 흐른다. 그 뿐 아니라 밤이면 잠이 오지 않아 밤새 뒤척이기도 한다.

 

이상한 낌새를 느낀 아내가 '무슨 일이 있느냐'고 조심스럽게 물어 온다. 생전 아프다는 소리 한번 하지 않고 매일같이 운동을 하며 건강을 챙기던 사람이 이전에 볼 수 없었던, 풀이 죽어 있는 모습을 하고 있으니 걱정이 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아내가 걱정하는 모습을 보다 못해 자신에게 나타난 증상을 이야기하면서 "요즘 같아선 도무지 살맛이 나지 않는다"는 말을 덧붙이기도 했다.

 

조용히 이야기를 듣던 아내는 머리를 갸웃거리며 "거참 이상하네요. 당신 지금 이야기하는 것들이 여자들 갱년기 때 나타나는 증상들과 똑 같아요"하는 것이다. 이러한 아내의 말을 들은 남성남씨는 버럭 화를 냈다. "대체 뭔 소리를 하는거야? 왜 여자들에게나 있는 갱년기가 나에게 왔다는거야.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 원."

 

"남성에게도 갱년기는 있다"


그러나 남성남씨가 아내에게 화를 내며 한 말은 사실을 모르고 한 말이다. 남성에게도 분명 갱년기는 있다.


다만 여성의 갱년기처럼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서서히 조금씩 다가오기 때문에 많은 남성들이 자신이 갱년기를 겪고 있다는 사실을 잘 모르고 지나갈 뿐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여성은 50세 전후로 폐경을 맞이하면서 더 이상 아기를 낳을 수 있는 생식 기능이 없어지고, 여성 호르몬도 급격하게 줄어든다. 이에 비해 남성들은 20대 후반부터 남성 호르몬(테스토스테론)이 서서히 감소하기 시작한다. 해마다 총 남성 호르몬의 0.8%가 줄어들어 75세에는 30세 때의 60% 정도가 줄어든다. 또 활성형인 유리형 테스토스테론은 총 테스토스테론보다 일찍부터 줄기 시작해 매년 1.4% 정도 감소하며, 75세에는 30세 때의 40%밖에 되지 않는다.

 

이처럼 나이가 들면서 남성 호르몬이 감소되어 정상치 이하로 떨어지거나 정상이더라도 정상치 범주의 맨 아래쪽 기준치에 가까워져 여러 가지 갱년기 증상들이 나타나는 것을 '남성 갱년기' 혹은 '남성 폐경기'라고 하는 것이다.

 

"남성과 여성 갱년기의 다른 점"


남성 갱년기에 나타나는 증상들은 여성 갱년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 보통 성욕과 발기력이 감소해 성기능 장애가 나타나고 정서적으로 불안하거나 우울 증상이 많이 나타난다. 이전에 비해 쉽게 피로해지고, 무기력해진다. 머리털을 비롯한 체모가 감소하고, 피부도 푸석푸석하고 거칠어질 수 있다. 근육의 양이 줄거나 강도가 약해지고 골밀도가 감소해 골다공증이 생기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갱년기 증상이 모든 남성에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남성은 남성 호르몬이 서서히 감소하기 때문에 뚜렷이 느끼지 못하고 지나간다. 남성에 따라 약하게 느끼는가 하면 혹독하게 증상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그만큼 개인차가 큰 것이 남성 갱년기 증상이다.

 

다만 여성의 갱년기와 다른 점은 여성의 경우 폐경과 함께 생식 기능이 완전히 사라지지만 남성은 비록 남성 호르몬이 줄어들더라도 생식기능을 완전하게 상실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갱년기와 함께 오는 성 기능장애"


남성 호르몬이 줄어들면서 오는 증상들은 다양하다. 그 중에서도 남성들을 의기소침하게 만드는 것이 성 관련 증상들이다. 갱년기가 오기 전에는 몇 달에 한 번씩이라도 의무방어전을 치룰 수 있었는데 갱년기에 접어든 이후에는 성적 욕구도 일어나지 않고 애써 성행위를 하려 해도 발기가 되지 않는다. 이쯤되면 남성들은 남성으로서의 자신의 삶이 끝났다고 생각하며 의기소침해지게 된다.

 

그런데 문제가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다. 갱년기가 되면 단순히 남성 호르몬이 감소해 성 기능장애를 일으킬 뿐만 아니라 노화와 관련된 여러 가지 문제들이 생기면서 성기능을 약화시킨다. 당뇨병, 동맥경화, 고혈압처럼 중년 이후의 남성들에게 많이 발생하는 만성질환 역시 성 기능장애를 일으키는 데 많은 영향을 미친다.

 

일반적으로 갱년기 남성들이 가장 많이 호소하는 성 기능장애는 발기부전과 조루 증세이다. 이 두 가지 증세가 한꺼번에 나타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또 발기부전을 겪고 있는 남성들 중 상당수가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우울증 등을 함께 앓고 있어 갱년기뿐만 아니라 이러한 만성질환들이 성 기능장애와 얼마나 밀접한 관련이 있는지를 보여준다.


"남성 갱년기는 어떻게 알 수 있나"


남성 갱년기는 정신적, 육체적, 성적 증상들이 광범위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어떤 검사법도 정확하게 갱년기를 진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또 갱년기 증상이 갱년기 때만 나타나는 특수한 것이 아니라 갱년기가 아닐 때도 산발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것들이어서 진단이 더욱 어렵다. 따라서 보통 남성들이 호소하는 증상들과 남성 호르몬 수치를 기준으로 갱년기 여부를 진단하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다.

 

그 첫 번째가 갱년기 증상 체크이다. 이 갱년기 증상을 체크하는 데는 남성갱년기학회에서 사용하는 ‘자가 문진표’와 같은 여러 종류의 설문지가 사용된다.

 

그리고 두 번째가 남성 호르몬을 검사하는 것이다. 남성 갱년기의 주원인은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감소이다. 따라서 남성 갱년기를 진단하려면 혈액검사를 통해 총 테스토스테론의 양과 유리형 테스토스테론의 양을 검사해야 한다. 특히 총 테스토스테론을 검사할 때 유의할 점은 일반적으로 남성 호르몬이 오전 6~9시 사이에 가장 왕성하게 분비되는 만큼 이 때 혈액을 채취해 검사를 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이 총 테스토스테론과 함께 검사해야 하는 것이 유리형 테스토스테론인데 이는 이 호르몬이 좀 더 일찍부터 줄어들기 때문에 총 테스토스테론 수치만으로 감지하지 못하는 갱년기 신호를 잡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 검사 이외에도 난포자극 호르몬이나 황체형성 호르몬, 프로락틴, 성 호르몬 결합 글로블린 등을 검사할 수 있다. 이런 검사들은 남성 호르몬 감소 원인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된다.

 

"남성 갱년기를 극복하는 방법"


평균수명이 짧았던 시절에는 나이가 들어 성욕이 줄어드는 것을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 들이곤 했다. 그러나 평균수명이 80~90세로 길어진 요즘과 같은 때에는 상황이 크게 다르다.


이제 갱년기 이후에도 성은 여전히 삶에 활력과 즐거움을 주는 중요한 원동력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갱년기로 힘들어 하는 남성 성 기능장애는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할 대상으로 부각되고 있으며, 다행히 갱년기로 인한 이러한 성 기능장애를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다.

 

남성 호르몬을 보충하는 방법이 바로 그것이다. 남성 갱년기는 남성 호르몬이 감소하면서 시작되는 것이므로 이로 인한 성기능을 회복하려면 남성 호르몬을 보충해 주어야만 한다. 이러한 남성 호르몬 보충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첫 번째가 테스토스테론 제제를 복용하는 것이다. 테스토스테론 제제 복용은 남성 호르몬을 보충하는 가장 간편한 방법이기도 하다. 하지만 테스토스테론 제제를 복용하면 간에서 대부분 대사되어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에 많은 양을 복용해야 하고, 이렇게 많은 복용하게 되면 간에 무리를 줄 수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최근 대사 경로를 변경해 간에 독성이 남지 않도록 하는 약들이 개발되어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독성 문제는 해결되었다고 해도 개인에 따라 약들의 흡수율이 다르기 때문에 적절한 혈중 농도를 알기 위해 남성 호르몬 수치를 측정해 봐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있다. 또 한번 복용을 했을 때 효과가 6~8시간밖에 지속되지 않아 하루 3회 이상 약을 복용해야 하는 것도 불편한 점이 있다.

 

두 번째는 테스토스테론을 피부에 붙이는 것이다. 이는 최근 사용되기 시작한 것으로 음낭에 부착하는 것과 일반 피부에 부착하는 것 두 가지 형태가 있다. 매일 한번씩 바꿔서 붙이면 적절한 혈중 남성 호르몬 농도를 유지할 수 있고 언제든지 쉽게 떼어낼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하지만 피부나 음낭에 부착하는 것이어서 외부에 노출될 염려가 있다는 이유로 사용빈도가 줄어들고 있다.

 

세 번째로는 테스토스테론을 근육에 주사는 방법이 있다. 근육주사용 남성 호르몬 제제는 효과가 2~3주 지속되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주사하고 처음 며칠 동안은 혈중 테스토스테론 농도가 정상 상한선보다 높게 유지되어 적혈구가 증가하는 것과 같은 부작용이 생길 수 있고, 다음번 주사를 맞기 직전에는 혈중 농도가 정상보다 낮아진다는 단점이 있다. 최근에는 비교적 혈중 테스토스테론 농도도 적당하고 효과가 3~4주 지속되는 새로운 약이 개발되어 사용되고 있다.

 

네 번째는 피부 속에 남성 호르몬 약을 묻어 두는 것이다. 피부를 조금 절개하여 그 속에 남성 호르몬을 묻어 두는 이 방법은 약 6개월간 효과가 지속되고, 가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피부에 작은 수술 자국이 남고 감염의 우려가 있으며, 효과가 떨어지면 다시 제거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마지막으로 겔 형태의 테스토스테론을 바르는 방법이 있다. 피부에 연고를 바르듯 겔 형태의 바르는 테스토스테론도 시판되고 있다. 바른지 2시간이 지나면 혈청 테스토스테론치가 기존 수치의 2~3배, 24시간 이후에는 4~5배로 증가한다. 치료를 중단했을 때 다시 원래의 수치로 돌아가는 데는 약4일이 걸린다. 사용방법이 간단하고 비교적 효과가 오래 지속돼 관심을 받고 있다.

 

그런데 이들 방법에는 문제가 있다. 우선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 증가, 적혈구 증가, 수면 중 무호흡증, 전립선 질환 악화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남성 호르몬은 전립선을 비대하게 만들거나 전립선암의 크기를 증가시키기 때문에 전립선암이나 심한 하부요로 폐색 증상이 있는 전립선비대증 환자는 남성 호르몬 보충 요법을 사용하면 절대 안 된다. 적혈구 증가증이나 수면 무호흡증을 앓고 있는 환자 역시 금기 대상이다.

 

따라서 남성 호르몬 보충 치료를 받는 경우 반드시 PSC(전립선특이항체) 수치를 검사하여 정상치를 유지하는 경우에 치료를 받도록 하되 보충치료를 받는 동안 계속해서 검사를 받아 PSC 수치가 정상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지를 체크해야 한다.

 

Androgen Deficiency in Aging Males

(ADAM) Questionnarie(아담설문지)

 

아래의 문항 중 1번, 혹은 7번 문항이 ‘예’인 경우나, 나머지 문항 중 세가지 이상에서 ‘예’인 경우 남성 갱년기를 의심할 수 있습니다.

 

1. 성욕감퇴가 있습니까? 예( ) 아니오( )

2. 기력이 없습니까? 예( ) 아니오( )

3. 체력이나 지구력에 감퇴가 있습니까? 예( ) 아니오( )

4. 키가 줄었습니까? 예( ) 아니오( )

5. 삶의 즐거움이 줄었다고 느낀 적이 있습니까? 예( ) 아니오( )

6. 울적하거나 괜히 짜증이 나십니까? 예( ) 아니오( )

7. 발기가 예전보다 덜 강합니까? 예( ) 아니오( )

8. 운동능력이 최근에 떨어진 것을 느낀 적이 있습니까? 예( ) 아니오( )

9. 저녁식사 후 바로 잠에 빠져 드십니까? 예( ) 아니오( )

10. 일의 수행능력이 최근에 떨어졌습니까> 예( ) 아니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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