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세의 남자가 비뇨기과 외래를 방문하였다. 멋적은 듯 쭈삣 거리면서 음경이 아프다고 하기에 신체 검진을 위해 바지를 벗어보라 했는데 음경이 심하게 부어올라 있었고 만곡을 동반하여 구불부불하게 보이며 곳곳이 거뭇거뭇 멍든 것 처럼 보였다.
환자에게 어찌된 영문인지 물었더니 성행위 도중 뚝하는 소리가 났었고 그 이후부터 통증과 함께 위와 같은 증상이 발생했다고 하였다.
일반적으로 음경은 평상시에는 그 위치와 유연성으로 인해서 외상에 비교적 안정하게 보호된다. 발기 조직 자체도 말랑말랑한 스펀지 같은 그물망의 혈관 조직인 해면체로 되어 있기 때문에 왠만한 외상으로는 손상이 생기지 않는다. 하지만 발기 시에는 음경해면체를 둘러싼 백막조직이 탄력성이 떨어지게 되고 그 두께 또한 평상 시에는 2 mm이나 발기가 되면 0.25 mm에서 0.5 mm정도로 얇아지므로 갑작스런 외상 시 비교적 쉽게 손상을 받게 된다.
이러한 발생기전으로 인해 생기는 것이 음경의 골절이다. 일반적으로 골절이라 함은 뼈로 이루어진 조직에서 일어나므로 음경 골절이라는 표현은 의학적으로 맞지 않는 부분이 있고 정확히 말하자면 음경 백막의 손상, 파열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하지만 위 환자 처럼 증상이 생길 때 뼈가 골절 될 때 처럼 뚝하는 소리가 나고 딱딱하게 발기된 조직이 부러지면서 생기는 손상이므로 골절이란 표현이 무난하게 의학적으로도 통용 되고 있다.
음경골절의 원인 으로는 성행위시 생기는 경우가 가장 흔하고 대개의 경우 성관계 도중 음경이 회음부나 치골부위에 부딪히면서 일어나게 된다. 급작스런 체위의 변화나 음경에 과도한 무리가 갈 수 있는 체위로 인한 경우도 꽤 있으리라 생각된다. 성교 이외의 원인으로는 자위행위와 같은 성적 활동이 있으며 그 외에도 성적인 활동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손상에 의한 경우가 있겠으나 거의 모든 경우 성교 및 자위 행위로 인해 일어난다고 보면 된다.
백막 손상의 부위는 음경체의 어느 부위에도 발생 가능하며 일반적으로 일측성이 많으나 외상의 기전이나 정도에 따라 양측성 파열도 가능하다. 음경축의 방향으로 외부의 압력이 작용해서 생기기 때문에 횡방향의 골절이 많이 생기며 손상이 심하면 소변이 배출되는 요도에도 손상이 올수가 있다. 요도 손상은 3%에서 많게는 40% 정도까지 동반된다고 하며 격렬한 성행위에 의한 음경골절 시 비교적 높게 나타난다고 되어있으나 실제로 요도가 손상되어 소변을 보지 못하게 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환자에게 상태를 설명하고 응급으로 백막의 손상 부위를 봉합하는 수술을 계획 하였다. 과거에는 찜질을 하거나 항생제 및 진통제를 복용하면서 지켜보는 경우도 있었으나 이런 경우 10-30%의 환자에서 발기부전이 발생하거나 음경굴곡이 지속되는 등의 합병증이 생기기 때문에 발견 즉시 수술을 시행하는 것이 가장 좋다.
음경은 소변이 배출되는 요도와 발기에 관련된 해면체가 있는 장기로 남성성의 상징이며 배뇨와 생식에 직접적으로 관여 하기 때문에 비뇨기과 적으로는 가장 중요한 장기 중에 하나이다. 하지만 실제로 음경에 골절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비뇨기계에 정통한 몇몇 분야에 관련된 전문가가 아니면 일반인 뿐 아니라 의료인을 통 털어서도 얼마 되지 않을 것이다.
음경의 골절은 통증을 유발하고 외관적으로 종창 및 굴곡을 동반하기 때문에 심한 경우 당연히 비뇨기과 를 찾게 되지만 경미한 손상의 경우 병원을 찾지 않고 관망하다가 치료시기를 놓쳐서 발기 부전이나 음경만곡증 등의 합병증에 이환 되는 경우를 간간히 맞닥드리게 된다. 아마도 음경에 골절이 일어 날수 있다는 사실만 알았어도 조기에 수술 받아 발기력이나 외관상의 손실없이 치유 될 수 있었을 것이다.
음경이 발기시에 무리한 압력을 받으면 부러질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면 아무래도 성행위시에 위축되지 않을까 싶지만 실제 적절한 체위를 유지 하면서 주의를 기울이면 성관계시 골절이 일어날 확률은 극히 드물다.
실제로 손상이 일어난 것으로 의심이 되는 상황이 생기면 재빨리 병원을 찾으면 문제 없이 해결될 확률이 높다. 음경골절은 정상적으로 성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는 문제로, 알고 있다면 방지가 충분히 가능하고 발생시 조기 치료가 가능한 손상이므로 비뇨기과 전문의로써 되도록 많은 사람들이 상식적인 차원에서 알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짝짓기의 시간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은 유일한 영장류인 인간에게 성생활은 일상 생활의 가장 중요한 일부이다. 성생활을 건강하게 즐기기 위해서는 적당히 성을 즐길 줄 아는 절제와 성관계로 인해서 생길수 있는 여러가지 문제점들도 인지하고 대처 할 수 있는 현명함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