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암은 아직 국내에서 낯선 암이지만 실제로 적지 않게 발생한다.
서구에서는 피부암이 발병률 1위여서 고령화로 인해 국내에서도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권순효 강동경희대병원 피부과 교수의 도움을 받아 피부암을 알아본다.
◇피부암, 5년 새 40% 증가
고령화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피부암이 두 배 이상 늘고 있고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통계에 따르면 피부암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7년 2만983명에서 2021년 2만9,459명으로 5년 새 40%나 늘었다. 햇볕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어지는 만큼 자외선이 누적돼 피부암 발생도 느는 것이다.
▲ 권 순효 교수
◇양성ㆍ악성 종양 정확히 인지해야
피부에는 양성과 악성 종양이 발생하는데 이를 구분할 줄 알면 피부암을 조기 발견하고 완치하는데 크게 도움이 된다.
악성 종양에는 기저세포암과 편평세포암, 악성 흑색종, 카포시육종, 파젯병, 균상식육종 등이 있지만 앞의 세 가지 암이 가장 많다. 전체 피부암 중 기저세포암과 편평세포암(보웬병 포함)이 85%, 악성흑색종이 10%를 차지한다. 악성 흑색종은 피부암 중에서 전이율이 높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사망률이 높다.
반면 기저세포암이나 편평세포암은 전이율이 낮아 생존율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따르면 2015~2019년 피부암의 5년 상대생존율은 악성 흑색종 63.9%, 기저세포암 103.3%, 편평세포암 89.3%였다.
◇악성 흑색종 손·발가락이나 발바닥·얼굴 등에 잘 발생
기저세포암은 주로 얼굴, 특히 얼굴에서도 코나 뺨 등에 많은 것이 특징이다. 문제는 기저세포암이라고 꼭 얼굴에만 생기는 것이 아니다. 100명 중 20~30명은 자외선에 노출되는 얼굴 외의 다른 부위에 생긴다. 머리카락이 난 두피에 발생할 수도 있다. 주로 고령자에게 발생하지만 때론 50대에서도 나타난다.
편평세포암은 얼굴과 손등, 팔, 아랫입술, 귓바퀴 등에 잘 생긴다. 모양은 결절판, 사마귀, 궤양 등 여러 가지 형태를 띨 수 있다. 반면 흑색종은 손ㆍ발가락이나 발바닥·얼굴·등·정강이 등에 잘 침범한다. 특히 손톱 아래에 생기면 손톱에 세로로 까만 줄이 나타난다. 흑색종은 30~40대에 많다.
◇재발 방지 위해 완전 절제와 피부 재건도 중요
피부암은 조직 검사로 확진한다. 병리과에서 1차적으로 조직을 확인하지만, 피부과 의사가 추가적으로 조직을 확인해 피부암의 조직학적 아형(亞形)과 침범 깊이 등을 추가적으로 진단한다.
치료는 1차적으로 수술로 암 조직을 제거하는 것이다. 이때 두 가지를 충족시켜야 한다. 첫째, 암이 재발하지 않도록 완전 절제하는 것이다. 두 번째, 미용·기능적으로 완벽히 피부를 재건하는 것이다.
수술 외에는 전기로 태우는 소작술(燒灼術)이나 소파술(搔爬術), 냉동 치료, 방사선 치료, 이미퀴모드 연고 등이 있다. 1차적으로 수술이 어려울 때 시행하지만 암세포가 완전히 제거되지 않는다는 한계가 있다. 다만 악성 흑색종은 수술 외에 방사선 치료와 항암화학요법 등이 동원된다. 초기라면 제거만 해도 무방하지만 종양 두께가 1㎜ 이상 되면 전이 가능성을 고려해 주위 림프절을 함께 떼어내거나 항암제를 쓰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