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뇌암으로 꼽히는 ‘교모세포종’ 부위에 타인의 면역세포를 주입하는 방식으로 치료하는 방법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제시됐다.
이를 통해 수술과 항암‧방사선 치료 등의 표준치료를 모두 받아도 예후가 좋지 않은 교모세포종에 대한 높은 치료반응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연구진은 기대했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신경외과 안스데반 신경외과 교수·최혜연 미생물학교실 연구강사 연구팀은 건강한 사람에게서 추출한 사람 동종 ‘감마델타 T세포’를 생쥐의 교모세포종 부위에 직접 주입한 결과, 종양 크기가 줄고 생존이 연장되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최근 밝혔다.
▲ 안스데반 교수
교모세포종은 가장 흔한 악성 뇌종양인 신경교종 중 대표적인 유형이다. 이 암은 수술과 항암 ‧방사선 등의 표준치료를 모두 받더라도 평균 생존기간이 2년이 채 안 될 정도로 예후가 좋지 않은 뇌암이다.
최근에는 이런 교모세포종에 대한 새로운 치료 전략으로 면역 항암세포치료법이 제시되고 있다.
사람 동종 세포는 환자 자신이 아닌 타인으로부터 받은 세포를 말한다. 감마델타 T세포는 전체 T세포의 5% 정도만 차지하지만, 다양한 방식으로 종양 억제 효과를 내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이 세포는 또 다른 T세포인 ‘알파베타 T세포’와 달리 면역거부반응이 적기 때문에 환자 자신이 아닌 공여자의 세포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연구팀은 교모세포종 치료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수용체-리간드 결합 중 가장 중요한 역할을 확인하는 동물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교모세포종 세포마다 다양한 리간드가 발현되는데 이 중 감마델타 T세포는 특정 리간드(DNAM-1)와 잘 결합한다는 사실을 새롭게 확인했다.
리간드는 신호 전달을 목적으로 세포에 들어가는 단백질(수용체)과 결합하는 분자를 말한다. 이 리간드를 항암제에 붙이면 더 정밀하게 암을 공격할 수 있다.
안스데반 교수는 "감마델타 T세포가 DNAM-1 리간드와 잘 결합하는 특성을 이용해 항암제를 개발한다면 교모세포종 환자에게 높은 치료반응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종양치료 및 면역학 분야 국제학술지 ‘종양면역학’(OncoImmunology) 최근호에 발표됐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달 3~5일 개최된 대한면역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최우수 포스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