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학교(총장 유지범) 연구진이 뇌종양이 뇌 속 뉴런의 과도한 흥분 상태(과활성화)를 유도하는 데, 뇌 면역에 관여하는 소교세포(microglia) 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새롭게 밝혀냈다. 특히 이 현상이 뇌종양에 특이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며, 소교세포 수용체의 변화가 핵심 원인임을 규명해, 뇌종양 치료에 새로운 실마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뇌종양세포가 주변 뉴런을 직접 자극해 과활성화를 유도하고, 이로 인해 종양의 성장과 확산이 가속화되는 악순환 메커니즘이 존재한다는 것은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뉴런의 과활성화 현상이 다른 암과 구별되는 뇌종양 특이적 특징인지, 또 어떤 세포가 이 과정에 관여하는지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왼쪽부터) 성균관대 서민아 교수, 박천권 교수, 았다.
예재승ㆍ이나경 박사과정생
연구진은 이에 착안해, 소교세포의 수용체 ‘P2RY12’에 주목했다. 이 수용체는 뉴런의 흥분 상태를 조절하며, 정상적인 뇌에서는 과도한 뉴런 활성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뇌종양 모델과 뇌 전이암 모델을 비교해 이 수용체의 변화를 추적했다.
그 결과, 뇌종양에서는 소교세포의 P2RY12 발현이 크게 감소했고, 이로 인해 뉴런이 비정상적으로 과활성화되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반면, 다른 암이 뇌로 전이된 경우에는 P2RY12 수용체가 유지되어 뉴런의 과활성화가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P2RY12의 소실이 뇌종양에서만 나타나는 특이 현상이며, 이를 통해 뇌종양이 주변 미세환경까지 변화시킨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연구진은 P2RY12 수용체의 기능을 인위적으로 차단했을 때, 전이암 모델의 뇌에서는 뉴런 활성이 증가했지만, 뇌종양 주변 미세환경에서는 이미 수용체가 사라져 있어 추가적인 변화가 없다는 점도 확인했다. 이 결과는 P2RY12 수용체의 상실이 뇌종양 미세환경에서 뉴런 과활성화의 중요 요인임을 입증한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뇌종양이 단순히 암세포 증식만이 아니라, 뇌 내 미세환경까지 교란시켜 뉴런 활성을 비정상적으로 변화시키는 질환임을 보여준다”며, “소교세포를 표적으로 한 새로운 치료법 개발에 기초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성균관대학교 글로벌바이오메디컬공학과 서민아·박천권 교수(공동 교신저자) 연구팀과 박사과정 연구원 예재승·이나경(공동 제1저자)이 참여했으며, 기초과학연구원(IBS) 뇌과학이미징연구단, BK21,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다. 연구 성과는 임상신경학 및 종양학 분야의 권위 있는 국제학술지 Neuro-Oncology에 7월 30일자로 게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