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반조기박리라는 초응급 상황에서 급성 간부전까지 겪은 35세 산모가 아이를 출산하고 간이식 수술도 성공적으로 받아 건강을 찾았다. 산모가 건강하게 아이를 만나기까지 세 번의 기적이 있었다. 첫 번째 기적은 응급상황에 빠진 고위험산모를 국내에서 가장 잘 대처할 수 있는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전종관 교수를 만난 것. 두 번째 기적은 체계적이고 즉각적 연계가 가능한 이화의료원에서 치료를 받은 것. 세 번째 기적은 간이식 공여자가 나타나 이대서울병원에서 간이식 수술을 바로 받은 것이다. ▲(왼쪽부터) 조유경 이대서울병원 장기이식코디네이터, 산모와 남편·아기, 홍근 이대서울병원 장기이식센터장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거주 중인 산모 신 씨는 평소 내원하던 산부인과에서 유도 분만을 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임신 39주차였던 지난 7월 중순 집에서 갑작스러운 출혈이 있어 산부인과를 찾았고, 평소 임신성 고혈압이 있었던 신 씨의 상황이 심각하다고 판단한 의료진은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전종관 교수에게 전원을 의뢰했다. 태아가 분만되지 않은 상태에서 태반이 먼저 분리되는 태반조기박리 증상 때문에 대량출혈이 발생했고 이대목동병원으로 이송된 신 씨는 즉시 응급 제왕절개 수술 시행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약리학교실 김지윤 교수가 비만 치료의 핵심 단서로 주목받고 있는 GDF15(Growth Differentiation Factor 15) 호르몬이 단순히 에너지 소비를 활성화 시키는데 그치지 않고, 교감신경의 성장과 발달 자체를 촉진해 에너지 소비량을 높인다는 새로운 기전을 규명했다. 김지윤 교수와 순천향대학교 의생명연구원 이명식 석좌교수가 교신저자로 연구를 이끌었고, 김진영 연구교수(제1저자)가 참여한 이번 연구는 생명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Experimental and Molecular Medicine](IF 12.9, 네이처 자매지) 2025년판에 게재되었으며, ▲(왼쪽부터) 김지윤 교수, 이명식 석좌교수, 김진영 연구교수 논문 제목은 ‘‘GDF15 regulates development and growth of sympathetic neurons to enhance energy expenditure and thermogenesis’이다. 그동안 GDF15는 식욕을 억제하고 교감신경을 자극해 에너지 소비를 늘리는 호르몬으로 알려져 왔다. 쉽게 말해, 몸의 에너지 소비 시스템에서 GDF15는 ‘액셀러레이터(가속 페달)’ 역할을 하는
폐암은 국내 암 사망률 1위를 차지하는 치명적인 암이다. 초기에는 자각 증상이 거의 없어 ‘침묵의 암’으로 불린다. 또한 병이 진행된 뒤 나타나는 기침, 가래, 객혈, 호흡곤란 등의 증상은 다른 호흡기 질환과 유사해 단순히 증상만으로 폐암을 구별하기는 쉽지 않다. 때문에 증상이 없더라도 저선량 흉부 CT를 이용한 정기 검진이 폐암 조기 발견과 치료의 핵심이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최천웅 교수와 함께 폐암의 원인, 예방법 등 폐암에 대한 핵심 정보를 자세히 알아본다. 통증세포 없는 장기 ‘폐’, 조기 발견 어려워 폐는 통증을 느끼는 신경이 없어 폐암이 생겨도 통증을 느끼기 어렵다. 기침이나 객혈, 호흡곤란 등의 폐암 증상도 폐의 중심부에 암이 생기거나 병이 상당히 진행된 이후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증상을 느끼고 병원을 찾을 때는 이미 3기나 4기 진단을 받는 사례도 적지 않다. 흡연을 오래했거나 가족 중 폐암 환자가 있는 경우등 폐암 ▲최 천웅 교수 진료 사진 발생 위험이 높은 사람이라면 저선량 흉부 CT를 이용한 조기 검진이 필요하다. 저선량 CT로 방사선 노출 적게, 미세한 폐결절까지 조기 발견 저선량 흉부 CT는 폐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DGIST(총장 이건우) 로봇및기계전자공학과 유재석 교수‧뇌과학과 현정호 교수 연구팀(주저자: 성효진‧정진환 박사과정생)이 초음파로 혈관을 관찰하는 기술을 한 단계 발전시켰다. 연구팀은 초음파 기반 초해상 영상 기술인 ‘초음파 국소화 현미경(ULM, Ultrasound Localization Microscopy)’ 의 효율성을 크게 높인 ‘ULM-Lite’를 개발해, 적은 데이터로도 미세혈관을 선명하게 볼 수 있는 길을 열었다. 병원에서 흔히 사용하는 초음파는 인체 내부 장기의 형태나 움직임을 관찰하는 데 유용하다. 하지만 머리카락보다 얇은 미세혈관을 구분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개발된 기술이 ‘ULM(초음파 국소화 현미경)’이다. 혈액 속에 있는 초음파 조영제(마이크로버블)를 따라가며, 그 움직임을 일일이 추적해 미세혈관의 구조를 초고해상도로 재구성하는 기술이다. ▲(왼쪽부터) 유재석 교수, 성효진 · 정진환 박사과정생, 현정호 교수 그 점들이 모여 만들어내는 궤적을 분석하면, 기존 초음파로는 전혀 보이지 않던 머리카락 굵기의 수십 분의 1 수준의 혈관 지도를 그릴 수 있다. 문제는 이 기술이 너무 무겁다는 것이다. ULM은 매우 빠른
피부는 외부 환경으로부터 우리를 지켜주는 첫 번째 방패다. 그동안 미세먼지, 온도 변화, 습도 등 요인이 피부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장기간 정밀하게 측정하기 어려웠는데, 최근 국내 연구팀이 이를 해결할 방법을 제시했다. POSTECH 기계공학과 강대식 교수 연구팀이 아주대 기계공학과 한승용, 고제성 교수 연구팀, 연세대 홍인식 박사와 함께 피부 건강을 오랫동안 정확하게 측정할 ‘숨 쉬는 피부 분석기(Breathable Skin Analyzer, BSA)’를 개발했다. 이 연구는 피부 건강과 환경 요인의 상관관계를 밝혀낼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으며,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온라인판에 최근 게재됐다. ▲POSTECH 기계공학과 강대식 교수 피부의 건강을 판단하는 주요 지표는 ‘피부 수분 함량(SH, Skin Hydration)’과 ‘경피 수분 손실(TEWL, Transepidermal Water Loss)’이다. 수분이 충분하고 수분 손실이 적을수록 피부 장벽이 건강하다는 뜻이다. 그러나 기존의 측정 장비들은 단기간 측정에 그쳐 하루 주기나 생활 습관에 따른 변화를 포착하기 어려웠고, 장시간 착용 시 땀
서울대병원(병원장 김영태)은 최중증 및 고위험 산모와 신생아가 보다 안전하게 치료받을 수 있도록 최고 수준의 모자 통합치료체계를 갖춘 ‘중증 모자의료센터’를 개소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개소로 서울대병원은 산과와 소아 진료 전 과정을 아우르는 진료 역량과 시설을 통합한 치료체계를 완비하며, 고위험 산모와 신생아가 안심하고 치료받을 수 있는 국가중앙병원으로서의 역할을 한층 강화하게 됐다. 서울대병원은 지난 5월 중증 모자의료센터 사업에 선정된 이후 시설과 인력을 확충하며 준비를 거쳐 7월부터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했다. 이후 안정적인 진료체계를 구축한 뒤 지난 11월 13일 개소식을 열고 공식 출범을 알렸다. 이날 행사에는 김영태 병원장과 박중신 중증 모자의료센터장 등이 참석했다. 서울대병원 중증 모자의료센터는 전국 권역별 센터 간 협력을 주도하며, 타 병원에서 응급 치료가 어려운 고위험 산모와 신생아를 수용해 치료하는 최종 전원기관으로서 모자보건 안전망 강화를 이끄는 중추적 역할을 맡는다. 이를 위해 산과와 소아청소년과 세부분과, 소아 협진과가 참여하는 다학제 진료체계를 구축해 환자 상태에 따라 신속하고 체계적인 진료가 가능하게 했다. 센터에는 산모·태아집
고려대학교의료원(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윤을식)이 국내 암 치료의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할 ‘입자치료 거점 구축’ 사업을 본격화한다. 이번 사업을 통해 고려대의료원은 현존 최고 사양의 양성자치료기를 도입, 난치암 정복을 목표로 환자 맞춤형 정밀도를 극대화한 첨단 입자치료 시대를 열어갈 계획이다. ▲차세대 양성자 가속기 도입을 통한 지속 성장형 입자 치료시스템 구축 관련 회의를 진행하고 있는 고대의료원 의료진 입자치료는 ‘브래그 피크(Bragg Peak)’라는 고유의 선량 분포 특성을 이용해 고에너지를 종양 조직에 선택적으로 집중하여 암세포를 파괴하는 방식이다. 치료에 사용된 에너지는 발산 후 소실되어 주변 정상조직 손상을 최소화해 두경부암, 폐암, 간암, 소아암 등 민감 부위 암 치료에 탁월한 효과를 보이고 있어 차세대 정밀의료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또한, 최근의 양성자치료기술은 고출력 사양의 경량가속기 발전으로 원활한 선량 전달은 물론, 입자 빔의 세기를 미세하게 조절해 종양의 깊이와 형태에 초정밀 조준 치료까지 가능해졌다. 고려대의료원은 수년간의 내부 검토와 외부 전문가 자문, 해외 협력기관과의 논의를 거쳐 최신 사양의 차세대 양성자 가속기를 중증 암 치료
심장과 폐를 보호하는 가슴뼈(흉골)에는 나비 모양으로 생긴 ‘흉선’이라 불리는 기관이 있다. 사춘기 무렵까지 면역기관으로 역할을 하다 성인이 되면서 지방조직으로 바뀐다. 이곳도 인체의 일부다 보니 암이 생긴다. 흉선상피종양이다. 연간 기준 10만 명당 1명 이내로 발생해 매우 드물지만 최근에는 증가 추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서울병원이 국립암센터와 함께 2022년 세계폐암학회에 발표한 바에 따르면 연평균 6.1%씩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흉선상피종양은 증상이 없어 건강검진에서 엑스레이나 CT를 촬영하고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조기에 발견하면 수술로 완치도 기대할 수 있다. 수술이 어려울 경우 선행항암을 통해 종양 크기를 줄이고, 수술 가능성을 높여야 하는데 기존 항암화학요법의 경우 치료 반응율이 20~30% 정도로 낮은 게 문제였다.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박세훈 교수, 폐식도외과 박성용 교수, 방사선종양학과 노재명 교수 연구팀은 최근 세계폐암학회 공식 학술지 ‘흉부종양학회지(Journal of Thoracic Oncology, IF=20.8)’에 국소 진행성 흉선상피종양 환자를 대상으로 면역항암제인 펨브롤리주맙(Pe
면역 기능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진 p300 단백질이 알레르기 천식 치료에서 중요한 요소인 것으로 확인됐다. 세브란스병원 알레르기·천식센터 손명현 교수,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생화학 분자생물학교실 윤호근 교수 공동 연구팀은 p300 단백질이 조절 T세포의 적절한 반응을 유도해 알레르기 천식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호흡기중환자의학저널(American Journal of Respiratory and Critical Care Medicine, IF 19.4)’ 최신호에 실렸다. 알레르기 천식은 우리 몸이 외부 물질에 과도하게 면역반응을 일으킬 때 발생한다. 연구팀 설명에 따르면 p300 단백질이 GBP5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면서, 우리 몸에 있는 백혈구의 한 종류로 면역 시스템을 담당하는 T세포 중 과잉 면역반응을 않게 하는 ‘조절’ T세포의 기능을 강화해 그 균형을 유지한다고 한다. 연구팀은 알레르기 천식을 앓으면서 p300 단백질이 결여된 마우스 모델을 통해 위와 같은 결론을 도출했다. 해당 마우스 모델에서는 조절 T세포의 수뿐만 아니라 면역반응 억제기능도 낮았고, 다른 세포의 면역 기능을 돕는 ‘도움 T세포’의 활동
11월 17일은 이른둥이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인식 제고를 위해 제정한 ‘세계 이른둥이의 날’입니다. 오늘은 주로 이른둥이에게 발생하는 ‘신생아 호흡곤란증후군’에 대해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소아청소년과 박가영 교수와 일문일답으로 알아봅니다. Q. ‘신생아 호흡곤란증후군’이란 어떤 질환인가요? A.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아기가 숨을 잘 쉬지 못하는 병입니다. 주로 폐가 완전히 자라지 않은 이른둥이에게 생기는데, 폐를 부풀려 주는 ‘폐표면활성제’라는 물질이 부족해서입니다. 이 물질이 부족하면 마치 질긴 풍선을 불 때 잘 안 부풀어 오르듯, 아기의 폐가 잘 펴지지 않아 숨쉬기가 힘들어집니다. ▲ 박 가영 교수 Q. 이 질환은 이른둥이에게 많이 생긴다고 들었습니다. 얼마나 발병 위험이 크나요? A. 발병률은 임신 28주 미만의 아주 이른둥이는 60~80%, 32~36주 사이의 아기는 15~30% 정도로 위험이 큽니다. 조산아에게 흔하지만, 만삭아에게도 드물게(약 1%) 생길 수 있습니다. 또 산모가 당뇨병이 있거나, 아기에게 흉부 기형이나 유전자 이상이 있으면 만삭아라도 생길 수 있습니다. Q. 어떤 증상이 나타나고, 진단은 어떻게 하나요? A. 출생 직후부터 숨
구리가 체내에 과도하게 축적되어 간 기능 · 신경 · 정신에 이르기까지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희귀 유전질환인 윌슨병(Wilson's disease)에서 혈장교환술(plasmapheresis)이 간 기능 호전에 기여하는 면역학적 기전이 처음으로 규명됐다. 혈장교환술의 면역학적 작용 기전을 규명한 최초의 단일세포 기반 분석 연구로, 향후 급성 간부전 치료에서 면역조절 기반 치료 전략 개발의 기틀을 마련한 성과로 평가된다. ▲소화기내과 성필수 교수(왼쪽), 탁권용 임상강사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성필수 교수팀 (제1저자 소화기내과 탁권용 임상강사)은 윌슨병으로 인한 급성 간부전(acute liver failure, ALF) 환자를 대상으로 혈장 교환 전후의 면역 반응을 정밀 분석했다. 연구 결과 이들은 적절한 시점에 시행된 혈장교환술이 구리의 체외 배출과 면역을 담당하는 단핵세포(monocyte)의 과도한 활성화를 동시에 정상화시켜 간 기능 회복을 유도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혀냈다. 이는 향후 향후 새로운 치료 대안 마련의 가능성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혈장교환술은 혈액에서 병적인 성분을 제거하고, 보충액을 주입하는 치료법으로, 주로 자
가천대 길병원(병원장 김우경) 병리과 하승연 교수가 대한병리학회 주최로 지난 달 30~31일 롯데호텔에서 개최된 ‘대한병리학회 77th Annudal Fall Meeting of KSP, 2nd International Congress of KSP’에서 차기 학회장에 선출됐다. 하승연 교수의 임기는 2026년 1월부터 12월까지 1년 동안이다. 대한병리학회는 올해 창립 79주년을 맞은 국내 최대 병리 관련 학술 단체이다. 이번 학술대회에는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국제학술대회로 개최됐다. 작년과 같이 대부분의 세션이 영어로 진행됐으며 국내외 약 800명이 넘는 병리의사가 참여했다. 하 교수는 지난 1994년 가천대 길병원 병리진료과장을 역임했고, 1997년 미국 스탠퍼드 대학병원, 2003~2004년 미국 샌디에고 대학병원 연수를 마쳤다. 또 2011년부터 현재까지 대한병리학회와 대한세포병리학회 재무, 대외협력이사, 국제위원장, 지도의회 의장 등을 맡았고, 2023년에는대한병리학회 부회장을 역임하였다, 또 몽골, 아프리카, 남미 등 해외 대학병원 병리 의료진에게 강연 등을 통해 선진 의료기술 전수에도 앞장서고 있다. 하 교수는 “세계적 학술단체로 거듭나고 있는